휑하게 비어 있는 볼링장 한가운데 덩그러니 서 있는 모델의 뒷모습으로
시작하는 미쏘니의 컬렉션 영상.
'이번시즌’이라는 단어를 굳이 쓰지 않은 이유는
미쏘니가 '시즌’ 개념을 버리고 쇼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시즌을 반영하는 게 무의미해진 지 오래다,
특히 지금은 더.
그래서 컬렉션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봄부터 가을 사이 옷을 마구 섞어 입고 있다.
마치 우리가 반소매 티셔츠에 두꺼운 외투를 걸치고,
얇은 팬츠에 롱부츠를 신는 것처럼.
평소 보여주던 것보다 훨씬 일상적인 옷차림을
미쏘니 식으로 재해석한 것.
여러 모델이 들고 나는 영상이 절정을 향해갈 즈음,
한 명의 다소 쓸쓸해 보이던 모델로 시작한 영상은
어느새 밝은 얼굴을 한 소녀들로 채워져 있었다.
안젤라 미쏘니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내일을 준비하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생이 나에게 쥐여주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금을 이겨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