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Touch Me

에릭남
프린트 셔츠 생 로랑(Saint Laurent).

확실히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남자이긴 했다. 첨예해지는 남녀 간의 혐오,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일들이 난무하는 이 사회에서 에릭 남은 예상치 못한 스위트함으로 ‘1가족 1에릭 남’이라는 말까지 유행시키며 정중하고 나이스한 하나의 ‘심벌’로 자리 잡았다. 세련된 매너, 귀여움, 착함, 유창한 영어 실력과 낄 데와 빠질 데를 아는 똑똑한 센스. 우리가 에릭 남에 대해 아는 건 이 정도다. 에릭 남에게 기대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인터뷰 당일에도 에릭 남은 가족과 멕시코로 짧은 여행을 다녀온 길이었다. 그의 인스타그램엔 도플갱어처럼 닮은 형제들과 찍은 사진 한 장이 세상의 모든 부정적인 에너지를 한 방에 물리칠만한 단란함을 가득 품은 채 올라왔다. 하지만 에릭 남이 멕시코행을 택한 건 이대로 지내다간 미쳐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누군가가 항상 흔들림 없이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면 그건 자신도 그렇게 대우받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예민함, 불안함, 조급함, 싱어송라이터.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에릭 남은 이렇다. 그렇다고 그가 매너 없다거나 귀엽지 않은 것도 아니었지만.

에릭남
점퍼와 후디, 팬츠 모두 골든구스 디럭스(Golden Goose Deluxe).

갈란트, 타블로와 ‘Cave Me In’을 발표했다. 셋의 조합이 신선하다. 나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타블로 형과 갈란트는 작년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만났고 내 친동생 에디가 갈란트 회사 매니저와 친해서 셋이 미국에서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콜라보레이션 얘기를 하는 중에 에릭도 같이 하자는 말이 농담반 진담 반으로 나와서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됐다. ‘대박 나자’라는 마음보다 정말 좋은 음악을 만들자는 순수함으로 진행한 작업이었다. 그래서인지 곡이 나오기까지 꽤 오래 걸렸는데 반응이 좋아서 감사하다. 갈란트는 미국에서 녹음을 다 하고 나는 하이그라운드에 가서 타블로 형과 같이 녹음했다. 음악적으로 형에게 좀 배우고 싶기도 했고.

갈란트 외에도 콜라주, 팀발랜드 등 해외 아티스트와 작업을 많이 했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게 흥미로웠고 생각보다 일렉트로닉에 목소리가 잘 어울려서 놀랐다. 함께한 아티스트는 본인의 취향인가? 좋아한다. 한국에서는 EDM이 대중이 좋아하고 찾아 듣는 음악이 아니지 않나. 미국 시장에서 도전이라도 할 수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스포티파이에서 음악을 듣다가 너무 좋은 음악이라 누군가 보니 콜라주였다. 동생 에디에게 아는 팀이냐고 물어봤더니 전에 나에게 곡을 준 팀이라고 하더라. 동생이 나의 해외 활동을 전부 맡아주고 있어서 그다음부터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나랑 아주 잘맞는 친구들이었다. 아직 공개 안 된 곡이 서너 곡 더 있다. 언제 어떻게 내야하나 고민 중이다.

 

정식 앨범 계획은 어떻게 되나? 하하. 3월에 싱글이 나올 예정이고 준비되는 대로 미니 앨범을 낼 계획이다. 직접 쓴 것만 해도 스무 곡 가까이 되는데 작업하면서 제일 어려운 건 내가 좋아하는 장르가 워낙 많아서 작업한 곡도 다양하다 보니 한 앨범에 싣기 애매하다는 거다. 콜라주와 함께 쓴 곡도 있고 제프 버넷이랑 쓴 곡도 있고 다른 국내 아티스트, 해외 아티스트들과 쓴 곡도 많은데 이걸 다 어떻게 조화를 시킬까가 제일 큰 고민이다.

