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이 정적이고 담백한 마가렛
호웰의 컬렉션을 보고 있으면 실험적이고
펑키한 분위기와 또 다른 런던을 보는
듯 감회가 새롭다. 게다가 환경보호를
위해 적게 사고, 잘 골라서 오래 입자는
주장이 거세지는 업계 상황을 고려할
때, 마가렛 호웰의 가치는 더욱 높이
평가된다. 심플한 스타일을 강조하듯
쇼의 시작을 알린 오프닝 룩은
바스락거리는 코튼 소재의 깨끗한 흰색
셔츠 드레스였고, 이어 베이식한 검정
오버사이즈 블레이저가 등장했다. 그
뒤를 이은 중성적인 코트와 군더더기
없는 셔츠, 바지 밑단을 투박하게 접어
올린 스타일링까지 마가렛 호웰의 옷은
어떤 화려한 기교도 필요 없다고 외치는
것처럼 그 자체로 강렬했다. 여기에
변덕스러운 날씨를 고려한 듯 모든 룩에
닥터마틴 스타일의 워커를 매치한 것은
컬렉션을 더욱 런던스러워 보이도록
하는 간단하고도 확실한 방법이었다.
혹자는 매 시즌 똑같고 특징 없는
옷이라 말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가렛 호웰은 간결한 아이템만으로도
우리를 설레게 한다. 꾸미지 않은 듯
스타일리시한 마가렛 호웰의 옷이 잘
어울린다면 그만한 축복이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