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 be great in whatever I want to do

파스텔 블루 재킷과 와이드 팬츠, 실크 셔츠, PVC 슈즈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최근 뉴스가 영화 <범죄도시 2>의 새로운 캐릭터로 합류한다는 소식이다. ‘장첸’ 못지않게 극악무도한 ‘빌런’으로 등장할 예정이라고.
이상하게 악역을 많이 제안받는 편이다. 감독들이 내게 날카로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범죄영화는 친숙한 장르는 아닌데, 여러 차례 제안받다 보니 ‘그래 할 거면 제대로 센 거 한번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결정했다.

선택에 어려움은 없었나? 전편의 성공으로 부담이 클 수도 있을 텐데.
나보다 오히려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그 말을 듣고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해봤지만, 이상하게 부담이 없다. 왜 부담스러울 거라고 하는지는 안다. 전편이 큰 성공을 거뒀고, 윤계상 선배님이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했으니까. 비교될 수밖에 없고, 2편이니까 좀 더 나아야 한다는 기대도 있을 테고. 그런데 나는 전편의 존재가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 오히려 참고할 수 있는 교과서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전편의 조감독을 맡았던 이상용 감독님을 포함해 피디, 촬영감독 등 <범죄도시>라는 브랜드를 만든 사람들이 그대로 함께하기 때문에 든든하다. 이 영화가 왜 관객에게 사랑받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다음에는 뭘 해야 할지 정확한 방향을 가지고 있어서 ‘나는 이들이 하라는 대로 잘 따라가면 되겠구나’ 생각한다.

블랙 재킷과 쇼츠, 셔츠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맡은 배역의 이름이 궁금하다.
‘강해상’. 이번에는 한국 사람이다.(웃음)

드라마 <마더>의 ‘이설악’을 포함해 <슈츠>의 ‘데이빗 킴’, 그리고 <범죄도시 2>까지. 이쯤 되면 내게 악인 기질이 있나 살펴보게 될 것 같다.
그렇게 악한 사람은 아닌데.(웃음) 악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저렇게 행동하는지 찾아볼 때도 있었다. 뉴스도 보고 다큐멘터리도 보면서. 어릴 때 학대당한 사람도 있고, 다른 이유를 가진 사람도 있는데, 사실 그걸 다 알기는 불가능하고 알려고 하는 것도 괴롭더라. 그래서 지금은 내가 정서적으로 어떨 때 어두워지는지 찾아보려고 한다.

프린트 셔츠와 레이어링한 티셔츠, 블랙 팬츠, 로고 장식 스니커즈 모두 발렌티노(Valentino).

촬영은 시작했나?
아직. 준비하는 중이다.

이런 시간은 어떻게 보내나? 요즘도 빠져 있는 유튜브 영상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전 인터뷰를 보니 그때 빠져 있는 영상 얘기가 꼭 있더라. 먹방에 빠졌다가, 댄스 리뷰에 빠졌다가.
물론 있다. 요즘은 ‘장삐쭈’ 영상을 보고 있다. 만화 병맛 더빙으로 유명한 분인데, 구독자가 2백만 명이 넘는다. 초반에는 기존 만화에 자기 목소리를 재미있게 더빙했는데, 요즘에는 직접 만화도 만든다. 심지어 카톡에 장삐쭈 이모티콘도 있는데, 요즘 말보다 이 이모티콘을 더 많이 쓴다. 이걸로 모든 대화가 가능하다.

혹시 직접 유튜버로 나설 생각은 없나?
같이 일하는 친구이자 스타일리스트가 <새신을신고>라는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는데, 최근 거기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런데 내 계정을 만드는 건 잘 모르겠다. 나중에 드라마 하면 현장 스케치를 해볼까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 만드는 것 말고 보는 데 관심이 더 많다.

블랙 재킷과 플라워 패턴 셔츠 모두 펜디(Fendi).