한마디로 에디팅 문제다. 맞다. 그게 시간이 걸린다. 내가 좀 성격이 급하기도 하다. <우리 결혼했어요>가 끝난 후 쉬고 있으려니 조급하고 불안해서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방송을 시작했더니 앨범에 집중할 시간이 없더라. 정답이 없다. 지금도 이 상황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나 고민하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음원 순위 같은 것들로 어느 정도 성과를 보여야 한다. 미국은 순위에 별로 연연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한국 활동보다 해외에서 내는 곡들을 더 찾게 되고 선호하게 된다. 오늘 아침에도 해외 EDM 아티스트 쪽에서 연락이 왔다. 동생과 얘기 중이고 갈란트에 이어서 누구와 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그런 친구들과는 좋은 음악만 만들자는 마음이면 충분하다. 근데 한국에서는 순위가 중요하니까 부담스럽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얘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

뮤지션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지만 대중에겐 다른 부분이 어필되고 있다. 전에는 속상하고 힘들었다. 그것 때문에 음악을 아예 못 했다. 회사에서 계속 이 방향으로 가자고 하기도 했고 난 그것 때문에 계약한 게 아니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방송 중 어눌한 내 말투가 재미있게 보인다는 걸 알지만 나중에 방송을 보며 ‘저런 뜻이 아니었는데?’ 하고 당황한 적이 많았다. 물론 감사한 면도 분명히 있지. 한국에서는 방송이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포기할 순 없는 것 같고 그 안에서 에릭 남의 진짜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나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1가족 1에릭 남’이라는 말을 들어봤는지. 에릭 남 안의 의도하지 않은 어떤 자연스러움에서 비롯된 모습을 좋게 보는 걸 거다. 그런 부분이 주목받아서 당황스럽기도 했을 것 같다. 난 그냥 나대로 행동했는데 너무 이상했다. 아직도 가끔씩 웃기기도 하고. 매너가 좋다고? 문 열어주는 게 왜? 나는 당연한건데. 이런 사소한 부분이 개념 있어 보인다고 하니 감사하게 생각한다. 최근 들어 ‘이런 이미지가 부담스럽지 않으냐, 행동이 조심스러워지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스스로는 데뷔 전과 지금의 행동에 달라진 건 없다고 생각하지만 슬슬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음악 때문에 예민해졌기 때문인지 방송을 안 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한다. 이번에 멕시코에 다녀온 것도 한국에 계속 있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답답하던 차에 새롭게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다녀왔다.

기분 전환이 됐나? 이제 봐야지. 도착하자마자 이걸 하고 있으니. 그래도 노력하고 잘해봐야지.

 

에릭남
스트라이프 셔츠 J.W. 앤더슨(J.W. Anderson).

올해 서른이 됐다. 서른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본 적 없다. 살면서 갖는 태도나 생각이 더 중요하지 나이 때문에 제한을 두는 게 싫다. 그런데 주변에서 워낙 ‘서른이야 서른이야’ 하니까 ‘내가 다르게 해야 되나?’ 생각하게 된다. 최근 촬영하는데 애교 부리면서 하트 뿅뿅 날려달라고 하기에 그때 ‘저 이번에 서른 됐어요’ 하고 써먹긴 했다.(웃음) 모르겠다. 의미를 굳이 둔다면 서른이 진짜 시작인 것 같긴 하다. 20대 때 이것저것 재밌게 했던 걸 제대로 모아서 빵 터뜨린다는 마음.

노엘 갤러거와 인터뷰한 이후 인터뷰어로서 인정받기도 했다. 인터뷰를 할 때 대본이 있겠지만 그것 말고도 사전 조사를 하기도 하나? 늘 했다. 전에 했던 토크쇼나 인터뷰 영상, 근황을 많이 본다.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여배우면 다이어트를 어떻게 하는지 같은 거. 솔직히 록을 잘 듣지 않아서 노엘 갤러거에 대해 잘 몰랐다. 축구를 좋아한다기에 축구 선수였던 내 동생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최대한 그런 부분을 대본에 반영한다. 작가에게 이런 부분 알아봐달라고 부탁하기도 하면서 만들어간다.

