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보다는 여성의 힘에, 패션보다는 스타일에 더 집중했다.” 프라다의 2020 S/S 컬렉션 쇼 노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이다. 그리고 1970 년대 수영장을 닮은 화려한 무대와 완벽하게 상반되던 클래식한 룩이 이를 대변했다. 잘 재단한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 1990년대의 프라다를 떠올리게 하는 투피스, 속살이 살짝 비치는 서머 드레스와 수건을 대충 둘러 스커트 삼은 룩까지 지극히 ‘프라다스럽다’ 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다. 지지와 벨라 하디드 자매의 평상시 옷차림에서 자주 눈에 띄던 빈티지 프라다 나일론 백이 업그레이드되어 등장했고 커다란 소라 껍데기 목걸이와 귀고리가 여기저기 매치됐다. 항상 트렌드를 앞서가는 미우치아 프라다는 이번 시즌 프라다가 가장 잘하는 걸 해냈다. 우리가 평소 가장 필요로 하는 옷, 모두가 하나쯤 갖고 싶어 하는 가방과 슈즈 그리고 도전해보고 싶은 새로운 형태의 액세서리를 화려한 포장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준 것. 그리고 이 옷을 입은 프라다의 여성들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