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 벤투리니 펜디는 이탈리아의 작은 섬, 폰차의 별장을 생각했다고 한다. 푹 눌러쓴 모자, 플랫폼 슬리퍼, 느슨한 실루엣의 드레스와 몸을 포근하게 감싸는 가운, 그래픽적인 플라워 프린트와 테리 소재 가방 등. 뜨거운 이탈리아의 여름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룩이 쏟아져 나왔다. 밍크 반소매 재킷과 보태니컬 프린트를 가미한 바게트 백도 물론 인상적이었지만 이제까지 펜디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테리, 퀼팅 소재가 유독 눈에 띄었다. 특히 쇼 오프닝과 피날레 룩. 퀼팅 재킷과 스커트 투피스 그리고 과장된 실루엣의 맥시 드레스는 과연 여름에 입을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지만 당장 갖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목걸이처럼 연출한 마이크로 미니 백과 탄탄한 니트 소재의 오버사이즈 피카부 백, 테리 소재의 커다란 파우치도 위시리스트에 넣고 싶은 액세서리였다. 일출을 보는 듯한 조명을 배경으로 피날레 인사를 하던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 펜디의 새로운 시작을 보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