에릭 남은 대화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가?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는 걸 좋아했는데 한국에 와서 그런 면이 많이 없어졌다. 방송인, 가수라는 직업이 워낙 내 안의 모든 걸 계속 쏟아붓는 일이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면 말을 잘 안 하게 되고 피곤해서 즐겁고 재밌기보다 스트레스가 많아졌다. 그게 안타깝고 아쉽긴 하다. 누구를 만나면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으니 나는 상대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은 나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다는 게 이상하기도 하고 묘하다. 나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살피고 어디까지 말해도 되나 고민을 하다 보니 사람들을 잘 안 만나게 된다.

에릭 남은 어떤 게 제일 싫을까? 사실 이건 앞선 내 질문에 에릭 남이 지금처럼 대답할 줄 몰랐기에 준비한 질문이긴 하다. 이미 앞에서 싫은 걸 전부이야기한 것 같다. 하하. 몇 개월 전에 공항 서점에 갔었는데 책이 하나 있더라. 제목이 ‘Don’t be an Asshole’이었다. 제목을 보는 순간 웃음도 터지고 책을 읽을 필요도 없이 너무 공감이 갔다. 세상에 좋고 착한 사람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건 허세 넘치고 쓸데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이 세상에 마이너스가 되는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진부하고 어쩌면 순진한 말일 수도 있지만 다 좋게, 착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런 말을 굳이 왜 하나? 안 해도 되는, 사람을 다치게만 하는 행동이나 말을 왜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사람들이랑 워낙 붙어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그럴 수도 있다. 그래서 요즘 더더욱 혼자 있으려고 한다. 읽을 거리 들고 나와서 읽거나 팟캐스트를 듣는다. 평화롭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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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소년들, 빅톤

빅톤 화보
왼쪽부터)
병찬 코트와 팬츠 모두 노앙(Nohant), 스트라이프 티셔츠 세인트 제임스(Saint James),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수빈 맨투맨 티 노앙(Nohant), 팬츠 코스(COS),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승식 맨투맨 티 옴펨(Homfem), 쇼트 팬츠 노앙(Nohant),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티셔츠 아페쎄(A.P.C.), 팬츠 코스(COS),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한세 재킷과 팬츠 모두 코스(COS), 화이트 티셔츠 띠어리(Theory),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세준 스트라이프 티셔츠 세인트 제임스(Saint James), 팬츠 코스(COS),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승우 베이지 점프수트 노앙(Nohant).

‘새로운 세상을 향한 목소리(Voice to New World)’라는 뜻의 호기로운 이름을 내걸고 첫 무대를 선보인 빅톤(VICTON)은 말갛고 앳된 7명의 소년이 뭉친 신인 아이돌 그룹이다. 첫 미니 앨범의 두 타이틀곡 ‘아무렇지 않은 척’과 ‘What time is it now?’를 발표하며 활동을 마치자마자 다음 도약을 위해 다시 치열한 컴백 준비에 돌입한 빅톤을 만났다. 데뷔한 지 갓 3개월 차 풋풋한 열망이 가득한 빅톤에게 서른 가지 질문을 던졌다. 화보 촬영이 끝날 무렵 돌아온 일곱 장의 인터뷰 질문지에는 그저 장난기 어린가 싶다가도 제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청춘들의 생각이 적혀 있었다.

