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산불, 불안한 정치·경제 상황 등
우울한 현실에서 도피하는 방법으로
아쉬시 굽타는 컬러풀한 색채와 경쾌한
프린트를 선택한 듯하다. 폴카 도트
드레스로 문을 연 아쉬시 컬렉션은
처음부터 끝까지 싱그러운 컬러와
뚜렷한 도트, 지브라, 아르데코 패턴
등으로 이어지며 시각적 리듬감을
꾀했다. 디자이너가 사랑해 마지않는
반짝이는 스팽글도 1960년대와 1970
년대 레트로 무드와 만나 멋진 이브닝
웨어로 탈바꿈했다. 모든 소재를
침범하는 시퀸과 메탈릭 소재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이전에 비해 훨씬 차분한
실루엣으로 선보여 실용적인 면이
돋보였다는 것이 관전평. 하지만 그의
쇼는 여전히 패션 판타지를 꿈꾸는
아쉬시 식 위트가 살아 있었다.
10분간 디자이너가 선사한 즐거운 패션
판타지는 보는 사람들에게 잠시 환각에
빠진 느낌이 들게 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