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것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패션은 필수적이지 않은 것이고, 그런 패션을 생산해낸다는 것은 어쨌거나 즐거움을 위한 사치니까요.” 쇼 노트에 밝힌 심오한 설명을 읽고 나니 바다 한가운데 버려진 나일론 그물과 해양식물을 연상시키는 여러 액세서리가 눈길을 끌었다. 해석해보자면, 패션이라는 사치를 위해 환경이 희생당하고 있으니 경각심을 가지자는 이야기일까? 아니면 어차피 패션의 탄생 목적은 눈‘ 요기’에 있고, 그러한 희생은 어쩔 수 없다는 반항적 메시지일까? 그동안 토가가 이렇다 할 친환경 행보를 보이지 않았기에 그 뜻을 쉽게 짐작하지 못한 채 쇼는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