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위크가 한창이던 9월은 세계 기후 위기 비상 행동 기간이었다. 9월 20일부터 27일까지 무려 7백60만 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기후 운동이었다. 밀라노의 작은 쇼장에선 마르니의 ‘경쾌한 시위’가 한창이었다. 지난 6월 남성 컬렉션에서 사용한 업사이클링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꾸민 정글은 어린아이가 만든 듯 직설적이고 강렬했다. 게스트가 앉은 의자, 쇼 노트 역시 재활용지를 사용했다. 쿠튀르 드레스처럼 드라마틱한 실루엣의 의상 역시 업사이클링 소재, 오가닉 코튼 또는 아카이브 원단으로 완성됐다. 긴 H라인을 그리는 실루엣은 쏟아져 나오는 것 같은 태피터 스커트 덕에 드라마틱해졌고, 프란체스코 리소와 그의 팀이 친환경 페인트를 사용해 직접 그린 프린트는 정글 세트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패션은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큰 공해 산업이다(1위 석유 산업). 다행히 이를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브랜드가 많아지고 있다. 분명 긍정적인 움직임이다. 그런 의미에서 프란체스코 리소의 시‘ 위’는 큰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