에르뎀 모랄리오글루는 매 시즌 한 인물의 삶을 옷으로 형상화한다. 그가 이번 시즌 페르소나로 택한 인물은 사진가이자 사회주의 혁명가였고, 모델이자 배우였던 티나 모도티 (Tina Modotti)다. 그는 낭만적이고 혁명적이며 원칙적이었던 티나 모도티의 인생에서 영감을 받았고, 그녀가 활동했던 멕시코시티의 한 지역에서 시간을 보내며 컬렉션을 구상했다. 그리고 모도티가 즐겨 입던 단정한 스커트 수트와 챙 넓은 모자, 그녀가 남긴 사진 속 평범한 멕시코 여성들이 입고 있는 사랑스러운 드레스에 지극히 에르뎀다운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는 소박한 분위기의 사진들과 사뭇 다르게 화려한 모습이지만, 모도티의 삶을 재조명하고자 한 에르뎀의 의도만큼은 확연하게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