유튜브에서 ‘손석구’를 검색하면 조회 수가 가장 높은 영상이 어떤 건지 알고 있나?
모른다. 연기 영상 아닐까? 내 영상은 아마 그게 전부일 거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전여빈 배우와 같이 나온 장면의 편집본. 조회 수가 무려 2백30만 회다.
<멜로가 체질>에 내가 등장하는 장면이 다 합해도 10신 내외인데, 의외로 반응이 열광적이었다. 여빈이와의 케미 때문인가? 시청률이 엄청 높은 드라마는 아니었는데 마니악하게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작품 활동을 하지 않는 동안 유튜브를 포함해 의외의 매체에 느닷없이 등장했다. 강한나 배우가 진행하는 라디오에도 출연했고, 팟캐스트 <창밖의 영화>에 나와 영화 얘기도 했다.
그런 데 가끔 나가는 거 재미있다. 친한 사람들이랑 하는 거라 부담도 없고, 나를 좋아해주는 분들한테 작품 안 할 때 인사할 수 있는 계기도 되어 괜찮은 것 같다. 특히 <창밖의 영화>는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또 나가고 싶다. 라디오 부스에 앉아서 영화 얘기만 3시간 정도 하다 오면 영화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 나고 무척 즐겁다. 진행자들의 능력이 출중하다.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손석구라는 사람은 배우이기 이전에 영화를 너무나 사랑하는 시네필이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가 왜 그렇게 좋은 건가? 어릴 때 친구가 거의 없는 시기가 있었다. 그때 영화가 친구 같은 존재였다. 미국에 살 때 ‘블록버스터’라고 DVD를 대여해주는, 우리나라로 치면 비디오 가게가 있었다. 거기에 가서 영화를 고르는 일이 너무 좋았다. 한두 시간씩 골랐다. 그리고 집에 와서 보고, 연체료도 내고(웃음), 이러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다. 그때 아주 많은 영화를 봤다. 처음에는 제일 앞줄에 진열된 흥행작을 보고 그걸 다 보면 점점 구석으로 간다. 나중에는 인터내셔널과 아트 섹션 영화까지 거의 다 봤다.

그때 본 작품 중 하나가 <브로크백 마운틴>인가?
그건 캐나다에 있을 때 봤다. 그것도 나오자마자 바로 보지 않고 ‘블록버스터’에 가서 빌려 봤다. 보자마자 단번에 꽂혀서 엄청 여러 번 빌려 본 기억이 있다. 그때 나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큰 위로를 받았다. 너무 좋아서 나중에는 설거지할 때도, 청소할 때도 내내 틀어놓기도 했다.

꽤 다양한 곳에서 <브로크백 마운틴>과 이안 감독을 향한 팬심을 고백했다. 이안 감독과 작업하는 게 바람이라고 말한 적도 있는데,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하고 싶은 말이 있나?
가장 좋은 어필은 어필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웃음) 무슨 말을 하기보다 그분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만 하고 싶다.

이안 감독에게 본인의 필모그래피 중 한 작품을 보여준다면?
드라마 <마더>와 예전에 최희서 배우와 함께 찍은 단편영화 <접점>. 감독님의 감수성과 가장 잘 맞지 않을까 싶은 작품이고, 나도 그런 장르를 좋아한다. 얼마 전에 우연히 <마더>를 다시 봤는데 뭔가 좋았다. 미국 드라마 <센스8>을 찍고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출연한 상업적인 작품인데, 무지한 상태에서 연기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 봤자 한두 해 차이지만 지금과 완전히 다르더라. 어떤 면에서는 그때 연기가 좋고, 그래서 다시 이런 걸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무지한 상태에서 한 순수한 연기를 다시 하는 게 가능할까?
가능할 거다. 왜냐하면 지금도 크게 똑똑해지지 않아서. 하하. 그건 태도의 문제인 것 같다. 많이 돌아보고 살피다 보면 다시 할 수 있지 않을까.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과 캐멀 컬러 쇼츠 모두 프라다(Prada), 화이트 셔츠 휴고 보스(Hugo Boss).

일과 일상을 잘 분리하는 편인가? 아무리 바빠도 지키고자 하는 일상이 있을까?
개인적으로 일상을 건강하게 잘 유지하는 것도 더 나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할 때도 일상도 알차게
보내려고 한다. 운동은 꼭 하고, 잠을 잘 자려고 한다. 나가서 노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촬영할 때도 생각보다 여유 시간이 많다.

