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에릭 남

에릭남 에릭남화보 캘빈클라인진 투델로
와인색 터틀넥 톱, 오렌지색 패딩 재킷, 로고 장식 데님 팬츠, 데님 재킷 모두 캘빈 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목걸이 투델로(2dello).
에릭남 에릭남화보 프라다 프라다패딩
빈티지한 브라운 레더 코트, 화이트 패딩 집업 점퍼 모두 프라다(Prada).
에릭남 에릭남화보 투델로 비이커 에이치앤엠 알쉬미스트
울 체크 코트 비이커(Beaker), 데님 팬츠 에이치앤엠(H&M), 티셔츠 알쉬미스트(R.Shemiste), 액세서리 모두 투델로(2dello).
에릭남 에릭남화보 발리 이자벨마랑옴므
레더 집업 재킷, 스웨이드 재킷, 코듀로이 팬츠 모두 발리(Bally), 슈즈 이자벨 마랑 옴므(Isabel Marant Homme).

 

에릭 남을 처음 봤을 때, 예상과 사뭇 다른 결의 이야기를 쏟아내서 앞으로 좀 더 다가가서 앉았다. 싫어하는 것, 그때의 자신을 괴롭게 하는 것들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에릭 남은 무엇보다 음악을 좀 더 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몇 달 뒤 나에게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던 음악들과 비슷한, 팝의 색채가 강하게 가미된 미니 앨범을 냈고 곧 전 세계를 돌며 투어 공연을 펼쳤다. 상황은 작년보다 좋아진 것처럼 보이는데도 1년 만에 만난 그는 여전히 많은 물음표에 둘러싸여 있다. 퍼포머로 남아 있지는 않겠다는 오기, 증명해 보이고 싶다는 포부, 음악에 대한 순수한 애정. 그가 품은 발전적인 고민들은 결국 에릭 남이 가고 싶은 길로 그를 데려다줄 것이다. 에릭 남이 10월 말 싱글 앨범으로 발표하는 ‘Miss You’는 수록 곡으로 두기엔 아까워서 따로 내게 된 그의 자작곡이다. 그 곡을 들어보면 에릭 남이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조금은 알 수 있다.

1년 전에 만났다. 그때와 지금, 어떻게 달라진 것 같나? 많이 내려놓았다. 그게 더 편하다. 스트레스는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다 받는 것 같고, 지금 겪 는 일이 그 사람한테는 늘 제일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 편하게 생각하려고 하는 게 강해졌다.

미니 앨범도 내고 해외 투어도 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 캐나다 밴쿠버와 토론토, 미국의 12개 도시, 멕시코와 자카르타, 홍콩 등에 다녀왔다. 지금도 계속 왔다 갔다 하는데 정신없이 지내서 좋았다. 공연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니라 이렇게 긴 투어가 재밌기도 했고 ‘가수가 하는 일이 이런 거구나’라고 처음 느꼈다. 한국에서 공연을 마지막으로 한 게 2015년이었다. 3년 반 전이었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내 공연에 와서 노래를 같이 해주는 게 가수의 일인 것 같다.

작년 인터뷰 때는 음악 활동에 대한 갈증이 있어 보였다. 좀 풀린 것 같나? 풀고 있는 것 같다. 작년에 인터뷰한 뒤 연말까지 아무것도 안 했다. 다 내려놓고 쉬어야 다른 걸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 심리 상태로 쭉 가면 나는 물론 보는 사람들에게도 안 좋을 것 같아서 회복을 하고 새로운 시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올 4월 미니 앨범을 내고 투어를 갔다 오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다. 더 많이 해야 하는데 몸이 하나니까.(웃음) 일에 많이 관여하는 편이라서 시간이 빨리 가버렸다.

4월에 낸 미니 앨범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 좋아하는 장르가 많아서 곡을 어떻게 추리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그 미니 앨범은 어떻게 구성했나? 제일 하고 싶은 음악들을 조금씩 맛보기로 보여준 것 같다.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다 보니 욕심이 나서 들려주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다 담을 수는 없으니 자연스럽게 내가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던 노래 위주로 선곡했다. 멕시코에서 영상을 찍는 등 이미지나 외적인 것들도 전과 다른 색깔을 시도했다.