 

빅톤 화보
(왼쪽부터)
승우 니트 스웨터 자라(Zara).
터틀넥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한 승우 

나의 독특한 점 뭐든지 혼자서 할 수 있다. 혼밥을 즐기고 혼자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한다. 심지어 고기 뷔페나 노래방까지 가능하다.
요즘 꽂힌 군것질거리 육포, 육포!
삶의 우선순위 1, 2, 3위 1위는 나 자신, 2위는 가족과 친구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 3위는 나의 미래.
어떤 소원이든 세 가지를 들어준다면 생각한 대로 펼쳐지는 미래, 가족들의 건강, 매일 새롭게 발전하는 나.
외계인을 만난다면 안녕! 우리 친구 하자.
이상형 이성 나도 모르게 저절로 마음이 가는 여자.
화가 머리끝까지 나면 하는 행동 참고 참고 또 참는다. 무조건 끝까지 참아낸다.
멤버들의 숙소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 가족. 다 같이 숙소에서 밥을 먹으면서 ‘나 이렇게 살고 있어요’ 하고 소개하고 싶다.

허 찬

데뷔하면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 아이돌의 축제인 <아육대(아이돌 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에 출연하는 게 소원이었는데 지난 설에 이뤘다.
어릴 적 별명 공룡. 닮았다고 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장단점 장점은 한 가지에 빠지면 될 때까지 매달려 끝을 본다. 단점은 그러다 집착할 때가 있다는 점.
특별한 취미생활 신발을 모으고 한 켤레씩 꼼꼼하게 자주 닦는다.
스무 살이 되던 날 한 일 친구들과 편의점에서 술을 사 마셨다.
되어보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
다시 태어난다면 새로 태어나 하늘을 날고 싶다.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백하는 방법 얼굴을 마주 보면 너무 쑥스러워 전화로 좋아한다고 말한다.
연습생 기간의 기억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끝없이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간절한 만큼 힘들었다.
멤버들의 숙소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 유일하게 친한 아이돌 그룹인 업텐션의 멤버 쿤을 데리고 와서 홈 파티를 열고 싶다.

 

빅톤 화보
한세 카디건 코스(COS), 팬츠 아울나인티원(OWL91),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터틀넥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수빈 셔츠 꾸르지엠(Couregiem), 팬츠 코스(COS),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도 한세

빅톤의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과 가사 ‘날 보며 웃어준다’의 ‘너 없이 그저 말라비틀어진 삶은 건조해’.
자신이 여자라면 사귀고 싶은 빅톤의 멤버 없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봐버렸다.(웃음) 연인보다는 친한 친구 정도면 괜찮겠다.
시간이 날 때 하는 일 최근에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아무 비트나 틀어놓고 프리스타일 랩 하기.
요즘 꽂힌 군것질거리 내겐 오직 치킨뿐이다.
좋아하는 뮤지션과 음악 드레이크(Drake), 타이 달라 사인(Ty Dolla Sign), 레디(Reddy). 힙합 음악을 좋아한다.
자기 전에 꼭 하는 일 미니 가습기 켜기, 기도.
타임머신이 있다면 가보고 싶은 시간 연습생이 되기 이전으로 돌아가 더 놀고 싶다.
살면서 꼭 배우고 싶은 것 언젠가 아이를 낳아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

정 수빈

요즘 꽂힌 요리 일본 라멘. 얼마 전 처음으로 직접 만들어 먹었는데 맛이 꽤 괜찮았다.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과 음악 제레마이(Jeremih)의 ‘Oui’. 비트가 매력적인 R&B 음악이다.
지금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은 말 슬픔마저 즐기자.
자기 전에 꼭 하는 일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샤워한다.
미래에 살고 싶은 집 강아지와 고양이가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집.
외계인을 만난다면 지구를 침략하러 온 것 같으면 재빨리 도망가고, 괜찮다 싶으면 대화를 시도한다.
서른 살이 되기 전 이루고 싶은 것 뮤지션으로서 인정받기.
음악에 대한 생각 음악은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한데 모여 즐길 수 있는 신나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멤버들의 숙소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 숙소가 깨끗하지 않아서 아무도 초대하고 싶지 않다.

