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손턴과 테아 브레가치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한 비스코스와 남겨진 직물, 재활용 플라스틱 병과 섬유 폐기물을 새 시즌의 쇼피스로 환생시켰다. 모든 컬렉션에 친환경 소재를 쓴 건 아니지만, 일부라 할지라도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다시금 대두하는 이 시점에 두 디자이너가 보여준 실천은 패션계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충분했다. 물론 좋은 메시지와 좋은 디자인에는 상관관계가 없다. 헴라인이 비대칭인 스카프 드레스는 어딘지 모르게 촌스러웠고, 거대한 러플이 달린 톱은 코스튬 플레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과해 보였으니까. 그러나 이들은 환경론자라는 점을 과하게 드러내거나 상업적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았고,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겸손은 부족한 미감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가치가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