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oming Scene

지수 젬스톤 리본 장식이 로맨틱한 슬리브리스 블라우스와 스커트, 니삭스 모두 미우미우(Miu Miu).
제니 스퀘어 비즈 장식 보디수트, 골드 시스루 튈 스커트 모두 디올(Dior).
리사 도트와 하트 무늬 실크 드레스 디올(Dior).
로제 체크무늬 드레스와 니삭스 모두 미우미우(Miu Miu).
핑크 러플 장식 시폰 블라우스 프라다(Prada).
제니 스퀘어 비즈 장식 보디수트 디올(Dior).
리사 도트와 하트 무늬 실크 드레스 디올(Dior).
오렌지색 니트 슬리브리스 원피스, 네크리스 모두 샤넬(Chanel).
플로럴 프린트 엠브로이더리 베스트와 안에 입은 잔 꽃무늬 실크 블라우스, 쇼츠 모두 루이 비통(Louis Vuitton).
지수 핑크 니트 크롭트 톱과 체크무늬 스커트, 투톤 펌프스 모두 펜디(Fendi).
제니 로맨틱한 플로럴 프린트 원피스 지암바티스타 발리(Giambattista Valli), 슈즈 지미추(Jimmy Choo).
리사 셔츠 원피스 에센셜(Essentiel).
연핑크 니트 톱과 안에 입은 날염 프린트 실크 셔츠, 스커트 모두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Michael Kors Collection), 스틸레토 힐 알도(Aldo).

데뷔한 지 1년 반이 지났어요. 5년의 연습 기간까지 합하면 긴 시간을 함께했죠. 지금의 자리까지 잘 와준 서로를 칭찬하며 인터뷰를 훈훈하게 시작해볼까요? 지수 제니는 항상··· 서로 없을 때 대답하면 안 될까요?(웃음) 제니는 항상 블랙핑크만의 색을 만들고, 그 색이 확실히 드러날 수 있도록 고민하고 행동해요. 제니 아, 감사합니다.(웃음) 로제는 연습생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늘 열심히 해요. 그 태도만으로도 팀 전체에 좋은 자극을 줘요. 로제 우리 리사는 막내로, 또 친구로 늘 해피 바이브를 주는 사람이에요. 타인을 위로할 줄 알고, 힘이 될 줄 아는 아이요. 리사 (민망해서) 못 듣겠어요. 지수 죄송합니다. 저희가 이런 일이 잘 없어서···.(웃음) 제가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리사는 인간 비타민! 리사 지수 언니는 맏언니만의 리더십이 있어요. ‘우리 이렇게 하자, 하자’ 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힘을 불어넣어줘요.

<블핑하우스>가 방송 5회 만에 누적 조회수 4천만 뷰를 넘었어요. 첫 단독 리얼리티 프로그램인데도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던데요. 로제 어느 순간부터는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도 잊고 지냈어요. 방송을 보고 나서야 아, 그때도 찍고 있었구나 했죠.

모니터하면서 이불킥 할 만한 장면은 없었어요? 그때 왜 그랬나 싶고. 지수 나중에 하게 되지 않을까요? 내년쯤엔 다시 보지 못할 것 같 아요. 제니 내년이 뭐야, 다 끝나고 보기만 해도. 지수 맞아, 맞아.

4명이 자매처럼 친해 보였어요. 제니 연습 기간이 길기도 했지만 저희처럼 합숙 기간이 긴 팀도 드물거든요. 같이 산 지 7년 정도 되니 이제 저희에겐 숙소가 집이고, 멤버들이 가족이에요. 지수 가족처럼 가까이 지내면서도 서로 지킬 건 지키는 터라 더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제니 생활과 관련한 것 들은 각자 알아서 잘하는 편이고요. 이제는 서로를 워낙 잘 알아서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누군가 힘들어 보이면 혼자 있을 시간을 주기도 하면서 방해하지 않으려 해요. 이제 그 정도는 잘 맞춰진 것 같아요.

