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사람들에게 9월 11일이 상징하는 의미는 남다르다. 감히 가늠할 수도 없는 아픔을 이곳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애도하며 기억하고 있다. 마크 제이콥스 역시 그랬다. 9월 11일, 마크 제이콥스의 쇼는 18년 전 9·11 테러가 일어나기 전날 열렸던 2002 S/S 컬렉션 쇼를 회상했다. 좌석마다 추도문을 두어 18년 전에 일어난 일을 상기시켰고, 그때와 동일한 생‘ 의 기쁨’을 컬렉션의 주제로 삼았다. 삶‘ , 기쁨, 평등, 개성, 꿈, 행복’ 등의 키워드는 플라워 패턴 드레스, 컬러풀한 수트, 거대한 선글라스 등 화려한 룩으로 표현되었다. 선명하고 화려한 룩 자체도 인상 깊었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쇼의 시작과 동시에 재즈 곡 ‘Dream A Little Dream of Me’에 맞춰 산발적으로 객석을 향해 걸어오던 모델들, 무대를 뛰어다니며 춤추는 디자이너의 모습은 뉴욕 패션위크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인상적이었다. 9·11 테러 18주기를 맞아 마크 제이콥스가 준비한 추모의 뜻이 전해진 것일까. 쇼가 끝난 후에도 그 여운이 오래도록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