작사와 작곡을 겸한다. 영어로 작사할 때와 한국어로 작사할 때가 많이 다를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영어로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한국어로 번역하거나 아예 내용을 바꾸는데, 이게 제일 어려운 작업이다. 저번 타이틀 곡 ‘솔직히’도 영어 가사에서 한국어로 바꾸는 데 오래 걸리고 힘들었다. 작사가 가장 어렵다.

새 싱글 앨범의 곡인 ‘Miss You’도 직접 작사했나? 그렇다. 원래 이 노래가 미니 앨범의 수록 곡이었다. 하지만 회사에서 반응이 좋고 나도 좋아하는 곡이라 수록 곡으로 두기 아까웠다. 그래서 가을에 따로 포장해서 내는 거다.

오늘 에릭의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촬영을 했다. 들어보니 ‘Miss You’ 도 미니 앨범의 곡들도 모두 에릭의 취향으로 채웠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번에도 미니 앨범으로 내려 했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일단 싱글 앨범으로 내기로 했는데 문제는 써놓은 곡이 점점 유행이 지난 느낌이 든다는 거다. 나머지 곡들은 어떡하지? 겨울에도 발라드로 싱글 앨범이 나올 예정인데 그것도 써놓은 지 1년이 넘었다. 다행히 그 노래는 한국 정통 발라드 느낌이라 유행이 지날까 걱정되지는 않는다. 사실 지금 갖고 가는 나의 색깔은 ‘팝’인데 갑자기 한국 색깔의 곡을 내는 게 맞는지도 고민이다. ‘Miss You’와 그 곡을 내고 미니 앨범을 냈을 때는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아예 다 새로 써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웃음)

 

에릭남 에릭남화보 폴로랄프로렌
헤링본 재킷, 니트 타이, 블루 셔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곡을 쓸 때 어떻게 작업하나? 거의 다 해외에서 작업한다. 미국에 가면 프로듀서, 멜로디를 함께 쓰는 분들이 있는데 적으면 3명, 많으면 5명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곡이 나온다. ‘Miss You’도 최근 나에게 있었던 일들을 말했더니 그걸로 곡을 써보자고 해서 작업한 곡이다. 주로 내 일상 속 일 들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하게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 않나? 나의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어서 직접 작업물을 만드는 거니까. 그렇다. 겨울에 발표할 발라드는 영어로 작사해놨는데 한국어로 도저히 가사를 쓸 수가 없어 그룹 ‘데이식스’의 친구에게 도움을 받았다. 내 아이디어를 듣고 한국어로 잘 해석해줬다.

뮤지션 친구가 많고 그들에게 음악적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더 받았으면 좋겠다.(웃음) 조금 더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작업했으면 하는데 너무 바쁘다 보니 가끔은 친구들이 섭섭함을 토로한다. 최근 오래된 친구에게서 ‘우리는 널 제일 친한 친구로 생각하는데 너는 우리를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너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바쁘게 지내니까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음악을 같이 하는 친구들도 나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 모르겠다, 노력하는데 쉽지는 않다.

어떻게 대답했나? 무슨 말인지 알겠고, 왜 그렇게 느끼는지 알 것 같아서 서운했으면 미안하다고 했다. 아무래도 전보다 소홀해질 수밖에 없으니까. 서운해하는 건 이해하는데 그건 내 성격인 것 같다.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고 사람들 만나는 것.

그런 기운이 되레 좋아 보인다. 작년에는 사람들에게 많이 지친 느낌이었다. 맞다. 그래서 많이 쉬었고 8월부터 11월까지 아무것도 안 했다. 누군가는 그 시간이 아깝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너무 필요했고 중요한 시기였다. 충전을 잘한 것 같다. 새로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있다고 들었다. 하나는 외국에서 할머니들을 모시고 와 그분들이 직접 만든 각 나라의 음식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거다. 거기서 내 역할은 ‘제일 귀엽고 사랑스러운 손자’라고 하더라.(웃음) 또 하나는 배우들과 남미에 가서 멸종 위기의 동물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는 프로그램이다.