여럿이 섞여 바쁜 와중에도 지키고 싶은 나만의 모습이 있다면요? 리사 멤버들이 말해준 인간 비타민의 모습? 그렇게 쭉 가고 싶어요. 해피하게···. 로제 쉽게 감동하고 쉽게 빠져들고 설레는 저의 모습을 계속 지켜가고 싶어요. 이런 게 가끔씩 콤플렉스일 때도 있는데 그 또한 제 모습이니까요. 제니 저는 어릴 때부터 이런저런 걸 많이 배웠거든요. 아무래도 데뷔할 때까지는 여기에 집중하다 보니 다른 시도들은 하지 못했는데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배우고 직접 해보고 싶어요. 모험심을 잃지 않고 살고 싶어요. 무엇이든 배우면서. 블랙핑크 와!(박수) 제니 박수 뭐야.(웃음) 지수 생각이 많은 편이라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해요. 읽고 쓰는 일이 중요해서 그걸 제대로 못하면 방황하게 되더라고요. 그 습관을 계속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블랙핑크는 현재를 충분히 즐기고 있나요? 제니 저희는 4명 모두 욕심도 많고, 꿈도 커요. 누군가는 지금까지 이뤄낸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즐겨도 좋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 스스로는 앞으로 해내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해요. ‘다음에는 이런 걸 해보자’ 하는 태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즐기기보다는 긴장하며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매사에 긴장하고 힘을 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지수 꿈을 이루고 나면 허무해질 수도 있잖아요. ‘어? 이제 어떡하지?’ 하는 느낌이요. 그런데 저희는 ‘이거 다음에는 이거, 그리고 그다음에는 다른 이거’ 하며 다음을 더 생각해요. 다행히 모두 같은 마음이라 힘내서 활동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니 맞아요. 서로 재촉해요. 더 해야 한다고.

로제 레이스 튈 가운 블루마린(Blumarine), 슈즈 레이첼 콕스(Rachel Cox).
지수 화이트 레이스 미니 원피스 산드로(Sandro).
제니 오프숄더 도트 무늬 원피스 블루마린(Blumarine), 스틸레토 힐 알도(Aldo).

4명의 멤버가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은 뭐예요? 제니 자만하는 게 아니라 저희는 각자 서로에게 보이는 가능성을 믿어요. 저 역시 멤버들을 봤을 때 더 잘할 수 있는 걸 알고, 더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누군가 이런 믿음을 보이면 더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잖아요. 그렇게 서로 함께 나아가는 것 같아요.

그런 이유에서인지 이례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요. ‘불장난’, ‘휘파람’, ‘붐바야’ 등 유튜브 1억 뷰 뮤직비디오를 네 개나 만들었고, ‘마지막처럼’은 2억 뷰 돌파 기록을 세우는 등 모든 순위를 새로 쓰고 있죠. 이런 기록은 부담인가요, 원동력인가요? 지수 부담이라기보다 그다음을 준비할 때 즐거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는 원동력이에요. 저희를 찾아봐주고, 지켜봐준다는 사실만으로도요. 로제 수치나 상은 저희한테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열심히 해서 사랑을 받는 거니까. 노력한 데 대한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넷이서 되게 즐거워해요.

부담에 짓눌리는 성향은 아니군요. 지수 네, 저희는 4명 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꿈을 꿀 수 있는 것 같아요. 큰 상을 타고, 기록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이런 걸 하면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할까?’가 더 궁금해요. ‘이거 하면 대박 날까?’보다는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까?’에 더 초점을 둬요.

<마리끌레르> 코리아 창간 25주년 커버 모델로서 10, 20대 여성을 대표해 각자 생각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를 내려볼까요. 지수 아름다움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따라 결정된다고 믿어요. 스스로 어떤 부분을 마음에 안 들어 하면 그 부분만 보이듯 말이에요. 타인의 시선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바라 보는 스스로의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로제 스스로 가장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표정이나 태도에서 드러나는 여유로움과 행복이 그 사람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제니 두 사람의 말에 모두 동의해요. 하나 더 보태면 언제나 사랑으로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미워하는 누군가가 생겨도 그걸 내 속에 있는 사랑으로 감싸는 사람이요. 그걸 해낼 수 있다면 아름답고 멋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로제 오늘 뭔가 되게 많이 배우고 가는 느낌이야. 리사 언니들이 다 말한 것 같아요. 어제 결혼식 가서 느낀건데 누군가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몰라요. 거기까지요.(웃음)

태양 씨 결혼식 말이죠? 지수 리사가 감동받아서 울려고 하더라고요.

나다운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시대죠. 누군가 ‘블랙핑크답다’라고 말했을 때 그건 어떤 의미였으면 좋겠어요? 제니 멋있고 새롭다? 그리고 카리스마있고 예쁘고 귀여운, 섹시한 모습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욕심일 수 있겠지만 ‘블랙핑크스럽다’는 말이 이 모든 걸 함축했으면 좋겠어요. 지수 제니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저희는 항상 이 앨범에서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까, 어떤 포인트를 만들까를 많이 생각하거든요. 블랙핑크가 선보이는 것들이 새롭고 처음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저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거예요.

