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의 방

아이린 인터뷰 화보 - 마리끌레르
스트라이프 톱 세린느(Celine), 스트라이프 팬츠 토즈(Tod’s), 퍼 슬리퍼 구찌(Gucci), 철제 프레임 화병 무드니(Mudni).

팔로어 수 71만여 명, 올리는 사진마다 최소 1만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누르는 아이린 인스타그램은 그녀의 머리 색만큼이나 알록달록한 포스팅으로 가득하다. 그녀는 SNS로 화보 촬영 현장에서 시크하게 드레스업한 모습, 친구들과 왁자지껄 어울리는 파티 피플의 면모와 민낯에 수면바지 차림의 ‘집스타그램’을 보여주는 건 물론이고, 스트리트 패션과 컬렉션을 소개하는 리포터 역할도 자처한다. 오늘의 스타일링, 오늘의 패션 이벤트, 오늘의 먹방, 오늘의 무드,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는 일은 무엇이든지 표현하는 아이린 의 SNS에는 화려하면서 명렬한 패션모델의 일상이 스타일리시하게 담겨 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 속의 아이린 이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녀의 한결같은 태도에 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첫 포스트는 4년 전 한국에서 본격적인 패션모델의 길을 걷기 훨씬 전, 뉴욕에서 지내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기엔 소셜라이트의 번쩍이는 파티 사진도, 무수한 ‘좋아요’도 없지만,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을 기록하길 꺼리지 않는 지금과 똑같은 아이린 이 존재한다. SNS 속 일상은 이제 그때와 확연히 달라졌지만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순수한 솔직함은 여전하다. 그래서 자꾸 들여다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아이린 인터뷰 화보 - 마리끌레르
화이트 니트 톱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데님 오버올 탱커스(Tankus), 퍼 슬리퍼 구찌(Gucci).

INTERVIEW with 아이린

어제 이사했다면서요? 이사한 집은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서 결정하게 되었나요? 동네가 한적해요.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있어요! 전에 살던 집이 4층 이었는데 계단만 있어서 출장 다녀올 때마다 짐을 옮기기가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리고 지금의 집은 방이 많아요. 세 개예요. 옷이 너무 많아 침실 빼고 나머지는 다 드레스룸이 될 것 같아요. 요새는 옷보다 인테리어 소품이나 가구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SNS로 많이 찾아봤어요. 아직 집에 냉장고도 세탁기도 없어요. 커튼은 어제 맞췄고 침대도 새로 샀어요. 올해 목표는 ‘집 예쁘게 꾸미기’로 정했어요.

혼자 사는 건 처음인가요? 중학교 때까지 시애틀에 살다가 아버지 회사 때문에 한국으로 들어왔어요. 그때 4년 정도 대전의 외국인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기숙학교라서 혼자 방을 썼어요. 그러고는 뉴욕 패션 전문 학교인 FIT 대학교에 진학해 다시 미국에 갔고요. 졸업 후 한국에 돌아와서 지금에 이르렀어요. 고등학교 때 말고는 계속 룸메이트와 같이 살아서 이번에 독립한 게 정말 오랜만이에요. 그래도 다시 부모님과 같이 살라고 하면 솔직히 자신이 없어요.(웃음)

뉴욕에서 처음 모델 활동을 시작했죠? 모델이 되는 게 꿈이었나요? FIT대학교에 다닐 때 시작했는데, 아르바이트 정도였고 본격적으로 활동하지는 않았어요. 사실 졸업하고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온라인 잡지 회사에서 2년 정도 일했어요. <Style Like U>라는 매거진인데 편집장이 엘리사 굿카인드(Elisa Goodkind)라는 유명 스타일리스트였어요. 패션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 인물을 다루는 인터뷰 기사가 많았죠. 작은 규모의 잡지 회사라서 맡은 역할이 다양했어요. 셀러브리티를 섭외하러 매니저에게 연락하고, 길에서 스타일 좋은 사람이 지나가면 그 자리에서 캐스팅도 하고, 화보 스타일링도 하고 사진 고르는 일까지 전부 다요. 제 밑으로 인턴 사원도 있었어요. 촬영하기 위해 편집장과 함께 디자이너 릭 오웬스의 부인인 미셸 라미(Michele Lamy)의 집에 갔던 게 기억에 남아요. 강렬한 사람이었어요. 정말 좋은 기회였고 재미있게 일했어요.

