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K-ART의 새로운 얼굴과 그 속에 깃든 역동성을 조명하는 ‘키아프 하이라이트(Kiaf HIGHLIGHTS)’. 올해는 수백 명의 작가와 수천 점의 작품 중 가장 강렬한 울림과 가능성을 지닌 10인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작가 고유의 예술적 사유와 시대성을 동시에 담아낸 그들의 작품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동시대 예술의 방향을 말해주고 있죠. 마리끌레르가 담아낸 그 영광의 주인공, 작가 박그림, 박노완, 그리고 이동훈의 작품 세계를 지금 만나보세요.

박그림

불화(佛畵)를 그리는 퀴어 작가 박그림. 수행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그는 종교화 형식을 빌려 자신의 정체성과 세계를 그려나갑니다. 단군 신화 속 호랑이는 인간이 되지 못한 미완(未完)의 존재지만, 오늘날 한국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점이 아이너리하면서도 흥미롭습니다. 이렇듯 작가는 모순된 존재인 호랑이를 페르소나로 삼아 사회 속에서 주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봅니다.


박노완

박노완 작가가 얼룩과 자국을 남기며 완성하는 그림은 피사체의 흐릿한 잔상을 닮아있습니다. 본인이 신던 신발,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조각상, 비닐봉지처럼 특별하지 않았던 일상적인 소재는 작가의 시선이 맞닿으면서 이전까지 미처 빛을 보지 못했던 존재감을 드러내죠. 어딘가에 자신을 닮아있는 듯한 소재를 골라 그리고, 닦고, 지워내며 캔버스 위에 흔적을 남깁니다. 모호한 형상을 담고 있는 작품들은 관객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만나 활기찬 생기를 얻으며 오히려 명확해지죠.


이동훈

회화에서 조각으로, 조각에서 다시 회화로. 이동훈 작가의 작업은 회화와 조각, 두 매체 사이를 오가며 끊임없이 순환합니다. 회화를 전공한 그는 조각으로 이름을 알렸고, 나무를 깎아낸 형상을 다시 캔버스로 불러들이며 매체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있죠. 특히 K-팝 아이돌의 춤 동작에서 영감을 받아, 그 순간의 에너지와 형태, 색채를 나무 조각과 회화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구현해 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