 

빅톤 화보
왼쪽부터)
세준 니트 톱 다이르렌모드(DAIR LEN MODE), 쇼트 팬츠 와이엠씨(YMC),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승식 니트 스웨터 코스(COS), 팬츠 꾸르지엠(Couregiem),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병찬 반소매 티셔츠 코스(COS), 팬츠 노앙(Nohant),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임 세준

잠이 오지 않을 때 하는 일 가만히 누워 다음 날 스케줄을 머릿속에 되새긴다. 그러면 생각도 잘 정리되고 좋다.
연습생 기간에 가장 자주 든 생각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요즘 꽂힌 군것질거리 프링글스 마요네즈 치즈 맛.
스무 살이 되던 날 한 일 처음으로 PC방에서 밤을 새웠다.
현재 최대 관심사 다이어트. 몸짱이 되는 그날까지.
자신이 멋있다고 느껴지는 순간 무대 위에서 완전히 몰입한 기분이 들 때.
자기 전에 꼭 하는 일 나 자신에게 ‘오늘 수고 많았어’라고 말해주기.
미래에 살고 싶은 집 크기나 외관과 상관없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 나를 반겨주는 기분이 드는 포근한 집.
되어보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조커.
외계인을 만난다면 가위바위보를 제안한다.
이상형 이성 삶의 목표가 뚜렷한 여자.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백하는 방법 집 앞에 찾아가 고백한다.
최근 가장 행복했던 순간 무대 위에서 팬들의 환호성을 들은 순간.

강 승식

데뷔하면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 팬 사인회.
특별한 취미 방 청소 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의 독특한 점 머리에 비해 목이 좀 두꺼운 편인 것 같다.
요즘 꽂힌 군것질거리 군것질 보다는 비타민 같은 건강식품에 꽂혀 있다.
스무 살이 되던 날 한 일 아르바이트를 하고 늦게 귀가해 치킨을 시켜 먹었다.
자기 전에 꼭 하는 일 피부 관리, 가습기에 물 채우기, 목에 좋은 것 챙겨 먹기.
미래에 살고 싶은 집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 전망 좋은 집.
다시 태어난다면 고래로 태어나 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다.
나의 보물 1호 연습생 기간에 꾸준히 쓴 연습 일지.
이상형 이성 성실하게 학교 다니는 여자.
화가 머리끝까지 나면 하는 행동 몸이 경직된다. 그러다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서 있는다.

최 병찬

빅톤의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과 가사 ‘아무렇지 않은 척’의 ‘이번엔 이번엔 진짜 안 되겠네’. 내 파트다.(웃음)
어릴적 별명 기린. 목이 길고 키가 커서 기린이라고 불렸다.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단점 종종 동네 바보처럼 허술하다.
지금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은 말 우리 빅톤 많이 사랑해주시고 월드 스타가 될 수 있게 응원해주세요.
되어보고 싶은 드라마 주인공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박보검 선배님이 연기한 ‘이영’.
타임머신이 있다면 가보고 싶은 시간 내가 스물다섯 살이 되는 순간. 그때 내가 얼마나 성장하고, 또 빅톤이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지 무척 궁금하다.
다시 태어난다면 또다시 나로 태어나고 싶다. 지금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하고 싶다.
외계인을 만난다면 와! 진짜 신기해.
최근 가장 행복했던 순간 팬들을 직접 만났을 때.
살면서 꼭 배우고 싶은 것 마셜 아츠(동양의 무기를 쓰지 않는 무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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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이 사는 세계

윤계상
블랙 코트, 그레이 반소매 티 모두 루이 비통(Louis Vuitton).

윤계상이 연기한 몇몇의 인물들은 우리가 사는 현실 어딘가에 존재할 것처럼 일견 평범한 듯하지만 진정한 자신은 꾹 누른 채 살아가는 위태로운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소수의견>에서 약자를 위해 국가를 상대하는 가난한 변호사가 그렇고 드라마 <라스트>에서 욕망에 사로잡혀 흔들리는 남자가 그렇다. 또 윤계상은 <굿와이프>에서 완벽해 보이지만 외로운 감성이 묻어나던 ‘서중원’을, 최근작 <죽여주는 여자>에서 장애를 가진 이웃 청년 ‘도훈’을 연기했다. 이렇게 우리의 일상과 닮은 배경 속 인물을 주로 맡아온 그가 올해는 유난히 어둡고 잔혹한 세계로 들어간다.

