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CHINO

THEME 점심 먹는 여인들 INSPIRATION 1990년대 뉴욕에서 보낸 디자이너 초창기 시절의 회상 PALETTE 옐로, 퍼플, 스카이블루, 핑크 FAVORITE LOOK 나비, 코끼리, 기린 등 다양한 동물 캐릭터 패턴의 패치워크를 덧댄 스커트 수트 룩 POINT 한가로이 점심을 먹는 중년 여성들과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어린아이들 사이의 접점을 찾아 어린 숙녀들(Baby Lady)로 묘사하려 했으나,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MOSCHINO

디지털 런웨이의 시대가 오기도 전, 이미 디지털이라는 플랫폼에 최적화되어 있던 제레미 스캇. 지금 그는 전성기를 맞은 듯하다. 마리오네트 인형극으로 컬렉션을 보여준 지난 시즌도 재기 발랄했는데 이번에는 '쇼 를 위한 쇼’ 를 영상으로 제작했다. 총 일곱 가지 극으로 나뉜 영상은 동전 지갑 포켓이 더해진 트위드 드레스를 입은 이들이 무대 앞에 앉아 차를 마시며 쇼를 기다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드디어 영상 속 쇼가 시작되고 종이로 만든 도시 사이를 헤일리 비버가 핀스트라이프 수트를 입고 시크하게 걷는다. 주말을 맞아 여행을 떠난 수주는 들판의 소를 실사 프린트한 룩을 입고 휴식을 즐긴다. 쇼핑 사파리를 떠난 여인들은 악어 꼬리 디테일이 더해진 금빛 사파리 재킷과 펜슬 스커트를 입고 있고, 미술관에서는 작품 속 여인들이 밖으로 걸어 나온다. 그리고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디타 본 티즈의 화끈한(이건 영상을 봐야 알 수 있다) 마무리로 막을 내린다. 무려 36명의 스타가 등장하는 초호화 캐스팅! 탄탄한 스토리와 구성! 보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 모스키노의 ‘영화’, ‘레드 정글(Red Jungle)’! 꼭 풀 버전을 보길 바란다.

MOSCHINO

이번 시즌 모든 컬렉션을 통틀어 가장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 쇼를 꼽으라면 단연 모스키노가 아닐까. 모스키노가 공개한 새 컬렉션 영상에는 사람 대신 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인형 마리오네트가 고풍스러운 살롱 쇼의 모델로 등장했다. 이 기발한 마리오네트 살롱 쇼의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실제 모델 사이즈로 제작한 의상을 인형에 맞게 줄인 것인데, 디자인과 소재는 물론이고 작은 액세서리까지 실물과 똑같은 과정을 거쳐 제작했다. 특히 이번 컬렉션은 모서리 마감, 솔기, 코르셋, 천 조각, 다트 등 옷 바깥 부분에 위치하는 디테일까지도 아주 작은 사이즈로 완벽하게 줄여 표현했다는 사실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모델뿐 아니라 피날레에 등장한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을 비롯해 객석의 안나 델로 루소, 안나 윈투어 같은 패션계 주요 인사까지 미니어처로 제작해 볼거리를 더했다. 실생활에서 입을 만한 옷을 보여주기보다는 패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모스키노의 이번 쇼는 어마어마한 화제를 모으며 대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오직 제레미 스캇이기에 가능한 행보일 터다.

MOSCHINO

이탈리아는 패션에 있어 장인정신, 헤리티지, 전통에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밀라노의 디자이너들은 현대적인 기술과 장인정신, 하우스의 시그니처와 자신의 취향, 오래된 것과 미래적인 것 사이에서 끝없는 줄다리기를 한다. 물론, 휘둘리지 않는 디자이너도 있다. 제레미 스캇은 항상 자신이 가장 신나는 컬렉션을 선보인다. 이번 시즌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 19 사태가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 끊이지 않는 내전, 꺼지지 않는 산불이 코앞에 닥친 문제였다. 제레미 스캇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입었을 법한 파니에 드레스, 1960년대를 상징하는 미니스커트를 가장 극단적인 방법으로 보여줬다. 특별한 의미를 담진 않았다. 하지만 환호하는 관중, 일주일 내내 본 것 중 가장 밝은 얼굴로 워킹을 하던 지지 하디드의 모습에서 제레미 스캇의 큰 그림을 읽을 수 있었다. 즐거움, 웃음, 행복. 제레미 스캇은 이래저래 골치 아픈, 상처받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었다. 쉴 틈 없는 스케줄에 지쳐 있던 에디터 역시 어린아이처럼 환호하며 쇼를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