재미있을 것 같다. 근데 너무 멀다. 여행 가는 걸 좋아하지만 최근 여행 예능인 <오지의 마법사>를 비롯해 야외 촬영을 많이 했는데 너무 리얼하니까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갔다 오면 좋은 추억이 남는다. 이번에는 우리가 다큐멘터리를 기획해서 찍는 것이라 새로울 것 같아 재밌게 해보려 한다. 잠시 쉬다가 다시 예능 활동을 하니까 상황 파악을 계속 하고 있다.

매번 새롭나? 그렇다. 대중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이제는 잘 모르겠고, 인기나 유행이 몇 개월마다 빠르게 변하니까 ‘나는 여기서 무슨 일을 해야 하지? 어떤 역할이지?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한 번 더 고민하게 된다. 영어를 쓰는 일도 좋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지겹지 않을까? 식상해진 거 아닐까? 불안할 때도 있고, 한편으론 사람들이 나를 봐주는 대로 편하게 가는 것도 좋을 듯싶고. 4월에 앨범 낼 때도 다른 색깔과 이미지를 시도해보려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잘 맞는 변화고 좋았지만 주변에서 가사가 에릭 남에게는 기대하지 않는 내용이라 매칭이 안 된다는 의견이 있었다. 내가 쓴 가사들은 솔직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인데 ‘에릭 남은 러블리하고 로맨틱해서 발라드를 불러야 하는데 왜 이런 내용을 썼지?’라는 시선이 있다 보니 ‘나는 그런 음악밖에는 할 수 없나?’ 싶었다. 그 안에서 내 중심이나 색깔을 잡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에릭남 에릭남화보 캘빈클라인진 투델로
와인색 터틀넥 톱, 오렌지색 패딩 재킷, 로고 장식 데님 팬츠, 데님 재킷 모두 캘빈 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목걸이 투델로(2dello).

앨범을 들어보면 에릭이 원하는 음악이 뭔지 생각보다 뚜렷하게 보인다. TV에서 비춰지는 이미지가 그의 작업물에도 그대로 투영된다면 누구든 별로 매력적이지 않을 것 같다. 에릭 남이 음악에서조차 로맨틱한 사랑 고백만 한다면…. 나도 그런 생각이었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서 나는 좋은데 이번 ‘miss you’도 가사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었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겠지만 나는 음악을 들을 때 가사를 스스로 해석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그 가사가 좋다. 그런데 대중들은 대놓고 분명하게 ‘좋아! 싫어!’ 하는 것을 원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게 맞나? 답은 없는데 나와 가장 맞는 선택을 하는 게 어렵다.

하고 싶은 게 분명하다면 조금씩 그쪽으로 길을 만들어가게 되는 것 같다. 많은 고민 속에서 한 결정이겠지만 그게 결과물에서 보인다. 정말 큰 위로가 된다. 내가 고집하는 것을 회사와 많은 논의를 거친 결과로 내는 노래들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R&B 같은 거 해, 그게 제일 잘 먹히니까’라고 하지만 나는 내가 제일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노래를 하고 싶다. 힙합이나 R&B는 몇 년 전부터 붐이 시작됐다. 방송에서 많이 밀고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계속 시도하다 보니 요즘 인기 많은 노래들이 나오게 된 건데, 팝 쪽으로는 그렇게 밀고 가는 사람이 없는 것 같더라. 어떻게 보면 위험 부담이 크고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지만 오히려 나는 기회라고 본다.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 한국엔 없는데 내가 독보적으로 잘할 수 있는 것을 계속 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 그건 에릭 남만 할 수 있는 음악이 되지 않을까? 조금 더 고집이 생긴다. 그래서 겨울에 발표할 발라드가 고민이 되는 거다. 이게 지금까지 내가 가져온 색깔과 어울리나?