운동이라면 농구를 말하는 건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 농구라고 들었다.
요즘엔 날이 추워서 잘 안 한다.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얼마 전에 슬픈 사건이 생겨서 안 보고 있다.

헬리콥터 사고로 세상을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 말인가?
아침에 운동을 하려고 일어났더니 LA에 사는 친구가 그 기사를 보내줬다. 너무 놀랐고, 마치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 느껴질 정도로 슬펐다. 아마 우리 세대에 맞닥뜨린 가장 충격적인 셀럽의 죽음이 아닐까 싶다. 되게 웃기게 들릴 수도 있는데 나는 그를 보면서 연기를 배우기도 했다. 농구를 대하는 그의 태도를 보며, 나도 연기를 저렇게 대해야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스승이 가셨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 되게 슬펐고, 나름 혼자서 이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생각했다.

그에게서 어떤 정신을 물려받았다고 생각하나?
할 수 있는 한 최고가 되기 위해 돌아보지 않고 가는 것. 내가 좋아하는 걸 하는 데 눈치 보지 않는 태도. 실제로 그는 타고난 조건도 좋았지만 그걸 최대치로 끌어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한다. 또 평소 질문을 아주 많이 했다는 말도 들었다. 감독이나 코치뿐 아니라 사업가든, 음악가든 영역을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배움을 얻고자 한 거다. 나는 그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창피하게 생각할 것 없이 모르면 물어보고, 눈치 보지 않고 어떻게든 열심히 하는 것. 그에게서 이런 태도를 배우고 물려받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배운 대로 실천하면서 살고 있나?
확실히 나는 그처럼 열심히 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고, 무엇보다 질문하고 의견 내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고집부린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 의견을 냈다가 아니면 빨리 접고, 모르는 건 물어본다. 그게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설사 거절당하는 의견일지라도?
그렇다. 아니면 말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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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의 첫 정규 앨범

루피 메킷레인 loopy
점프수트와 티셔츠 모두 버버리(Burberry), 스니커즈 컨버스 (Converse), 모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첫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이번 앨범을 어떻게 소개하고 싶은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한 앨범이다. 타이트한 랩, 감성적인 표현, 춤추고 싶은 분위기 등을 다양하게 담았다. 스무 곡 이상 수록할 예정이고, 지금은 곡을 다 써놓고 세공하는 단계다. 첫 정규 앨범인 만큼 명작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이런 마음을 조금 내려놓았고 잘 마무리하는 중이다.

활동 기간이 짧은 편은 아니다. 이 시점에 정규 앨범을 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가진 것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거의 다 찾았다고 느꼈다. 빠르게 랩을 할 수 있고, 노래하는 능력도 있고, 음의 높낮이는 어느 범위 안에 있어야 하는지 알게 된 거다. ‘나’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방법을 깨달았으니 이를 바탕으로 작업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다수의 수록곡을 미리 공개했다. 의도한 것이 있었나? 보통 앨범이 나오면 타이틀곡이나 뮤직비디오가 있는 곡이 주로 사랑받는다. 발매에 앞서 수록곡 일부를 차례로 선보였을 때 여러 트랙이 골고루 관심을 받고 앨범에 대한 기대치도 최고로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제일 처음 공개한 ‘NO FEAR’는 일종의 선전포고로, ‘나는 지금 여러 이유로 두려움이 많지만 두려워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제목에 표현했다. 한편 2월 중순에 발표한 ‘DANCE 4 U’는 주스 월드와 코비 브라이언트, 그리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국내 스타들을 떠올리며 만든 곡이다. 슬픈 감정은 남아 있지만, 눈물의 배웅이 아닌 그들을 기리는 축제 같은 분위기를 담았다.

