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세이브 더 퀸(God Save the
Quinn)’. 영국의 패션 저널리스트 사라
무어가 쓴 쇼 노트의 마지막 문장이다.
더 이상 어떤 설명이 필요할까. 영국의
총애를 받는 디자이너 리처드 퀸
쇼는 이제 런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쇼로 자리매김한 듯하다. 거대
하우스 브랜드의 컬렉션과 견줄 만한
압도적 규모의 쇼장은 이 브랜드가
얼마나 급속도로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였고, 생화로 뒤덮은 무대는
보는 사람들을 황홀하게 했다. 그의
시그니처인 화려한 드레스는 이번 시즌
한층 더 과감해졌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반짝이는 룩과 다채로운 패턴은 역시
‘런던 쿠튀르’로 평가받는 리처드 퀸의
작품다웠다. 라텍스나 깃털 장식도
컬렉션에 생기를 불어넣은 화룡점정
요소. 매 시즌 비슷비슷한 주제로
평이하게 흘러가는 쇼에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무렴 어떤가. 볼
때마다 이토록 놀라운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것을! 떠오르는 신예
디자이너에서 맥시멀리즘의 대가가 된
그에게 이번에도 박수갈채가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