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에서 릭 오웬스는 괴짜로
통한다. 그의 쇼는 상업성을 철저하게
배제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전적인
쿠튀르 정신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그는 건축적인 조형미에
치중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탐미주의자인
동시에 정치적 의견을 쇼의 중요한
테마로 내세우는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종잡을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그가 새 시즌 쇼를 통해 선보인
옷들-무릎 위로 길게 올라오는
가죽 부츠나 그래픽적인 패턴이 그려진
오버사이즈 코트, 독창적인 형태로
솟아오른 어깨 장식과 미래적인
선글라스는 모델들을 게임 속에서
걸어 나온 전사 캐릭터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지난 시즌 쇼에서
그가 보여준 정치적 테마 때문인지
현장에 모인 프레스들은 이번 쇼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그의 의견을 궁금해
하는 듯했지만 끝내 원하는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