‘DO NOT UNDERSTAND’, ‘IN N OUT’은 랩과 비트가 강렬하다. 수년 전 발표한 ‘Gear 2’가 떠오르기도 한다. ‘Gear 2’는 내 랩 스킬을 보여주려고 만든 곡이고 플로에도 변화를 많이 줬다. 음악의 평가 기준은 명확하지 않지만 트렌드는 분명히 있는데, ‘Gear 2’로 발표 당시에 잘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도 지금 그렇게 한다면 올드한 것이 된다. 요즘에는 좋은 플로를 계속 반복하는 게 유행이고 그래야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니까. 이러한 트렌드를 따르는 동시에 화려한 랩을 선호하는 일부 대중의 의견도 수렴할 수 있도록 플로를 일부러 바꾸는 것 등에 대해 고민하며 앨범 작업을 했다.

‘SAD BOY’는 루피 특유의 외로우면서도 차분한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들을 것 같다. 유년기부터 초등학교 때까지 있었던 슬픈 기억 몇 가지에 집중하며 만들었다. 행복했던 날이 더 많았으니 ‘SAD BOY’가 내 어린 시절을 대변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자전적인 이야기인 건 맞다. 힘든 상황에서 말보다는 생각을 하며 굉장히 많은 걸 이해했고, 이 과정을 겪으며 내가 조금 더 성숙한 것 같다.

얼마 전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비트를 틀어놓고 자유롭게 놀 듯이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평소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나? 먼저 비트를 들어보고 곡을 구성한다. 그리고 곡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만들기 위해 외계어를 입혀 수없이 시도한다.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텐데, 그냥 아무렇게나 흥얼거리는 것과 비슷하다. 그렇게 몇 가지를 녹음해 테트리스 게임을 하듯 맞춰보고, 그다음에 가사를 쓴다. 메시지보다는 소리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에 집착하는 편이다.

선공개한 곡들의 프로듀서가 다양하다. 여러 프로듀서와 작업하는 걸 좋아하나? 그렇다. 한 명의 프로듀서와 작업하면 표현의 한계가 있는 듯하다. 아무리 다양한 표현을 하는 유능한 프로듀서라도 유독 잘하는 게 있을 테고, 나는 그가 두 번째로 잘하는 걸 쓰고 싶지 않다. 종종 프로듀서들이 내게 1백여 곡을 보내는데, 하나씩 다 들어보면 뭘 잘하는 사람인지 보인다. 그게 마음에 들 때 같이 작업하는 거다. 그리고 유명하지 않은 어린 프로듀서와 협업하는 게 더 재미있다. 이번 앨범에서는 ‘SAD BOY’를 포함해 가장 많은 트랙을 만든 배드트리(Bad Tree), ‘NO FEAR’와 ‘DANCE 4 U’ 그리고 타이틀곡을 작업한 데이릭(Dayrick) 등과 함께했다. 한편 내게 자신의 곡을 들려주려고 먼저 다가온다는 점도 무명 프로듀서의 곡을 선택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누가 놀러 온다고 하면 반갑게 맞으면서도 내가 먼저 나가진 않는다. 하지만 마음에는 사랑이 넘친다.

혼자만 사랑이 넘치면 힘들지 않나? ‘이해’는 상대의 전부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는데, 누가 어떤 행동을 하든 ‘그럴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를 포함한 모두의 생각과 감정은 매번 변하기 마련이니까. 타인은 말 그대로 완벽하게 다른 존재다. 그래서 나는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더 나아가 인간관계가 내 존재 가치를 만들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느낀다.

<쇼미더머니 777> 이후 나플라와 듀오 활동을 이어왔고 현재 각자 정규 앨범을 준비 중이다. 따로 하는 작업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같이 공연할 때 내가 조금 실수하더라도 나플라가 잘하면 보완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도움이 없는 건 아쉽다. 반면 둘 다 아티스트로서 음악적 욕심이 있으니 타협하는 과정이 가끔은 괴롭다. 그리고 방송을 통해 ‘루플라’ 조합에 연예인 같은 프레임이 씌워져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내가 지향하는 음악 세계에서는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어 편하고, 나플라와도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당분간은 각자 솔로로 치열하게 활동할 예정이다.