그럼 한국에서는 어떻게 모델 일을 다시 하게 되었나요? 2년 정도 일해보니 문득 한계도 느껴지고 해서 휴식기가 필요했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에 3개월 정도 여행할 겸 놀러 왔죠. 그래도 아르바이트라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모델 일을 다시 시작했는데, 에이전시에서 본격적인 모델 활동을 제안 했어요. 2012년에 섰던 쟈뎅 드 슈에뜨와 SJYP의 쇼가 처음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한국에는 어떤 잡지가 있는지 잘 몰랐고, 한국 모델 중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는데 그 후로 정말 바빠졌죠. 지지난 주엔 상하이에, 지난주엔 일본에 갔다 왔어요. 그러다 보니 벌써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었어요. 마냥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에요.

아이린 인터뷰 화보 - 마리끌레르
오버사이즈 카디건 생 로랑(Saint Laurent), 프린트 티셔츠 디케이엔와이(Dkny), 데님 쇼츠 랙 앤 본 바이 비이커(Rag & Bone by Beaker), 레이어드한 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베이지 블랭킷 자라홈(Zara Home).

서른이란 나이가 아이린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오던가요? 사람들이 ‘아이린, 이제 서른이야 어떡해!’라고 장난스럽게 말해요. 시간이 그야말로 훅 지나갔어요. 근데 막상 30대가 되어보니 좋은 것 같아요. 20대 내내 정말 열심히 살았고 그 결과로 점점 더 제 삶을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 스타이기도 한데, 정작 본인은 어떤 포스트를 많이 찾아보나요? 음, 사진을 많이 찾아봐요. 꼭 유명인이 아니어도 좋은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이 무척 많거든요. 거기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그리고 많이 검색하는 단어는 프렌치 불도그! 전에 뉴욕에서 키웠던 강아지와 같은 종인데 정말 귀여워요. 지금은 혼자 사는데다 너무 바빠서 차마 키울 엄두는 내지 못해요. 그냥 사진으로만 찾아봐요.

올리는 포스트마다 엄청난 ‘좋아요’를 받고 있는데, SNS를 할 때 지키는 자신만의 원칙이 있나요? 제가 좋아하는 것을 그때마다 솔직하게 보여줄 것. 저로서는 그냥 올리고 싶은 걸 포스팅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좋아해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아, 근데 너무 자주 많이 올리면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 같더라고요. 하하. 그런 부분은 조금 신경 써요.

헤어 컬러가 오묘해요. 어떻게 나온 색깔인가요? 블루, 퍼플, 이런저런 색을 많이 시도했더니 지금은 거의 무지개 색이 되었어요.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하고 1년 정도 지나 머리 색을 바꿨어요. 사실 그냥 하고 싶어서 했던 건데, 회사에서 모델 활동에 지장이 있을 거라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그 시즌에 어느 때보다 컬렉션 쇼에 많이 섰어요. 18~19개 정도요. 원래 모델은 내추럴한 헤어 컬러를 고수해야 한다는 통념이 있지만 지금은 저도 주위 사람들도 이 머리 색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아이린 인터뷰 화보 - 마리끌레르
스트라이프 니트 톱 프라다(Prada), 데님 쇼츠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니트 양말 프라다(Prada), 원숭이 머리 모양 캔들 자라홈(Zara Home), 룸 스프레이 조 말론 런던(Jo Malone London), 철제 프레임 화병 무드니(Mudni). 침대 위 옷들 : 데님 스커트 캘빈 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화이트 스웨트셔츠 스티브 J 앤 요니 P(Steve J & Yoni P), 스트라이프 셔츠 원피스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스타디움 재킷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바이 리타 오라(adidas originals by Rita Ora).

뉴욕에서 오래 생활했고 자주 가잖아요. 아이린만의 추천 맛집이 있다면요? 일식을 좋아하는 편인데, ‘Sushi of Gari’라는 곳이 정말 맛있어요. 뉴욕 갈 때마다 들러요. 그리고 소호에 ‘Gitane’이라는 브런치 카페도 아늑하고 좋아요. 거기 아보카도 토스트가 진짜 맛있어요.

여행을 다니고 정신없이 일하면서도 문득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을 것 같아요. 많이 있어요. 근데 직업상 워낙 많은 사람을 만나니까 혼자 있는 시간도 중요하게 여겨요. 혼자 있을 땐 음악이 필수예요. 샤워할 때도 틀어놓고, 출장 가서 호텔에서도 크게 틀어두곤 해요.