다음 앨범 준비는 잘되고 있나요? 힌트를 주자면요? 제니 곡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다음 앨범이 정규 앨범이 됐든 미니 앨범이 됐든 몇 곡이 될지는 아직 말하진 못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곡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긴 하고 싶어요. 그중에서 또 어떤 곡들이 공개될지도 모르지만요. 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 ‘마지막처럼’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건 장담해요.

마지막으로 여성 팬이 많은 걸 그룹이기도 하죠. 또래의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제니 영어로 하면 ‘Love yourself’라고 하잖아요. 블랙핑크도 팬들도 지금 자신을 만들어나가는 시기 같아요. 타인에게 영향 받지 않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고 행복한 일을 찾아서 내면과 외면을 건강하게 쌓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블랙핑크 와!(박수)

 

지수 리본 장식 블레이저와 슬리브리스 실크 블라우스, 스커트, 니삭스 모두 미우미우(Miu Miu).
로제 체크 무늬 슬리브리스 원피스와 위에 덧입은 튈 드레스, 니삭스 모두 미우미우(Miu M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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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의 봄

화이트 시폰 블라우스 허환 시뮬레이션 바이 디누에, 네이비 팬츠 문탄
핑크 드레스 레하 바이 디누에

ROSE PETAL

입술과 뺨을 분홍빛 장미 꽃잎처럼 여린 색으로 물들인 청초한 로즈 메이크업. 라이프 컬러 팔레트 아이 #4 네스의 리치코르크를 눈두덩에 펴 발라 눈매를 그윽하게 표현하고, 코튼코랄을 눈 밑에 좁게 펴 발라 화사함을 더한다. 볼은 라이프 컬러 팔레트 치크 #4 키라팝의 피오니페탈과 클리어체리를 섞어 브러시에 묻혀 광대뼈를 중심으로 둥글리듯이 바른다. 입술에는 마른 장미 빛깔의 라이프 컬러 립 크러쉬 매트 #12 라이더 자켓 온을 입술 안쪽에 바르고 립 브러시를 이용해 입술 바깥쪽으로 퍼뜨린다. 제품은 모두 잇츠스킨.

화이트 드레스 부리, 베이지 오간자 스커트 문초이
화이트 드레스 부리

WARM PEACH

복숭앗빛으로 물든 뺨과 생기 있는 로즈 코럴 톤 입술이 밝고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피치 메이크업. 라이프 컬러 팔레트 아이 #4 네스의 플랫 화이트를 눈두덩에 얇게 바르고, 라이프 컬러 팔레트 치크 #4 키라팝의 댄디피치를 볼에 넓게 펴 바른다. 입술에는 로즈 코럴 컬러의 라이프 컬러 립 크러쉬 매트 #15 댓츠노웨이를 연하게 발라 물들인 듯한 느낌으로 표현한다. 제품은 모두 잇츠스킨.

블랙 오프숄더 드레스 지컴퍼니 바이 디누에

PURE RED

투명한 피부와 번진 듯한 붉은 입술이 어우러진 청순한 레드 메이크업. 라이프 컬러 팔레트 아이 #4 네스의 플랫화이트를 눈두덩에 연하게 펴 바른 다음 브러시에 라이프 컬러 팔레트 치크 #4 키라팝의 댄디피치를 묻혀 볼을 가볍게 쓸어준다. 입술은 브릭 레드 컬러의 라이프 컬러 립 크러쉬 매트 #18 덤애스를 입술 안쪽에 바르고 립 브러시로 자연스럽게 그러데이션한다. 제품은 모두 잇츠스킨.

핑크 드레스 레하 바이 디누에

대한민국 국민 중 단 한순간도 김연아의 팬이 아니었던 사람이 있을까.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최정상의 자리에서 은퇴한 지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김연아는 평창동계올림픽의 홍보대사로, 영원한 피겨 여왕으로 우리 곁에 남았다. 올림픽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막바지 홍보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연아를 만났다. 미세먼지로 하늘이 온통 희뿌옇던 전날과 달리 촬영 날은 모처럼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말간 얼굴에 긴 코트와 청바지 차림의 김연아가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수줍게 인사하는 모습이 스무 살 소녀 같았다. 시간이 비켜 가기라도 한 것처럼 4년 전 그 모습 그대로였다. 늘 변함없는 모습을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수줍게 웃는 그녀. “알게 모르게 늙어가고 있어요.(웃음) 한창 선수 생활을 할 때는 성장기여서 체중 조절을 해야 했는 데 스무 살 이후로는 식욕이 줄고 체중도 거의 변함이 없어요. 운동을 쉬면 근육이 쉽게 빠지는 타입이라 은퇴 이후에는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집에서 혼자 근력 운동을 해요. 근데 점점 귀찮아져서 요즘은 거의 안 하고 있어요.”

