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패션위크를 휩쓴 거대한 물결은 바로 ‘미국다움’이다. 올해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의 수장이 된 톰 포드 역시 미국을 컬렉션의 주제로 삼았다. 앤디 워홀과 에디 세즈윅이 뉴욕의 맨홀 뚜껑에서 나오는 모습을 담은 1965년 사진을 보고 지하철을 떠올렸다는 그는 뉴욕의 상징인 지하철 역사를 런웨이 장소로 선택했다. 그리고 컬렉션 디자인에는 미국 패션을 알리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 럭셔리 스포츠웨어를 활용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톰 포드의 관능적인 룩과 스포츠웨어의 만남.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이 둘의 만남이 탄생시킨 의외의 조합은? 저지 티셔츠와 광택이 도는 스커트, 새틴 블레이저와 나일론 농구 쇼츠를 매치한 룩 등 톰 포드 고유의 방식으로 선보인 아메리칸 스포츠웨어는 매혹적인 동시에 놀랍도록 편해 보였다. 그리고 피날레로 접어들면서 관중이 원하던 관능적인 수영복, 브라톱 등 섹시한 룩이 연이어 등장하며 쇼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어떤 형태의 옷이든 톰 포드의 손을 거치면 고혹적으로 변하는 마법 같은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