요새 빠져 있는 노래는 어떤 건가요? 저스틴 비버요! 한동안 이미지가 좀 그랬는데 이번 앨범으로 완전 달라졌어요. 가사도 멜로디도 엄청 좋아요. 프랭크 오션, 위켄드도 자주 들어요. The XX도 좋아하고요. 주로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라오는 믹스(Mix) 노래를 많이 찾아 들어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사실 전 그동안 특별히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본 적이 없어요. 현재 하는 일에서 조금씩 방향성을 찾아간 것 같아요. 지금은 소셜 미디어 활동을 조금 더 업그레이드하고 싶거든요. 새로운 플랫폼,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창조하고 싶어요. 단순히 유명인이기보다는 패션 분야의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로서요. 이제 패션위크 시즌이라 뉴욕과 파리에서 한 달 있다가 올 것 같아요. 재미있는 포스팅을 많이 하려고요.

막 새집으로 이사했는데 바로 장기 출장이네요. 그러게 말이에요. 이번에 뉴욕과 파리에서 짬이 나면 가구랑 소품을 쇼핑하고 싶어요. 저 배 타고 돌아와야 할지도 몰라요.(웃음)

아이린의 모토는 무엇인가요? 스스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야 그만큼 좋은 기운이 돌아온다고 믿어요. 그 믿음대로 열심히 살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사실에 항상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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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송재림

송재림 인터뷰 화보 - 마리끌레르 코리아
코트와 셔츠, 니트 베스트 모두 우영미(WooYoungMi), 바지 암위(AM.WE), 신발 리치오 안나(Riccio Anna).

프라이팬을 들고 허둥지둥 주방을 서성이던 허당, 무신경한 표정으로 툭툭 말을 던지며 자신만의 동굴 속으로 성큼 들어가버리는 워커홀릭. 이 두 남자 사이에 현실 속 송재림 이 서 있다. 한껏 부풀여야 할 ‘폭탄계란찜’을 폭삭 내려앉은 불발탄으로 만들고, 멀쩡히 잘 삶아진 칼국수 면을 물에 헹궈 뚝뚝 끊어지게 만들어버리는가 하면, 김치에 넣을 고춧가루에 뜬금없이 석류식초를 털어 넣던 엉뚱한 이 남자. 얼마 전까지 <집밥 백선생>에서 어눌한 매력을 한껏 드러내던 그가 주방을 떠나 배우의 자리로 돌아왔다.

“지금까지 배운 레시피를 다 외우지는 못해요. 하지만 뭐랄까요, 요리에 대한 느낌적인 느낌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백 선생님이 요리는 곧 상상력이라고 했거든요. 그런 쪽으로는 꽤 감을 잡은 것 같아요.(웃음) 집에서 혼자 밥 해먹을 정도는돼요. 아, 사람들이 촬영장에서 먹는 거 진짜 맛있느냐고 자주 묻던데, 거기서 먹은 거 정말 다 맛있어요.”

까칠한데 로맨틱하고, 담담하게 간질거리는 고백을 내뱉던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검도 사범 ‘이루오’를 연기한 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났다. 그간 예능 프로에도 출연하고, 짬짬이 여행도 다니며 조용히 서른을 넘긴 그가 새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 출연한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황미나 작가가 지은 동명의 만화를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이 드라마에서 송재림 이 연기하는 ‘서우진’이라는 남자는 명문대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재원으로, 법보다는 언론의 영향력과 대중의 힘을 믿는 출판사 편집장이다. 잘생긴 얼굴은 촌스러운 안경테에 가려지고 늘씬한 몸매는 꼬질꼬질한 단벌 옷 속에 숨어 있다. 공부와 일밖에 모르는 모태 솔로이며 사무실에 콕 박혀 있느라 여자 만날 생각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안 하는 남자, 부러질 만큼 단단하고 이래저래 앞뒤가 꽉 막힌 캐릭터다. 그런 인물이 송재림 이라는 배우를 만나 두꺼운 껍질을 벗고 말랑말랑한 사랑을 꿈꾸기 시작한다. 툭툭대는 말투 어딘가에 따뜻함이 배어나고, 온통 일만으로 빽빽이 채웠던 일상이 조금씩 헐거워진다.

송재림 인터뷰 화보 - 마리끌레르 코리아
베이지 셔츠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 코트 솔리드 옴므(Solid Homme).

