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쓰레기를 투명한 상자에 넣어 만든 리즈 마고르(Liz Magor)의 작품이 쇼장 곳곳에 놓여 있었다. 이전부터 예술에 깊은 애정을 기울여온 조나단 앤더슨은 이러한 설치물을 통해 “필요 없어진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을 오래도록 지속시키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늘 그렇듯 다소 난해한 그의 말이 환경보호에 관한 것인지, 자신의 옷이 오래도록 간직할 만큼 아름답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후자라면 크리스털 밧줄을 꼬아 만든 가슴 장식과 구조적인 형태의 수트, 독특한 실루엣의 팬츠와 컷아웃 디테일의 드레스 등으로 구성한 새 컬렉션이 그의 우려를 기우로 만들 만큼 아름다웠다는 점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