그래도 전체적인 균형이 잡혀간다는 생각이 든다. 전에는 하고 싶은데 못 한다는 고민을 했고, 지금은 하고 있는데 어떤 걸 해야 할지를 고민하니 발전하고 있는 거 아닐까? 이전 인터뷰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뭐냐고 물었는데, 오늘은 반대로 제일 좋아하는 게 뭔지 묻고 싶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만들어 내는 게 재밌다. 굳이 음악이 아니더라도 콘텐츠나 사업 아이디어. 이런저런 토론하는 것도 좋아한다. 타블로 형과 BTS의 슈가와 음악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슈가가 며칠 전에 같이 ‘북 클럽’ 같은 걸 시작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나는 한국어로 책 읽기가 어려운데.(웃음) 생각해보면 하는 일이 많아서 좋아하는 것도 많다. 무대에 서는 것이 너무 좋아서 공연 투어를 하는 동안 매일 ‘행복하다, 좋다’고 생각했다. 도시마다 공연장이 꽉 차 있었다. 백인, 흑인, 라티노들이 내 노래를 다 알고 따라 부르는 모습이 무척 신기했다.

남은 올해 한국 활동 계획은 어떤가? 예능 프로로 많이 찾아뵐 것 같고 그 사이에 곡 작업도 열심히 하지 않을까? 아, 얼마 전에 방송된 프로그램을 보고 팬들에게 메시지가 많이 왔다. 왜 나갔느냐고, 표정이 좋지 않아 보였다고. 내가 그랬나? 체해서 뱃멀미가 심했던 거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는데.(웃음) 예능 프로에서 내가 조금이라도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면 사람들이 실망한다는 걸 알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사실 계속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올해는 음악으로도 방송으로도 한 번 더 나를 재정비하는 시기가 될 것 같다. 쉽진 않지만 재밌다. 재밌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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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 건 그 사람에 게 주어진 특별한 능력이다. 낯선 남녀가 결혼을 전제로 선을 본 다는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 <선다방>에서 유인나는 그 능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ASMR을 떠올리게 하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커플들을 향해 조곤조곤 건네는 진심 어린 조언은 그 만남을 더욱 따듯하게 만든다. 하와이에서 시티 바캉스를 즐기고 돌아 온 유인나는 곧 <도깨비> 이후 2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 <진심이 닿다> 촬영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질 예정이다. 좋은 느낌이 앞선다는 그는 상대역을 맡은 이동욱과의 멋진 케미스트리를 갱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

<선다방-가을 겨울 편>이 시작됐죠. 두 시즌 연속으로 선다방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도 남다를 것 같은데요. 파릇파릇한 봄에 시작했는데 이제 제법 겨울이네요. 봄에는 봄대로, 겨울엔 겨울대로 ‘커플이란 모든 계절과 잘 어울리고 아름답구나’ 하고 느껴요. 외로운 남녀가 만나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하지만 호감이 사랑이 되고 그 사랑이 유지되려면 정말 많은 노력과 기운이 따라야 하는 것 같아요. <선다방>에서 성사되는 커플이 단 한 팀이라도 진심으로 행복하고, 삶이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커졌어요.

처음 만나 어색해하는 남녀에게 때에 따라 적절하게 건네는 조언에 나도 모르게 귀 기울이게 돼요. 이성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묻지 말아야 할 것을 알려준다면요? 내가 받았을 때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 듯한 질문을 빼면 될 것 같아요. 구체적인 스펙이라든지 현실적 조건에 대한 질문은 물론 안 하는 게 좋고요. 의외로 이 질문을 많이 주고받으시던데 지나간 연애에 대한 얘기 또한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왜 헤어졌어요?” 같은 질문은 결국 부정적인 이야기를 끌고 오거든요.

모처럼 가을이 길어요. 연애하고 싶어지는 계절이죠. 연애에 있어서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이 사람이다’라고 느끼는 편인가요? 함께 있을 때도, 함께 있지 않을 때도 편안한 사람이 좋아요. 함께 있지 않을 때도 그 사람 덕분에 행복하고 편안하다면 그 사람을 놓치지 않을 것 같네요.

<진심이 닿다>를 차기작으로 결정했죠. 작품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내가 할 수 있는가 없는가.’ 이 작품을 망쳐서 괴로울 바엔 제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안 하는 게 모두를 위해 좋다고 생각해요. 사실 그게 가장 중 요할 뿐이지, 작품을 고민할 때 하기로 결심한 이유, 안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여러 가지예요. 감독님만 보고 믿고 뛰어들게 될 때도 있으니까요.