송재림 이라는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 <해를 품은 달>. 2012년 이 작품에서 맡았던 호위무사 ‘운’ 캐릭터의 성격처럼 묵묵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후, 2013년 <투윅스>, 2014년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과 <잉여공주>를 거쳐 2015년 <착하지 않은 여자들>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작품 속 인물이 되어 달려왔다. “작품 수는 많지 않지만 데뷔한 이후로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해왔어요. 이번 작품도 매번 그랬던 것처럼 맡은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중이에요. <우리 결혼했어요>나 <집밥 백선생>은 있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는 예능 프로그램이라 별다른 걱정 없이 찍었어요. 하지만 작품 들어갈 때는 달라져야죠. 인물 연구도 많이 하고, 작품에 대한 고민도 깊이 해야 하고요.”

그가 맡았던 배역을 돌이켜 떠올려보면, 무관심해 보이는 듯한 표정에 약간은 차가운 눈빛, 호들갑스럽지 않은 잔잔한 말투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사실이다. 비중이 적었던 캐릭터까지 모두 합하면 생각보다 꽤 다양한 성격의 연기를 선보였는데도, 대중을 관심을 받은 역은 대부분 이렇게 과묵한 인물이다.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 물론 욕심나죠. 하지만 처음 패션모델이 되겠다며 맨땅에 헤딩하는 각오로 뛰어들 때에 비하면 지금도 많은 변화를 이룬 거라고 생각해요. 막연한 먼 미래부터 꿈꾸기보다는 뭐든 하나하나 눈앞에 놓인 것부터 꾸준히 하는 편이에요. 그렇게 사는 일상이 매일 똑같은 날들 같지만 시간이 지나고 뒤돌아보면 어느새 출발지에서 아주 멀어져 있게 되잖아요. 그렇게 한 폭씩 서서히 전진하는 게 좋아요. 매번 주사위를 던지고, 나온 숫자에 따라 또 최선을 다해 살고요. 열심히 주사위를 던지다 보면 모두가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충격적인 변신을 보여줄 날이 올 거라 생각해요.”

송재림 은 주사위를 한 번 굴린 후, 그러니까 한 작품을 마치거나 중요한 일을 매듭지을 때면 다음 주사위를 집어 들기 직전에 잠시 숨을 돌리는 시간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장인처럼 매일의 출퇴근 시간이 정해지지 않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그만큼 자신만의 시간을 잘 배분하고 페이스 조절을 철저히 해야 나태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일상생활에 선을 긋고 경계를 의식하면서 계획적으로 살려고 노력해요. 작품은 하나의 프로젝트라고 생각해요. 중간중간 쉼표를 넣어주지 않으면 사적인 일상과 업무가 섞여 뒤죽박죽이 될 수밖에 없잖아요. 분명 이번 작품이 끝날 때쯤에도 늘 그래왔던 것처럼 다음 시즌을 위해 무언가를 차근차근 계획하고 있겠죠.”

송재림 인터뷰 화보 - 마리끌레르 코리아
맨투맨 셔츠 솔리드 옴므(Solid Homme).

올해 서른두 살이 된 송재림 은 요즘 서른이 두렵게만 느껴졌던 스물아홉 때를 돌아보면서, 무슨 일이든 벌일 것처럼 뜨거웠던 청춘의 시간들을 조금씩 정돈하는 중이다. 고요한 방에서 반려묘 ‘올라’, ‘레옹’과 함께 보낸 여유롭던 오후도, 간단하게 짐을 꾸려 강원도며 제주도며 전국 곳곳으로 무작정 떠난 여행도 모두 그가 자신의 진짜 얼굴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되어준 시간 들이다.

“서른을 코앞에 둔 때는 모든 게 다 불안하게 느껴졌어요. ‘내 삶이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 하면서요. 그런 여러 걱정들에서 벗어나고 싶기도 했고, 제 자신에 집중하고 싶었죠. 그래서 책도 많이 읽고, 혼자만의 시간을 자주 보냈어요. 그렇게 지내면서 취미가 많이 생겼죠. 작품에 들어갈 땐 일에만 집중하는 편이지만, 시간이 나면 이것저것 하는 게 많아요. 여름엔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다 다녔어요. 가볍게는 팔당댐 근처에 다녀오고, 강원도도 자주 찾아갔어요. 아, 혹시 서해에 동막해수욕장이라고 아세요? 전망이 진짜 근사해요. 꼭 한번 가보세요. 반대로 겨울에는 완전 집돌이예요. 고양이들이 고로롱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늘어지게 한숨 자기도 하고, 중국어 연습도 하다가 몇 시간씩 색소폰을 불기도 해요. 원래 알토만 있었는데, 작년에 테너 색소폰을 새로 샀거든요. 요즘 한창 연습하고 있어요.”

