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한 분위기, 맨살을 한껏 드러낸 모델들,
얇디얇은 오간자 혹은 레이스 소재의 란제리.
알레산드로 델라쿠아의
2021 F/W 컬렉션은 처음부터 끝까지 ‘SEX’를 외치고 있었다.
반전이 있다면 여기에 시어링한 양보를 더한 플란넬 재킷,
각 잡힌 피코트, 앙고라 스웨터가 무심하게 더해졌다는 것 정도.
그는 1960~1970년대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
그리고 사후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관능미 넘치는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었던
카를로 몰리노(Carlo Mollino)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카를로 몰리노는 한 치의 오차 없는 완벽한 배경 앞에
도발적인 의상을 입은 신원 미상의 여성을 세워두고 즉석 사진을 찍곤 했다.
사후에 발견된 2천여 장의 폴라로이드 사진은 후에 책으로 발간되었다.
사진 속 여성들은 하나같이 다소 성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눈살이 찌푸려지진 않는다.
알레산드로 델라쿠아의 컬렉션이 지나치게 섹시하지만 저속해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적당한 선을 지켰고,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들어맞기 때문에 아름다움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언더웨어는 오는 7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