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지만 티비 컬렉션을 보고 있으면 전체적인 트렌드를 탐구하기보다 각각의 제품과 스타일링을 더 꼼꼼히 살펴보게 된다. 티비의 디자이너 에이미 스밀로빅의 손길이 닿기만 하면 특유의 쿨한 뉴요커 룩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에도 티비 쇼의 관전 포인트는 무대 연출도, 스타 모델도 아닌 스타일링과 실루엣이었다. 언제나처럼 여성적인 디테일과 남성적인 디테일을 섞고 파스텔컬러를 더해 도시적인 룩을 완성했는데, 각각의 아이템을 떼어놓고 봐도 훌륭했지만 런웨이의 모델이 입은 그대로 통째로 사고 싶을 정도로 스타일링이 멋졌다. 특히 나일론 카고 팬츠와 어깨선이 둥글게 솟은 블레이저, 새틴 트렌치코트와 사파리 쇼츠의 조합은 패션을 잘 아는 사람만이 생각할 수 있는 스타일이었다. 기본적인 아이템을 런웨이에 오를 만큼 특별한 30가지 룩으로 변주하는 디자이너의 탁월한 스타일링 감각이 돋보인 쇼였다. 어떻게 입어야 할지 고민될 땐 티비 컬렉션을 참고하길. 단언컨대 100% 만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