일상 속의 소소한 것부터 자신을 조금씩 채워나간 송재림 은 모든 것이 불완전하게 느껴지던 서른을 지나고, 이젠 익숙한 것에서 느껴지는 안정적인 감정에 감사할 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물론 연애나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가까운 사람들을 더 살뜰히 챙기게 됐고, 우직하고 단단한 사랑을 꿈꾸기도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서른 살이라는 시점이 별것 아닌데, 어쩜 그리 많은 고민들이 스쳐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지나오니 우습지만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겠죠? 20대 때도 그랬지만 요즘은 인간관계가 더 좁아진 것 같아요. 협소하지만 깊고 오래 사귀는 편이에요. 오랜 시간 제 곁에 머물러준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연애도 그래요. 쉽게 뜨거워지고 결국엔 서로 할퀴게 되는 사랑 말고, 익숙하고 튼튼한 연애를 하고 싶어요.”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화려하고 멋진 배우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송재림 이 되고 싶은 ‘좋은 사람’이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좋은 사람’과 ‘착한 사람’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는 착하지 않아도 좋은, 애써 꾸미지 않아도 괜찮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 사람들에게만큼은 그냥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송재림 인터뷰 화보 - 마리끌레르 코리아
니트 스웨터 올세인츠(All Saints), 가운과 바지 노앙(Nohant), 신발 리치오 안나(Riccio Anna).

송재림의 일상에서 발견한 것들

나는 이달부터 다시 혼자 사는 남자다. 이사는 2월 27일, 손 없는 날로 정해뒀다. 3년 동안 여동생과 둘이 살았다.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부모님 집도 마련해드렸고, 여동생 결혼 자금도 어느 정도 모아뒀다. 상냥한 아들은 아니지만 장남으로서 역할은 잘해내고 싶다.
우울할 때, 막막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건, 올라와 레옹이다. 이제 여섯 살, 일곱 살이 됐다. 고양이들 품에 얼굴을 폭신하게 묻고 고로롱거리는 소리를 듣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다.
내가 꿈꾸는 나이는 서른 일곱. 고등학교 때 서른을 꿈꿨던 것처럼 이제는 30대 후반을 기대한다. 왠지 막연한, 오지 않을 것 같은 서른일곱이라는 나이. 결혼도 딱 그때 하고 싶다.
치킨은 정말 맛있다. 밥은 뭘 먹는지보다 누구랑 먹는지가 중요하다고 했지만, 치킨은 언제 누구랑 먹어도 한결같이 맛있다. 오후 6시 이후로 밥 안 먹으려고 버티다가 밤 11시, 12시쯤 되면 꼭 야식으로 치킨을 시킨다.
만화를 사랑한다.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요즘도 만화나 일본 애니메이션 엄청 본다. 중학교 때는 만화책 대여점에서 회원 랭킹 1등에 오르기도 했다. 학원물, 시대극 등 장르도 안 가린다.
나는 여름 스포츠 마니아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여름에만 엄청 돌아다닌다. 이번 여름에는 스쿠버다이빙 라이선스를 취득해볼 예정이다. 비치발리볼도 해보고 싶은 운동이다.
요즘 빠져 있는 음악은, 김광석과 재즈. 한 3개월 전부터 김광석 앨범을 달고 산다. ‘뉴욕 재즈 라운지’라는 연주 그룹 앨범도 꾸준히 듣는다. 요즘 테너 색소폰으로 연습하는 곡은 ‘Just the Two of Us’.

 

송재림 인터뷰 화보 - 마리끌레르 코리아
셔츠와 재킷 모두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바지 노앙(Nohant), 신발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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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사랑의 순간

김하늘 웨딩
베일 브라이드앤유(Bride and You), 이어링 스와로브스키(Swarovski).

