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코드가 블랙 앤 화이트인 이유를 쇼장에 들어서는 순간 알 수 있었다. 단 하룻밤만 운영하는 재즈 클럽으로 변신한 장소에 들어서자 턱시도와 칵테일 가운으로 드레스업 한 관객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아르데코풍 샹들리에와 재즈 밴드의 음악을 배경으로 객석의 테이블 사이를 워킹하는 모델들의 모습은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고전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할 만큼 황홀했다. 마치 스트리트 룩을 비롯한 상업적인 트렌드가 지겹다는 듯 랄프 로렌 컬렉션은 클래식에 집중했다. 벨벳 원단과 보타이, 오버사이즈 코트를 어깨에 걸친 스타일링까지 고전적인 르 스모킹 실루엣의 턱시도 차림을 한 모델들은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특히 보디라인을 따라 유려하게 흐르는 벨라 하디드의 롱 드레스는 할리우드 스타가 레드 카펫에 오를 때 입을 법한 디자인이었다. 모델들의 워킹이 끝난 후 턱시도를 변형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자넬 모네의 공연으로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모두가 밤늦도록 자리에 남아 파티를 즐겼고,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초대한 1920년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에 기꺼이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