음악뿐 아니라 비주얼 작업에도 각별히 신경 쓴다고 들었다. 비주얼은 음악을 살려줄 수 있어야 가장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인 미감으로는 내 음악의 비주얼을 보는 사람들이 ‘리얼하다’고 느꼈으면 한다. 뮤직비디오를 찍을 땐 누군가를 연기하지 않고 나를 그대로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며 모든 앨범의 커버에 내 얼굴을 담으려고 한다.

올해 초부터 메킷레인 레코즈 소속 아티스트들과 함께 일일 장사를 하는 유튜브 콘텐츠 <메킷원>에 출연하고 있다. 매주 꾸준히 업로드하기 위해 바쁘게 지내는 중이다. 전문 방송인이 아니다 보니 내가 아닌 듯 행동하는 습관이 생기려고 하는 것 같다.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려는 행위가 내 타이틀에 영향을 미치는 걸 경계한다. 그래서 잘하려는 욕심 없이 촬영한다. 하지만 기존에 해보지 않은 콘텐츠고 팬들도 좋아하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촬영을 계기로 메킷레인 아티스트들이 함께 모이는 것도 좋은 점이다.

메킷레인에서 루피는 어떤 형이자 리더라고 생각하나? 사랑이 넘치는 게으른 형인 것 같다. 미국에서 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내 인생의 마지막 친구들이 될 거라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으로 넘어온 초반에는 그야말로 우리끼리만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 친구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나도 행복할 수 없다는 마음이 생겼다. 반면 팀을 이끌어가려고 힘쓰느라 정작 ‘루피’라는 캐릭터는 녹슬어 있는 게 보이더라. 지난해쯤 내가 세상에 온 이유와 사명에 대해 깊이 생각해봤다. 결론은 메킷레인 아티스트들이 더 올라가도록 만드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선 나 스스로 루피로서 본분에 충실한 게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우리가 함께 잡고 있는 끈을 내 허리에 묶고 위로 향하는 거다. 이번 앨범도 나 자신에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결과다.

메킷레인 아티스트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오픈 마인드. 사람이든 사물이든 뭔가를 볼 때 각각 고유의 매력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그렇다면 반대로 자신은 어떤 점이 달라야 하는지 고민하며 차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음악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직업이다 보니 타협점을 찾을 필요는 있지만, 누구보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것’을 하면 항상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과 목표가 궁금하다. 정규 앨범이 나오기 전에 몇 곡을 추가로 공개하고 발매 이후에는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장기적인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그냥 메킷레인 식구들이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최근 경영에 관심이 생겨 공부를 시작했는데, 이제는 동기부여를 하는 리더를 넘어 실무에도 관여하고 책임감까지 가지는 보스가 되어야 한다고 느낀다. 메킷레인이 5년 차에 접어든 만큼 향후 5년의 방향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이건 어디에나 적용되는 진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두에게 음악을 들을 여유가 생기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럴 수 있다는 건 삶이 괜찮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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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Again

남도현 이한결 도현 한결 h&d
한결 더블 브레스티드 블레이저, 블랙 와이드 팬츠 미스터 피 바이 미스터 포터(Mr P. by MR PORTER), 링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도현 블레이저 누크(Nuke), 팬츠 디그낙(D.GNAK), 이너웨어와 링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남도현 이한결 도현 한결 h&d
블레이저 누크(Nuke).
남도현 이한결 도현 한결 h&d
슬리브리스 톱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남도현 이한결 도현 한결 h&d
한결 셔츠 코스(COS), 팬츠 문수권(MUNSOO KWON), 넥 스트랩 프라다(Prada). 도현 셔츠 에스티유(STU), 팬츠 챈스챈스(ChanceChance), 비니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
남도현 이한결 도현 한결 h&d
트렌치코트메종 마르지엘라 바이 육스(Maison Margiela by YOOX), 와이드 팬츠 문수권(MUNSOO KWON).
남도현 이한결 도현 한결 h&d
터틀넥 스웨터 프라다(Prada).
남도현 이한결 도현 한결 h&d
블레이저 누크(Nuke).
남도현 이한결 도현 한결 h&d
한결 셔츠 코스(COS), 팬츠 문수권(MUNSOO KWON), 넥 스트랩 프라다(Prada). 도현 셔츠 에스티유(STU), 팬츠 챈스챈스(ChanceChance), 비니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

새해가 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최근 한 달 동안 무엇을 하며 보냈나요? 한결 팬미팅 무대를 준비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어요. 최근에 ‘H&D’라는 이름으로 발매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라는 음원 작업도 열심히 했습니다.