강윤성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 <범죄도시>의 크랭크인을 목전에 둔 윤계상은 극악무도한 조직 폭력배 두목을 연기한다. 배우의 길에 들어선 이래 처음으로 잔혹한 악역을 맡은 그는 요즘 온 힘을 다해 자신을 가다듬고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가수로 활동한 기간보다 두 배가 훌쩍 넘는 배우의 삶 동안 오로지 연기에 대한 생각만으로 스스로를 이끌어온 그가 무자비한 악인으로 변신해 또 한번 승부수를 던진다.

 

윤계상
블랙 재킷, 팬츠, 셔츠 모두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최근 몇 년간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 와중에 god 활동까지 놓치지 않았다. 작품을 할 때마다 그저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큰 에너지 소모는 없었던 것 같다. 정말 재미있으니까 힘들지 않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는 편인가? 사실 20대 무렵까지만 해도 스스로를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끼가 많은 것 같지도 않았고. 그런데 배우가 되고 나이가 들어가니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졌다. 연기를 시작하고 한 작품씩 쌓아가면서 무언가를 느끼게 됐다. .

그 무언가는 뭘까? 배우라는 직업은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준 일이다. 나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또 예민하기도 하고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건 전혀 못 보는 타입이다. 연기라는 일 자체가 이런 내 성향과 꼭 맞는 것 같다. 어느 캐릭터를 맡으면 한동안 새로운 사람으로 사는 데에만 몰입해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god 전국 투어 콘서트를 한다고. 너무 좋다. god로 무대에 오를 때면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사실 배우로는 13년 차지만 god로 활동한 기간은 5년밖에 되지 않는다. 오히려 배우로 사는 게 더 익숙하다. 그래서 무대에 오를 때마다 엄청 긴장한다. 제대로 서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런데도 일단 무대에 서면 더없이 행복하다. 눈앞에서 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좋고. 몸져누웠다가도 벌떡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랄까. 5명이 있어야만 의미 있는 무대를 완성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예전과는 느낌이 많이 다른가? 어릴 적 데뷔할 당시에는 솔직히 내 앞에 어떤 일이 펼쳐지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 모든 것이 당연한 줄로만 알았다. 나이가 들면서 깨달았다. 아, 내가 기적처럼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

가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와 배우로 작품을 해냈을 때 드는 성취감은 확연히 다를 것 같다. 맞다. 가수는 수많은 사람이 모인 무대에서 그간 준비해온 모든 것을 한순간에 폭발시키는 일이고, 연기는 완전히 다르다. 집중하고 가다듬고, 몇 달 동안 흐트러지지 않아야 한 작품이 완성된다.

 

윤계상
니트 스웨터 에디션 M.R 바이 비이커(Editions M.R by Beaker), 와이드 팬츠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슈즈 코스(COS).

어느 인터뷰에서 배우 윤여정이 ‘윤계상은 고집이 센 배우다. 이것저것 참 많이 하는데, 쉬운 길로는 가지 않는다’라고 한 걸 봤다.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니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해왔는지 궁금하다. 영화계에 처음 들어 왔을 때, 그러니까 <발레교습소>를 찍을 때의 초심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당시 현장에서 스태프들이나 배우들, 영화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이 작품 한 편을 위해 목숨을 걸 정도로 열렬히 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 모두들 ‘이 영화로 돈을 벌고 싶다’가 아닌 ‘이 영화가 인정을 받았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6개월간의 촬영이 끝나니 이전에 추구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소신이 생겼다. 무언가 남는 영화, 의미 있는 영화를 해야겠구나 하고. 나는 몇 십 년이 지나도 그 작품을 찍을 때 내가 무슨 생각과 의도를 갖고 있었는지가 선명히 드러나는 영화를 선택하고 싶다.