김하늘 웨딩 화보 비하인드 스토리

여전히 차가운 기운이 가득한 한겨울의 어느 날, 김하늘은 오랫동안 함께해온 스태프들과 하와이로 떠났다. 그리고 이 길에는 곧 그녀의 남편이 될 남자친구도 동행했다. 우기가 하와이에 머무는 동안 그 흔한 스콜 한 번 지나가지 않았고, 그늘에서는 뜨거운 햇빛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화창한 날들이었다. 김하늘 웨딩 화보 촬영을 앞두고 우리가 그린 그림은 이런 거였다. 결혼 전 마지막 화보를 편한 사람들과 촬영하며 아름다운 신부의 모습도 사진으로 남기고, 또 그 시간을 기록하면 좋겠다는 바람. 20년 가까이 여배우로 살아온 김하늘이 이제 누군가의 아내가 되는 크다면 크고, 또 지극히 자연스러운 변화를 앞둔 어느 날이었다.

김하늘
레이스 디테일 드레스 소유 브라이덜(SOYOO Bridal), 헤어밴드 브라이드앤유(Bride and You), 이어링 스와로브스키(Swarovski).

“결혼을 앞두지 않았더라도 웨딩 화보를 찍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돌이켜 보니 전 한 번도 웨딩 화보를 찍은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화보에 기대가 더 컸어요. 사진이 기대되기도 하고. 그리고 지금은 배우가 아니라 여자로서 특별한 순간이잖아요. 이 행복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 나 혼자 보는 게 아니라 저를 응원해주는 팬들에게도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의미 있는 것 같아요.”

김하늘 화보
언밸런스한 라인의 실크를 더한 원피스 르베이지(LeBeige).

그녀의 말마따나 이번 화보의 경계는 모호했다. 어느 부분은 여느 셀러브리티 화보와 다를 게 없었지만, 그녀가 직접 의견을 내고 손수 준비한 부분도 많았다. 그녀가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본 건 처음이라는 남자친구는 화보 촬영 내내 장난스럽게 그녀를 놀리기도 하고, 새벽부터 시작된 촬영에 지친 스태프들이 힘들어 보인다며 챙기기도 했다.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고서는 대중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보다는 감추는 데 익숙한 여배우와 처음 만난 스태프들에게 일부러 말을 많이 걸고 이런저런 질문을 하며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이 남자는 김하늘과 닮은 점보다는 다른 점이 더 많을 것 같았다.

“친구도 많고 사람을 아주 좋아하는 남자예요. 낯선 사람들을 대하는 게 익숙하죠. 저와 다른 부분이에요. 전 그런 사회생활이 몸에 배지 않았거든요. 함께 출장 간 스태프들이 자신을 불편해할까봐 하와이에서 있는 내내 먼저 다가가고 싶었대요. 그런데 남자친구의 그런 모습이 제게는 오히려 편해요. 나와 다른 부분인데, 남자친구가 사람들을 그렇게 잘 챙겨주니까 좋아요.”

김하늘
화이트와 스카이블루 스트라이프 코튼에 니트를 가미한 원피스 르베이지(LeBe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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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이렇게 촬영장에 남자친구가 함께한 건 처음이죠? 일하는 모습을 본 남자친구의 반응은 어땠어요? 처음엔 표정이랑 포즈를 따라 하며 놀렸어요. 그러더니 나중엔 너무 멋져서 꼭 안아주고 싶었다고 하더라고요. 왜 다른 사람들 있을 때 그렇게 말해주지 않았느냐며 원망했죠.(웃음)

닮은 사람을 만난 것 같나요? 다른 것 같으면서도 닮았어요. 사실 전 밝은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가는 시기에 이쪽 일을 시작하다 보니 밝고 가벼운 청춘의 시절을 보내지 못한 것 같아요. 좀 더 해맑게 보냈으면 좋았을 때에 기 세고 경쟁이 치열한 곳에 들어온 거죠. 그렇게 강한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버티기에 나라는 존재는 너무 약했어요. 그래서 주눅이 들고 원래 가지고 있던 밝은 기운이 점점 감춰졌던 것 같기도 해요. 어린 나이에 자꾸 혼자 생각하고 고민을 해결하려고 애쓰다 보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모두 좋은 경험이긴 한데 그땐 그게 힘들었어요. 그러면서 밝았던 성격이 조금씩 변했죠. 그래서 예전에 제 안에 있던 그 밝은 기운을 가진 사람에게 눈길이 갔나봐요. 남자친구를 만난 지 1년이 좀 넘었는데 만나기 전이랑 지금의 제 모습이 달라졌어요. 이제 점점 예전 성격이 다시 드러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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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밸런스한 라인의 실크를 더한 원피스 르베이지(LeBeige).

