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테이지에서 나오자마자 생경한 풍경과 마주했다. 쇼장 입구 한참 앞에 세워진 바리케이드엔 PRADA♡LISA 플래카드를 든 소녀들이 가득했다. 때때로 그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성을 지르던 소녀들은 리사가 등장한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는 단결력을 보여줬다. 미우치아 프라다 역시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쇼를 준비했다. “프라다는 늘 프라다에서 영감을 받아요.” 홍보 담당자의 말이다. 이번 시즌에도 프라다는 프라다가 가장 잘하는 것을 자랑하듯 보여줬다. 무게가 느껴지는 실크 태슬, 얇고 하늘하늘한 오간자 드레스와 어깨가 넓은 재킷, 허리를 잘록하게 강조한 패딩 베스트와 날렵한 펜슬 스커트, 파이핑으로 마무리한 실크 파자마 수트와 기하학적인 프린트를 가미한 슈즈. 미우치아 프라다는 여성스러움이 곧 힘이라는 말을 수없이 했다. 그리고 또 한 번 그 말을 입증해 보였다. 그 어느 때보다 여성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는 시대. 그 어느 때보다 여성의 힘이 존중받는(받고 있다고 믿고 싶다) 지금. 미우치아 프라다는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여성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