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하자면 이렇다. 최상급 소재와 날렵한 재단을 기반으로 한 뉴 미니멀리즘. 즉, 상류층을 위한 편안하고 아름다운 옷이었다. 카메라로는 절대 담을 수 없는 고급스러움을 겸비한 건 물론이다. 캐럴린 베셋 케네디, 조지아 오키프 등 미니멀리즘을 사랑한 여성들이 떠오르는 모습의 모델들이 걸어 나올 때마다 감탄이 터져 나왔다. 몸에 편안하게 감기는 블랙 셔츠, 고급스러운 직물의 감촉이 그대로 느껴지는 시가렛 팬츠와 롱스커트 등 미니멀한 룩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단번에 사랑에 빠질 만한 컬렉션이었다. 쇼 중간중간에 보이던 꽃잎 모양 디테일, 커다란 포켓, 맑은 뉴욕 하늘을 닮은 푸른빛을 띠는 룩은 컬렉션의 감초 역할을 했다. 특히 화려한 이벤트로 가득한 뉴욕 패션위크에서 아무런 무대장치 없이 옷만으로 승부하려는 두 디자이너의 모습은 진중하고 담담하게 소신을 지키는 느낌이 들어 더 마음에 들었다. 절제 속에서 우아함을 추구하는 두 자매의 신념이 오롯이 표현된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