음원 작업 과정은 어땠나요? 도현이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고 들었어요. 도현 아무래도 한결이 형과 제가 세상에 처음 내놓는 앨범이다 보니 부담감이 앞섰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작곡가 분이 주신 곡에 주변 스태프들의 도움을 받아 가사를 붙였습니다. 가사의 소재는 모두 제 경험에서 나온 것들이고요. 다음 앨범은 조금 더 시간을 들여 온전히 제가 만든 곡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도현의 이름 앞에는 항상 ‘음악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는데, 주변의 기대가 부담스럽지는 않나요? 도현 처음 대중에게 얼굴을 알릴 때부터 붙은 별명인데, 들으면 늘 설레는 수식어예요. 제 음악을 기대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니까요. 기대에 부응하는 아티스트로 성장하기 위해 앞으로 제가 더 노력해야죠.

언제 처음으로 가수를 꿈꿨어요? 도현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제가 만든 멜로디를 들려주는 걸 좋아했어요. 또래 친구들과 관심사가 완전히 다르다 보니 잘 어울리지 못해서 음악에 점점 더 집중한 것 같아요. 제가 만든 노래를 세상 사람들에게 어떻게 들려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가수라는 길을 찾게 됐어요. 하지만 가수라는 직업 자체가 꿈이기보다는 가수로서 경험을 쌓고 실력을 키워서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예요. 지금은 그 목표를 향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한결 어릴 때 8년 동안 태권도를 했어요.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쯤 슬럼프가 왔죠. 태권도를 그만두고 힘들어하던 어느 날, 친구가 학교 댄스 동아리에 들어가자고 제안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춤을 추기 시작했고 댄스 대회에 나갔다가 현재 소속사에 캐스팅됐어요.

가수의 꿈에 확신을 심어준 일이 있다면? 도현 어릴 때 덴마크, 일본 등지에서 살았어요. 그곳에서 피아노를 배웠고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찍부터 다양한 음악을 접한 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때부터 독학으로 실용음악을 공부했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진로를 두고 고민한 적이 없어요. 무조건 음악 하나만 바라보고 지금까지 달려왔어요. 한결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소속사 선배님들의 무대에 댄서로 설 기회가 많았어요. 그때 쏟아지는 함성과 환호를 잊을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늘 빨리 데뷔해서 무대에 서고 싶었어요.

연습생 생활은 두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한결 5년간 연습생 생활을 했고, 2017년에 밴드 형태로 데뷔 앨범을 냈어요. 그때 데뷔 앨범을 위해 악기를 배우고 경험한 게, 이후 방송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을 나갔을 때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그 후로 기회가 닿으면 일단 무엇이든 배우려고 하는 편이에요. 하루하루 열심히 연습에 임한 나날이 언젠가는 좋은 결과로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 도현 사실 저는 작곡에 관심이 많았어요. 춤추면서 노래하는 건 영 소질이 없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소속사에서 한번 도전해보라고 제안했고, 막상 연습을 시작하니 춤과 노래가 무척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제 음악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했고요. 연습생 기간을 거치지는 않았지만 부족한 점을 채우려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요.

연습을 통해 어떤 점을 채우고 싶어요? 한결 잘하는 부분을 좀 더 다듬고 싶어요. 아직 못 해본 것이 워낙 많아서, 완성도 높은 댄스 퍼포먼스 무대를 선보이는 것이 제 올해 목표예요. 도현 저도 작곡, 작사 등 음악 작업뿐 아니라 춤 실력을 좀 더 키우고 싶어요. 그리고 연습을 하면서 늘 초심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무대에 서고 있는데, 가장 중시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한결 틀리지 않고 연습한 대로 하려고 노력하지만, 혹시 틀리더라도 틀리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노련함이요.(웃음) 노래나 안무 외에 표정이나 제스처도 무대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도현 맡은 파트를 집중력 있게 해내고 전체와 조화를 이루는 거요. 한결이 형과 둘이서 무대를 만드는 것은 올해 처음 해봤는데, 아직 적응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요.