그렇다면 크게 한 방 터지는 영화를 만나고 싶은 기대는 없나? 당연히 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원해서 되는 일이 아니지 않나. 최선을 다했는데도 실패를 하고, 무조건 망할 것 같았는데 뜻밖의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열심히, 꾸준히 하면 되는 것 같다. 사실 한 5년 전쯤엔 흥행이 안 되면 억울하기도 했다. ‘왜 이렇게 근사한 작품이 인정받지 못하는 거지?’ 하는 생각에 화가 나기도 하고, 결국 내 잘못인가 싶기도 했다. 수없이 자책하고 고민하다가 많은 걸 내려놓았다. 연기라는 일을 평생 할 거라 생각하니까 급한 마음이 사라졌다. 시행착오와 실패는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오히려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하게 됐다. 지금은 이렇게 꾸준히 작품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드라마 <굿와이프>의 ‘서중원’부터 영화 <죽여주는 여자>의 옆집 청년 ‘도훈’까지 맡아온 역할이 무척 다양하다. 똑같은 역할은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늘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고 싶은 이상한 욕망 같은 게 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그 순간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관심을 두는 것에 영감을 받는 편이다. 살면서 누구든 그때그때 삶의 우선순위가 달라지지 않나. 그래서 내가 연기한 인물들은 인간 윤계상이 당시에 빠져 있는 감정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그런 작품을 일부러 찾는 건 아니고, 그냥 시나리오에 몰입해 자연스럽게 선택한다. 돌이켜보면 각 작품마다 캐릭터가 처한 상황이나 겪고 있는 시간, 배경이 모두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모두 자신이 어떤 자아를 가지고 살아가는지 잘 모르는 남자,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내면은 극도로 불안정하고 흔들리는 인물들이다.

 

강윤성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 <범죄도시>의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이번엔 어떤 인물을 연기하나? 배우로서 가장 도전해보고 싶었던 색깔의 역할이다. 사실 흥행성, 연기력, 스타성을 모두 갖춘 배우들에게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들어오는데, 나는 그 1퍼센트 안에 속한 배우가 아니다. 그래서 그렇게까지 폭넓은 시나리오를 받아보지는 못한다. 서중원처럼 젠틀한 역할, 그저 순하게 사랑하는 남자, 혹은 흔들리는 청춘을 대변하는 인물 정도다. 보통은 그런 역할의 제안이 반복적으로 들어오는데, 이번 영화는 다르다. <범죄도시>에서는 엄청난 악역을 맡았다. 사람도 쉽게 죽이고, 돈이면 뭐든지 하는 잔혹한 역할이다. 지금까지 연기해온 캐릭터들과 완전히 달라서 욕심이 났다.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제대로 해내고 싶다. 배우로서 또 한번 승부를 걸어볼 기회라 생각한다.

꾸준한 작품 활동과 동시에 god로, 전혀 다른 사업가로 지낼 때도 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영역이 또 있을까? 글쎄. 작품에 들어갈 땐 오로지 연기만 생각한다. 일상에 별다른 게 없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뭐 다른 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새로운 것을 꿈꾸기도 하지만 아직 그게 뭔지 정확히 찾지 못했다. 우선은 영화에 온 힘을 다할 생각이다.

별다른 게 없는 일상은 어떤 모습인가? 그냥 똑같다. 늘 만나던 사람들 만나고, 먹고 자고. 거의 집에 머문다. 집에서 <무한도전> 본다.

왠지 10년, 20년이 지나도 윤계상은 지금 이대로의 모습일 것 같다. 인생은 모르는 거니 뭐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연기를 계속하고 있으리라는 건 분명하다. 단지 미래의 나는 조금 더 여유롭게 여행도 떠나고 취미도 즐기는 사람이 되어 있길 바란다.

 

윤계상
셔츠와 체크 팬츠 모두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윤계상
스트라이프 셔츠 유니클로(Uniqlo), 블랙 팬츠 비이커(Be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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