잠시 뒤, 촬영 준비를 마친 김연아가 카메라 앞에 섰다. 아이처럼 자그마한 얼굴을 장밋빛으로 물들이고 곱슬거리는 웨이브 헤어를 더하자 살아 움직이는 인형 같다. 김연아는 잠시 긴장한 듯했지만 촬영이 시작되자 능숙하게 포즈를 취했다. 은퇴 후에도 CF 퀸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화보 촬영은 여전히 낯설다고 했다. “헤어피스를 잔뜩 붙이고 인형처럼 머리를 부풀린 모습을 거울로 처음 봤을 때는 조금 무서워 보였는데 사진으로 보니 마음에 들어요. 의상도 평소 잘 입지 않는 디자인이 많아서 걱정했는데 새로운 걸 시도해보는 게 즐거워요. 평소에는 아주 편한 스타일의 옷만 입거든요(웃음).”

아침에 시작된 촬영이 해 질 무렵이 되어 끝이 났지만 데뷔 때부터 함께 해온 스태프들과 같이 한 때문인지 촬영장 분위기는 따스하고 편안했다. “오랜 시간 서로 신뢰가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관계를 소중히 생각하는 편이에요. 가족이든, 친구든, 함께 일하는 분들이든 제가 진심으로 대했을 때 상대방도 믿음을 주면 내가 잘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김연아의 앳된 얼굴만 보면 나이를 짐작하기 어렵지만 올해로 스물아홉 살이 되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은퇴하기 전부터 참여해왔던 평창동계올림픽 개막도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많은 분이 마음을 모아 준비한 만큼 잘 치러야 할 텐데 하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에요. 은퇴하고 나서 후배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을 지켜 보는 마음은 제가 선수일 때랑은 또 다르더라고요. 국가대표로 선발되기까지의 힘든 과정을 너무 잘 아니까 올림픽 출전이 결정된 선수들을 보면 기특하고, 아쉽게 탈락한 선수들을 보면 얼마나 간절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안쓰러워요. 무엇보다 출전한 선수들이 부상 없이 올림픽을 잘 마쳤으면 좋겠어요.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올림픽이 전부는 아니니까 남은 선수 생활을 즐겁게 잘 마치기를 바라고요.”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의 계획을 묻자 김연아는 잠시 쉬고 싶다고 했다. “올림픽이 끝나면 홀가분하게 잠시 쉬고 싶어요. 사람들은 제가 굉장히 바쁠 거라고 짐작하는데 사실 직장을 다니는 건 아니기 때문에 틈틈이 여유를 즐기고 있어요. 쉴 때는 음악을 듣거나 영화나 공연을 보는 걸 좋아해요. 여행도 종종 다니고요. 특히 음악을 들으면서 위로도 받고, 행복감을 느껴요. 은퇴한 직후에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는 걸 주저했는데 막상 가보니 아무도 저한테 신경 쓰지 않더라고요.(웃음) 그 사실을 깨달은 뒤로는 공연도 자주 보러 다니고 국내 여행도 많이 다녔어요. 은퇴 후 지난 4년간 자유 시간을 충분히 누린 것 같아요.”

20대에 누구보다 많은 것을 이룬 김연아. 그에게 20대의 마지막 해를 맞은 기분을 물었다.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가 제 인생에서 굉장히 강렬했던 시기라 아직까지 그때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스물아홉이라는 사실이 실감 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특별하지는 않아요. 피겨스케이팅 선수라는 직업의 특성상 성공도 은퇴도 다른 사람보다 이른 시기에 찾아왔지만 그렇다고 남은 삶을 놓아버리고 살 수는 없으니까요. 전에는 내가 유명해지려고 운동 한 것도 아닌데 유명세 탓에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힘들게 느껴진 때도 있었어요. 지금은 진심으로 저를 응원하고 아껴주시는 주변 분들이 있어 감사해요. 행복과 성공의 기준은 저 자신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불행하다고 느끼지 않으면 행복한 것이 아닐까요? 목표한 일에 최선을 다해 미련이 남지 않고 스스로 만족하면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해요.”