남도현 이한결 도현 한결 h&d
블레이저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남도현 이한결 도현 한결 h&d
한결 라이더 재킷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 팬츠 디그낙(D.GNAK). 도현 터틀넥 스웨터 자라(ZARA), 레더 버뮤다 팬츠 에몽(Aimons).

서로 가장 의지가 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도현 한결이 형이 함께 있다는 사실 자체로 항상 의지가 돼요. 지난해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마다 제 옆에 형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형이 늘 옆에서 마음을 잡아주고, 고민도 잘 들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한결 저도 마찬가지예요. 도현이가 있어서 허전하지 않아요.

서로 칭찬해주고 싶은 점이 있나요? 한결 도현이는 일단 아주 잘 먹어요.(웃음) 그리고 매일 숙소 안 작업실에서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제 부족한 점을 도현이가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도현 저는 걱정이 많은 편이에요. 그에 비해 형은 항상 긍정적이죠. 일부러 제 앞에서 밝은 모습만 보이려 노력하는 걸 수도 있지만요. 항상 단단한 모습이 부러워요.

두 사람이 함께 지내는 숙소의 모습은 어때요? 한결 각자 방을 따로 쓰고 있어요. 원래 집에서 혼자 있는 걸 좋아해서 방 안에서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해요. 요즘은 넷플릭스를 보다 잠드는 날도 많고요. 도현 저는 가족과 살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단체 숙소 생활을 경험했고, 한결이 형과 둘이 사는 지금이 가장 자취 생활에 가까워요. 그래서 서툰 빨래와 요리를 한결이 형에게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웃음)

함께 지내면서 발견한 서로 다른 점도 있나요? 한결 도현이가 혼자 잠을 못 자요.(웃음) 그리고 저는 친구들이 많은 편인데, 도현이는 낯을 가리고요. 아무래도 제 인천 친구들을 소개해줘야 할 것 같아요. 도현 한결이 형은 말 그대로 ‘인싸’예요. 저는 가족과 멤버들, 소속사 분들이 전부거든요. 한결 하지만 도현이는 친해지면 엄청 따라다니는 스타일이에요. 혼자 있으면 불안해서 그런지, 요즘은 제 곁에 늘 붙어 있습니다.(웃음)

두 사람을 응원해주는 팬들과 함께한 팬미팅은 어떤 경험이었나요? 한결 지금까지도 우리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그래도 잘 끝내서 다행이에요. 도현 팬미팅 무대에 서기 전까지 걱정이 많았지만, 무대에 서니 그런 생각을 잊을 수 있었어요. 무대 위에 있는 내내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함께 해준 분들께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팬들의 어떤 반응을 볼 때 가장 힘이 돼요? 도현 함성이나 환호 자체가 주는 힘이 있어요. 무대 위에 서서 팬들을 볼 때마다 힘이 나요. 한결 저는 무대 위와 아래의 모습이 다르다는 말이 가장 좋아요. 반전 매력으로 봐주시는 것 같아서요.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면 알릴수록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신념이 있나요? 한결 절 좋아한다는 건, 그분의 시간을 제게 나누어 준 거라고 생각해요. 절 보기 위해 시간을 내어 공연장을 찾고 음악을 듣는 거니까요. 그래서 책임감을 늘 가지려고 해요. 지금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어요. 도현 앞으로 어떤 힘든 일이 닥치든, 절 좋아해주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내가 조금씩 이루어가고 있는 게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요.

새롭게 시작하는 지금, 서로에게 한마디씩 한다면? 한결 힘든 일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우리를 응원해주는 많은 분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이 악물고 열심히 해보자. 도현 항상 걱정이 많은 나를 흔들리지 않게 붙잡아줘서 고마워요.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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