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마이클 할펀이 데뷔한 지
만 4년밖에 되지 않은 신인임을
감안하면 지금의 인지도와 컬렉션의
완성도는 놀라울 정도다. 베르사체에서
쌓은 경력을 발판 삼아 매 시즌 반짝이는
컬렉션을 선보이는 그는 이번에도
관능적이고 과감하며 화려한 쇼를
선사했다. 전체적으로 광택 있는 소재,
애니멀 프린트,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한
색채를 사용한 컬렉션은 그야말로
할펀다웠다. 데이웨어로 입을 수 있는
새틴 셔츠 드레스나 데님 룩부터 팝
가수들의 무대의상으로 제격일 화려한
드레스까지 다양하게 선보인 쇼의
구성 역시 훌륭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그저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팽글로
뒤덮은 단순한 화려함이 아니라는
점. 각각 다른 컬러로 매치한 부츠나
팬츠 위에 드레스를 덧입은 비대칭
룩 등 참신하고 위트 있는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이제 그에게 신인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자신이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 알고, 매 시즌 새롭게 해석하는
능력을 가진 디자이너의 여유가
느껴지는 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