오버사이즈 재킷과 화이트 와이드 팬츠 모두 문초이, 화이트 톱 레하 바이 디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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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der Free – 문소리

그레이 드레스 파비아나 필리피(Fabiana Filippi).

문소리의 고민

“사회 여러 층에서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줄을 잇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발전적으로 이어져야 하지 않겠나. 오래된 문제라 하루아침에 달라지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폭로가 피해자에게 최선의 자기표현 수단이며 극복 방법인 것은 분명하다. 좋지 않은 일을 겪고도 지금껏 입밖에 내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용기를 내 털어놓았으면 한다.” 얼마 전 ‘미래의 여성지도자상’을 받은 배우 문소리는 수상 소감에서 영화계 성폭력을 비롯한 젠더 이슈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떤 행동을 할지 고민 중이라 밝혔다. 그리고 그런 고민이 영화인들의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화제작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와 임순례 감독은 영화판의 변화와 성장을 위해 ‘든든’이라는 성폭력 상담 창구의 대표를 맡아 성폭력 피해 영화인과 함께 고민하고 업계의 문제를 해결해나가기로 했다. “배우로 20년 가까이 살아오며 이 업계가 여성에게 얼마나 폭력적이고 위험한 곳인지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점은 여성 영화인뿐만 아니라 남성 영화인도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변화를 만들어나가야 할 때고 그러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요즘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같은 여성으로 화가 나기도 하고 지금껏 방관한 건 아닌가 하는 자기반성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긴 시간을 배우로 살아왔기에 페미니즘이나 젠더 이슈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의지가 생긴 것은 분명하다. “영화와 함께해온 삶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고, 나를 성장하게 해주었으며, 즐거움을 주었다. 배우로 살아오며 연기를 통해 경제적 보상과 성취감을 얻은 것 외에도 삶에 관해 여러 가지를 배웠고, 그러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기도 했다. 내 인생은 연기 활동으로 조금씩 성장해온 셈이다. 어쩌면 그저 운명일 수도 있지만.” 돌이켜보면 배우의 세계에 발 디딘 초반에는 지금만큼의 부담감이나 책임감은 없었지만 오히려 여성이라 느끼는 두려움이 컸다. “두려움을 안고 일하면 에너지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이 세계에 막 진입한 배우들이 두려움으로 소진하는 에너지를 오롯이 연기에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어찌어찌 지금껏 잘 헤쳐왔지만 그렇게 끝낼 문제가 아니다. 이제 중견 영화인의 자녀들이 부모의 뒤를 이어 영화계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도 딸을 가진 엄마로 젠더에 대한 고민의 폭을 나와 내 주변인으로 한정하지 않고 그 고민이 더 나은 앞날을 위해 다음 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한두 사람의 전사 혹은 혁명가만으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변화란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쇼 비즈니스 업계는 섹슈얼리티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그게 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속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또 이 업계는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서류로 업무상의 전달을 하고, 퇴근하면 각자의 삶이 있는 직종과는 다르다. 촬영이 끝나고 주변의 누군가와 술을 한잔 할 수도 있고 작업실에서 만나 의견을 나눌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이 범죄 행위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며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어서도 안 된다.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북유럽에서는 영화를 제작할 때 참여하는 여성 영화인 수를 쿼터제로 보장하고 영화마다 젠더 감수성 등급을 매긴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유럽에 비해 젠더 이슈를 둘러싼 변화의 속도가 더디다. 그나마 희망적인 점은 유럽에서 이러한 변화가 시작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독일의 페미니스트가 쓴 책을 읽었는데 30년 전의 독일 사회는 젠더적 관점에서 상상 이상으로 구시대적이었다. 하지만 지금 독일에 살고 있는 지인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 나라는 여성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혼자 낳아 키우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다고 하더라. 독일도 지금의 변화를 이룬 게 오래되지 않았다는 거다. 그렇다면 우리도 해낼 수 있지 않겠나. 그러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 물론 사회가 쉽게 변하진 않겠지만 변화를 갈망하는 의지가 모이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열심히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야 할 때다. 그러다 보면 내 딸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훨씬 나아져 있겠지.”

네이비 수트 파비아나 필리피(Fabiana Filip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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