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K-ART의 새로운 얼굴과 그 속에 깃든 역동성을 조명하는 ‘키아프 하이라이트(Kiaf HIGHLIGHTS)’. 올해는 수백 명의 작가와 수천 점의 작품 중 가장 강렬한 울림과 가능성을 지닌 10인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작가 고유의 예술적 사유와 시대성을 동시에 담아낸 그들의 작품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동시대 예술의 방향을 말해주고 있죠. 마리끌레르가 담아낸 그 영광의 주인공, 작가 조은시, 홍세진, 지오프리 피통, 그리고 유 시아오의 작품 세계를 지금 만나보세요.

조은시

조은시 작가는 도표, 기호, 상징 등의 시각 언어를 통해 구조와 인식, 해석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개인과 공동체, 부분과 전체의 관계를 회화적 구성 속에서 탐색하며, 불가항력적 구조 속에서 반복되는 질서와 닮음의 원리를 조형화합니다. 최근에는 속담, 단위, 종 분류 등 인위적으로 형성된 시스템에 주목하며, 회화와 설치를 병렬적으로 구성해 그 균열과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홍세진

홍세진 작가의 부모는 어린 딸이 청력을 잃자 ‘시각’ 중심의 교육으로 세상을 가르쳤습니다. 보청기와 같은 인공물은 작가의 결핍을 채워주며 여러 소리를 들려주었지만 그 안에 ‘진짜 소리’는 없었죠. 기술 발전으로 그는 현재 48개의 세분화된 주파수를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이 층위화된 소리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평생 그림을 그려온 작가는 오늘날 우리에게 질문합니다. ‘진실된 감각이란 무엇인가?’


지오프리 피통

프랑스 낭트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지오프리 피통(Geoffroy Pithon) 작가는 종이를 매개로 회화와 설치를 넘나들며 폭넓은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캔버스 대신 종이를 지지체(支持體)로 삼아 재료가 가진 섬세한 질감과 유연함을 작품 속에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죠. 또한 과거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경험은 작가로서 강렬한 색채와 추상을 다루는 데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유 시아오

물질적으로 저항함으로써 비로소 해방되는 트라우마. 유 시아오(Xiao Yu) 작가는 캔버스를 자르고, 접고, 재구성하며 전통 회화의 뒷면을 드러냅니다. 사회적으로 외면받았던 소수자나 여성들이 가진 고통과 트라우마를 침묵으로부터 걷어내고 자유롭게 놓아주죠. 통증을 수반한 신체적 감각은 마스킹 테이프, 노출된 스트레처바, 얼룩진 가장자리처럼 기존의 회화 형식을 전복시키는 물질로 치환됩니다. 작가는 신체와 캔버스를 서로 충돌시키며 새로운 자유의 언어를 구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