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 표는 미술가이자 철학자인 에텔 아드난(Etel Adnan)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옐로와 세이지 그린을 주조로 하는 아드난 특유의 희망적인 색감과 베이지, 브라운 등 레지나 표를 대표하는 색이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며 런웨이를 메웠다. 레지나 표는 새 시즌 컬렉션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스타일을 완벽하게 정의한 것 같다.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한 단추와 과하지 않은 볼륨 숄더, 고전적인 스쿠프 네크라인이 훌륭하게 그녀를 상징했고, 더없이 실용적인 디자인은 사람들의 삶에 밀착한 옷을 추구하는 그녀의 디자인 철학을 멋지게 지켜냈으니 말이다. “저는 패션을 통해 환상을 보여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사람들의 삶에 매료되었고, 제 옷이 그들의 생활과 옷장 안에 살길 바라거든요.” 한국 여성 디자이너가 런던 패션계에서 인정받고, 런던 패션위크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완벽하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를 체감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