남자친구도 당신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처음 만났을 때랑 지금의 제가 많이 다르대요. 예전에는 저한테서 가시를 봤대요. 친구들한테 이 얘기하면 ‘유치하다’며 놀려요.(웃음)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 얘기가 무척 감동적이었어요. 나에게 돋친 가시를 그 사람이 알아봐주고 그 가시를 뭉툭하게 만들어주고 싶어 했다는 게 큰 감동이었어요. 그 사람 덕분에 이젠 예전 제 모습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어요. 남자친구는 에너지가 많고 밝은 사람이에요. 솔직하고요.

자신의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인가봐요. 이렇게 설명하기 많이 쑥스럽긴 한데, 몇년 전에 원하는 이상형에 대해 구체적으로 써놓은 게 있어요.(웃음) 그런데 그때 적어둔 것과 거의 일치하는 사람을 만났어요. 밝은 데다 열정이 있고 여행을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정말 너무 똑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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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원피스 로맨시크(Roman Chic), 선글라스 발렌시아가 아이웨어 바이 브라이언 앤 데이비드(Balenciaga Eyewear by Bryan & David) .
김하늘 웨딩 화보 - 마리끌레르
튜브톱 드레스 휴고 보스(Hugo Boss), 프레임에 ‘LOVE’라고 새겨진 선글라스 랑방 아이웨어 바이 세원ITC(Lanvin Eyewear by Sewon ITC).

화보 촬영을 하면서 ‘진짜 결혼하는 것 같아’라는 스태프들의 얘기에 살짝 눈물을 보였잖아요. 그땐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결혼한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기분이 이상해졌어요. 연기를 하면서 결혼식 장면을 찍은 적은 있어도 제 결혼을 위해 촬영한 건 처음이잖아요. 왜 눈물이 났는지 정확히 설명하진 못하겠어요. 이상하게 친구나 친척의 결혼식에 가면 꼭 울어요. 다른 사람 결혼식에 가서도 이렇게 우는데 제 결혼식 때는 눈물이 얼마나 많이 날까요? 벌써부터 남자친구랑 다짐하고 있어요. 절대 부모님 눈 마주치지 말자고. 그렇지 않으면 분명히 울 테니까요.

결혼이란 사실 큰 변화의 시작이에요. 새롭게 생기는 역할도 많아지니까요. 그래서 두렵진 않나요? 두렵다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내가 잘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들어요. 주변에 보면 결혼해서 행복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잖아요. 예상치 못한 힘든 일을 겪게 되더라도 현명하고 지혜롭게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걱정도 돼요. 전 오랫동안 배우로 살아왔잖아요. 이젠 제 일과 관련된 일은 어떤 문제에 부닥쳐도 헤쳐나갈 수 있는 구멍을 잘 찾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경험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결혼이란 건 처음 경험하는 거잖아요. 예상치 못한 문제를 마주했을 때 해쳐나갈 방법을 잘 찾아낼 수 있을지 걱정되긴 해요. 지금은 남자친구에게 ‘무조건 남편이 잘하면 돼’라고 주입하는 중이에요.(웃음) 그런데 사실은 저도 잘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저도 많이 노력해야겠죠. 전 매일 아침 어떤 일을 하든 현명하고 지혜롭게 해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요. 그런데 요즘 또 이런 생각도 들어요.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더 힘들어지는 건 아닐까? 오랜 시간 부모님의 품속에서 보호 받으며 살아왔는데 이제는 남편과 손을 잡고 인생을 함께 살아가야 하잖아요. 막상 결혼이 눈앞에 다가오니까 두렵긴 해요.

김하늘 마리끌레르
긴소매 롱 드레스 아틀리에쿠(atelier KU).

꿈꿨던 이상적인 부부는 어떤 모습이에요? 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단둘이 외딴섬에서라도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상황에서든 무엇을 하든, 설령 그 상황이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최악의 상황이라 하더라도 함께라면 잘 살아갈 수 있는 게 제가 꿈꾸는 이상적인 부부예요.

결혼을 기점으로 배우로서도 변화가 생길지도 몰라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결혼은 인생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잖아요. 다만 기대하는 건 있어요. 배우이기 전에 여자니까 한 여자로서 행복했을 때, 행복하게 제 삶을 잘 살아갈 때 배우로서도 좀 더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인생에서 결혼이란 물론 아주 큰 변화지만 그렇다고 흐름을 거스르는 변화는 아니잖아요. 그렇게 잘 살아가다 보면 배우로서도 잘 지낼 수 있을 거예요. 물 흐르듯이 그렇게요.

