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르도 티시에게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던 것일까. 그는 클래식과 펑키.
이 두 가지 상반되는 무드를 동시에
선보인 지난 시즌과 달리 버버리
하우스의 헤리티지에 더욱 집중했다.
‘메모리’라는 큰 주제 안에서 펼쳐진
쇼에 등장한 컬렉션은 브랜드 유산인
클래식 체크를 선보이되, 2000년대
초반을 떠올리게끔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변형됐다. 특히,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트렌치코트와 아우터를 간결한
실루엣으로 선보였는데, 단조로운
룩이 이어지며 쇼가 지루하게 흐를까
걱정했다면 오산. 구조적인 디자인으로
변형한 트렌치코트와 다채로운 체크
패턴 룩이 쏟아져 지루할 틈이 없었다.
관객 앞에 우뚝 솟은 거울 장식 런웨이
무대 역시 버버리 쇼의 관전 포인트. 유명
피아니스트 카티아와 마리엘 라베크
(Katia & Marielle Labèque) 자매가
연주하는 아름답고 웅장한 선율 역시
버버리가 세계적인 빅 브랜드임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또한 이번 컬렉션과 관련한
모든 활동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히며 지속
가능한 패션을 실천하는 브랜드 대열에
합류한 점도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