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컴에서 쏟아지는 우울한 뉴스와 가십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멀어지는 제레미 스캇만의 방법은? 바로 현실을 도피하는 즐거운 컬렉션을 만드는 것! 음악을 사랑하는 디자이너는 사이키델릭 록과 헤비메탈을 맥시멀리즘을 통해 표현했다. 형광 멀티컬러의 올록볼록한 재킷과 컬러풀한 부츠를 매치하고 오버사이즈 액세서리를 더해 눈이 시릴 정도로 화려한 룩을 완성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포일처럼 보이는 번쩍이는 블레이저, 메탈릭 레더 등 극도로 화려하고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룩으로 관객을 놀라게 했다. 화려한 무대의상 같은 첫인상에 압도되어 미처 몰랐을 테지만 디테일에도 제법 신경 쓴 것이 느껴졌다. 헴라인이 곡선을 이루는 드레스나 속옷을 조각조각 잘라 붙인 드레스, 비즈와 패브릭 조각을 하나하나 붙여 장식한 톱 등은 견고함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매 시즌 비슷한 레퍼토리를 반복하며 어느새 이 화려한 옷들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의 말처럼 ‘재미’를 위한 컬렉션일 뿐 일상에서 입을 순 없을 것 같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