앞으로 기대되는 변화도 있나요? 올해 김태용 감독님의 <여교사>가 개봉해요. 영화에서 제가 맡은 역할은 삶에 지칠 대로 지친 인물이에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을 선택하고 연기할 때 저 자신은 정작 남자친구 덕분에 아주 행복한 시간을 살고 있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그 영화를 선택할 수 있었던 거예요. 자신이 지치고 삶이 너무 무거웠다면 아마도 그 영화를 선택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 변화들이 기대돼요. 내 달라진 환경이 나의 연기와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말이에요. 지금과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르죠. 그래서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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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네이비 컬러의 보트넥 루스 핏 원피스 르베이지(LeBe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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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느낌을 주는 폴리 코튼 소재의 벨티드 원피스 르베이지(LeBeige).

결혼 준비는 거의 끝나가나요? 이제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어요. 결혼식이라는 게 이렇게 준비해야 할 게 많은지 몰랐어요. 청첩장 문구 하나하나까지 정해야 하더라고요. 재미있는 건 원래 조용하고 소박한 결혼식을 하고 싶었다는 거예요. 소란스럽지 않고 조용한 결혼식 말이에요. 아마 친구가 많지 않다 보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가까운 사람 몇 명만 초대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를 만나서 많이 변했어요. 워낙 친구가 많은 사람이다 보니 그 많은 친구들 모두에게 축하받고 싶은가봐요. 많은 사람을 초대해야 하는 결혼식으로 마음을 굳히고 보니 준비해야 할 게 무척 많더라고요. 소중한 사람들을 초대하는 만큼 그들 모두 좋은 기억을 안고 식장을 나서야 하니까요.
다른 듯 닮은 사람을 만난 것 같아요. 결혼에 대한 확신이 든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나요, 아니면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둘 다인 것 같아요. 전 제 안으로 숨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이 사람이 제 그런 모습을 금세 눈치챈 거예요. 계속 저한테 실없이 장난도 많이 치고 농담도 하고 그랬어요. 처음엔 ‘도대체 이 사람이 나한테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그 농담 속에 그 사람의 진심이 보이더라고요. 우스운데 감동스러웠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지점들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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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결혼과 연애는 달라요. 한 남자만이 인생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그 남자의 가족을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여야 해요. 좋아하는 사람을 낳아준 부모님을 만나서 오히려 감사해요. 저는 원래 사람을 좋아해요. 다만 이 일을 시작하고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살아온 것 같아요. 이번 설에 남자친구의 가족들도 만나고 친척 분께 인사도 하고 세배도 드렸어요. 그런데 그 순간이 참 행복한 거예요. 그 가족에게 속해 있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았어요.
어쩌면 20년 가까이 배우로 살아오면서 평범한 시간이 그리웠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맞아요. 남자친구의 가족들 모두 배우 김하늘로서 대하지 않아요. 이번 설에는 남자친구 집에 가서 과일을 깎는데 제가 너무 허둥지둥하는거예요. 옆에서 남자친구는 계속 키득키득 웃었어요.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막 내모는 느낌?(웃음) 그런데 그 상황이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이번 촬영을 하면서 예상 밖의 김하늘을 본 것 같아요. 여배우란 사실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감추는 데 익숙하니까요. 아마 함께한 사람들이 주는 힘이었던 것 같아요. 오랫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온 제 식구들과 제 밝은 모습을 끌어내준 남자친구 덕분 아닐까요?

김하늘 웨딩 화보
드레스 소유 브라이덜(SOYOO BRIDAL).

김하늘의 wedding beauty note

보면 볼수록 빛나는 피부를 원한다면 목련 추출물과 진주모 콤플렉스가 끝없이 퍼지는 화사함으로 온종일 화사한 피부를 선사하는 설화수 퍼펙팅쿠션 브라이트닝 21호 제품을 발라 온종일 화사한 피부 빛을 유지한다. 여기에 바르자마자 입술을 감싸주는 고보습 보호막으로 수분 보유력을 높이고 생기 있는 매끈한 입술로 만드는 설화수 에센셜 립세럼 스틱 5호 블라썸 코랄을 발라 입술에 자연스러운 생기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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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투웨이로 착용 가능한 빅 칼라 코튼 스트라이프 셔츠, 아이보리 코튼 데님 팬츠 모두 르베이지(LeBeige).
김하늘
아웃 포켓 포인트의 아이보리 린넨 셔츠, 네이비 롱 니트 스커트 모두 르베이지(LeBe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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