작품을 하지 않을 때 유인나의 일상은 어떻게 흘러가나요? 주로 집에 있어요. 특별할 것 없는 집순이의 하루를 보내는 편이고 종종 한강을 걷거나 수영을 가긴 해요. 그 외에는 친구들이나 가족, 매니저를 만나 맛있는 걸 먹으러 다녀요. 여행은 아주 가끔 가는 편이에요. 1년에 한 번이나 많으면 두 번.

뭘 할 때 가장 행복해요? 반대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은 언제인가요? 행복한 때는 많아요. 맛있는 거 먹을 때, 꿀잠 잤을 때, 만족스럽게 일을 끝냈을 때, 사랑에 빠졌을 때, 좋은 사람들과 모여 있을 때! 가장 스트레스받을 때는 ‘시간에 쫓길 때’ 예요. 해야 할 일은 밀려 있고 시간에 쫓겨 허둥댈 때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하던 것을 멈추고 눈을 감고 4-7-8 호흡을 하곤 해요. 4초 동안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7초간 참고, 8초 동안 입으로 숨을 내뱉는 거예요. 불면증이 있는 분들께 추천해요. 저도 원래 자기 전에 주로 하는 호흡법이에요. 하하.

올해가 두 달 남았네요. 올해의 마지막 날 뭘 하고 있을 것 같나요? <도깨비> 이후 약 2년 만에 드라마로 시청자들과 만날 것 같아요. 느낌이 아주 좋은 작품이라 기대가 돼요. 11월부터 제 일상은 드라마 스케줄로 채워질 것 같아요. 뭘 하든 살인적인 추위만 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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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COUNTDOWN

열흘간 이어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폐막식을 끝으로 무사히 긴 일정을 마쳤다. 매서운 태풍이 부산을 지나갔지만 새로운 시작점에 서겠다는 각오로 연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전처럼 많은 영화인과 관객이 찾았다. 영화 <기묘한 가족>이 개봉을 앞두고 있고, 영화 <클로젯> 촬영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배우 김남길도 개막식 사회를 맡으며 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힘을 보탰다. 개막식 리허설을 위해 일찌감치 부산에 도착한 그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리허설 현장. 태풍의 영향인지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며 날이 꽤 흐렸다. “아침부터 날이 흐려 걱정이에요. 개막식을 할 때는 비가 그치면 좋겠네요. 이번 개막식은 부산국제영화제의 화합을 알리는 자리잖아요. 그러니 날씨 또한 반겨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어요.” 대기실에서 스태프들과 장난스레 농담을 주고받는 중에도 영화제를 향한 그의 진심이 묵직하게 전해졌다.

리허설을 마치고 호텔에 돌아온 김남길은 개막식 무대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부디 이번을 기점으로 부산 시민은 물론이고 많은 아시아인이 즐길 수 있는 영화제로 다시금 도약했으면 좋겠어요.” 턱시도를 차려입고 다시 호텔을 나선 그는 함께 개막식 사회를 맡은 배우 한지민과 함께 레드 카펫을 걸어 무대로 향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잖아요. 올해는 지난한 시간을 뒤로하고 재도약하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개막식 사회자로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새로운 시작을 알릴 수 있어 기뻤고, 또 그만큼 책임감이 느껴져요.”

사카모토 류이치의 오프닝 무대를 시작으로 이용관 이사장, 전양준 위원장의 인사말, 그리고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출연 배우들의 무대 인사로 이어진 개막식은 많은 영화인의 노력과 관객의 응원이 더해져 성공적으로 끝났다. “‘아시아 최고의 축제, 부산국제영화제!’라고 말하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문화 콘텐츠로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며 재도약의 시작을 알리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찼거든요.” 개막식 다음 날 부일영화상과 마리끌레르 아시아 스타 어워즈에 참석한 그는 차기작 촬영 준비를 위해 짧은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갔다. “스케줄이 허락한다면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다양한 영화들을 즐기고 싶어요. 언젠가는 부산 시민 그리고 관객들과 가까운 곳에서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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