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보던 필로소피 디 로렌조 세라피니의 컬렉션과 사뭇 달라 낯설었다.
고등학교 밴드 단체복, 사립학교 교복을 연상시키는 '유니폼’
을 닮은 룩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
그는 한 학생의 일대기를 종이가 아닌 런웨이에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입학 첫날 입는 옷, 교복을 닮은 킬트, 야구부 단체복 그리고
완벽한 무도회 드레스.
보통의 필로소피는 후자, 그러니까 로맨틱한 무도회 드레스의 강자다.
그런 그가 패치 장식 재킷을, 레깅스를, 스웨터를 만드는일은 상상해보지 못했다.
물론 세라피니 특유의 사랑스러움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졸업식 옷에서나 볼 수 있는 하이넥 러플 장식 셔츠,
스팽글을 촘촘히 장식한 미디 드레스와 어깨를 강조한 롱 블랙 드레스.
학창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세라피니는 이 컬렉션을 통해 현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이 가질 수 없는 그 추억에 경의를 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