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는 미니멀리즘의 대표 주자다. 늘
짙은 네이비, 블랙, 화이트를 중심으로
컬렉션을 완성하고 디테일보다는
실루엣, 절제된 동시에 정확한 재단에
힘을 싣는 브랜드다. 라일락색 카펫이
깔린 쇼장이 생경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남성복, 더군다나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브랜드에서 라일락색 수트를
선보이는 것(의외로 아름다웠다), 지브라
프린트를 가미하는 것, 프린지 장식을
본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일이다. 글로만
보면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보스 식
지브라 프린트는 꽤 그럴 듯했다. 특히
아이보리 컬러 수트 위에 걸친 지브라
프린트 코트는 오피스에서도, 이브닝
웨어로도 제 몫을 할 룩이다. 그렇다고
브랜드의 정수를 잊은 건 아니다. 담백한
네이비 컬러 트렌치코트, 부드러운
커피색 스커트 수트는 보스 그 자체였다.
정작 본인은 늘 그렇듯 올 블랙 차림으로
등장했지만 잉고 윌츠는 이번 시즌
보스 컬렉션에 사상 가장 많은 컬러를
사용했다. 어쩜 그는 변화를 꾀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