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회화의 보고로 알려진 브레라 미술관 마당에 자갈 더미가 만들어졌다. 10여 톤의 자갈과 바로크 시대 건축물의 조화는 이질적이면서 매력적이었다. ‘상반된 것들의 조화’. 이번 시즌 질샌더의 키워드다. 부드러운 소재로 완성한 날카로운 재단, 질샌더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강렬한 프린트와 시그니처 재킷, 포플린 소재의 블라우스에 더해진 라피아 엠브로이더리. 질샌더 특유의 미니멀한 실루엣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예술적인 감각이 남다른 디자이너 부부의 취향이 적절히 더해진 컬렉션이었다. 특히 눈에 띈 건 마블 프린트. 이는 1900년대 빈 분리파 그리고 1960년대 사이키델릭 아트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실크 드레스, 블라우스 등에 적용됐다. 이 외에도 드라마틱한 라피아 엠브로이더리, 태슬 장식 스카프, 구조적인 디자인의 귀고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슈프림에서 디자인 디렉팅을 했던 루크와 발렌시아가, 루이 비통을 거쳐 디올에서 잠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던 루시. 둘의 서‘ 로 다른’ 경험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컬렉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