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드레스 디올(Dior), 스니커즈 아식스 스포츠스타일(ASICS SportStyle). 슈화 블랙 패턴 드레스 사카이(Sacai). 비스크 옐로 컬러 비트 3인 카시미라 패브릭 소파 에싸(ESSA), 브라운 담요 자라 홈(ZARA Home).

그레이 카디건과 프린트 드레스 모두 미우미우(Miu Miu), 레이스업 부츠 닥터마틴(Dr. Martens). 플라워 프린트 테이블보와 화병, 모래시계 모두 자라 홈(ZARA Home).

튜브톱으로 연출한 스카프와 태슬 장식 브레이슬릿 모두 디올(Dior), 네크리스와 데님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비스크 옐로 컬러 비트 3인 카시미라 패브릭 소파 에싸(ESSA), TV 위에 놓인 화병 자라 홈(ZARA Home).

얼마 전 데뷔 2주년을 맞았어요. 슈화 좀 놀랐어요. 눈 깜짝할 새 2년이 흐른 것 같아요. 미연 2주년 기념으로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1주년 때 자신에게 쓴 편지를 읽었어요. 편지를 읽은 후에야 지난 시간이 실감 나더라고요. 어쩌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이 짧은 시간을 더 소중하게 여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주년 기념 라이브 방송에서 축하 케이크를 앞에 두고 소원을 비는 시간이 있었어요. 어떤 소원을 빌었나요? 슈화 멤버 모두 건강하길 빌었어요. 그리고 2개 더 있긴 한데, 그건 얘기 안 할래요. 말하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잖아요.(웃음)

지난 2년의 시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자신의 모습은 어떤 건가요? 미연 개인적으로는 데뷔 이후 지금까지 조금씩 발전하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동시에 매번 부족한 부분이 보여 아쉬운 마음도 들고요.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되는 날을 기억에 남기고 싶은데 아직은 명확히 떠오르는 제 모습이 없어요. 그날이 올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을 뿐이에요. 슈화 저는 ‘LION’ 때 인트로 했던 거요. 처음 인트로를 맡아 엄청 긴장하고 걱정했거든요. 심지어 첫 무대 끝내고 내려와서 긴장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펑펑 울었어요. 아마 그 순간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예요.

2년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슈화 모두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미연 맞아. 전에는 모든 게 처음이라 그런지 오‘ 늘 여기서 실수하면 안 돼, 이만큼 보여줘야 해’ 하는 생각으로 무대에 올랐는데, 지금은 ‘보는 사람들이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 시간이 의미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들어요. 확실히 전보다 부담을 내려놓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그 시간을 지나온 자신에게 칭찬과 채찍의 말을 하나씩 해본다면요? 슈화 2년 동안 하루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아주 열심히 살았어요. 그 점은 칭찬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채찍의 말은 빨리 정신 차리고 운동하라는 것. 미연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은 있어도 후회는 없어요. 그런 걸 보면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앞으로는 좀 더 욕심을 내도 좋을 것 같아요. 팀 안에서 보여주는 것도 많지만, <복면가왕>에 나가거나 혼자 커버 곡을 부르는 영상을 올리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오늘처럼 단체가 아니라 새로운 조합으로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도 좋고요.

오늘처럼 둘이서 무언가를 해본 적이 있나요? 미연 처음이에요. 방송이든 무대든 6명이 다 같이 할 때가 많고, 둘이나 셋으로 나뉠 때도 슈화랑 단둘이 뭘 해본 적은 없거든요.

오늘은 왜 두 사람이 하게 된 것 같아요? 슈화 비주얼? 아니면 새롭고 신선한 조합이라 그런 것 같아요. 저희도 처음이라 어떨지 궁금했는데,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팬들 사이에서 두 사람의 조합이 ‘톰과 제리’로 통한다고 들었어요. 슈화 제가 제리고 언니가 톰이에요. 미연 제가 둔하고, 슈화는 세심하거든요. 슈화는 몇 마디 말에도 금방 상대의 기분을 알아채고 잘 반응해요. 눈치도 엄청 빨라요. 그런데 가끔 역할이 바뀔 때도 있죠. 마냥 놀리고 장난치는 동생이다가도 어떨 때는 저를 위로하고 챙겨줘요.

(여자)아이들 멤버 사이에서 두 사람의 역할은 어떤가요? 슈화 빨리빨리 서두르게 만드는 역할이요. 미연 너 매일 늦게 일어나잖아. 하하. 슈화 일어난 이후부터는 부지런해요. 미연 처음에 수진이는 엄마, 소연이는 아빠, 슈화는 귀여운 막내라는 식으로 각자 역할이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역할 개념이 사라진 것 같아요. 상황에 따라 슈화가 언니 같을 때도 있고, 리더인 소연이가 이끄는 게 아니라 따라갈 때도 있어요.

맏이와 막내의 경계도 사라졌나요? 미연 경계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내가 맏이라서 그런가? 슈화 저는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막내라서 그런지 의견을 내면 잘 안 들어줘요. 응‘ , 그래’ 하고 말아요. 그래서 얘기 안 할 때가 있어요. 이 말, 멤버들이 봐야 하니까 꼭 써주세요. 미연 그렇게 치면 저도 없어요. 저희 팀은 목소리 큰 사람이 분위기를 주도하거든요. 주로 우기나 소연이나 민니요. 하하. 저는 목소리가 작은 편이라 의견을 잘 내지도 않고, 내도 묻혀요.

미연 화이트 블라우스 이자벨 마랑 에뚜왈(Isabel Marant Etoile), 스트라이프 베스트 푸시버튼(pushBUTTON).

슈화 퍼프소매 드레스와 레이어링한 크로셰 톱 모두 잉크(EENK).

상대적으로 음악에서는 각 멤버의 역할이 명확한 것 같아요. 미연의 목소리가 안정적이고 단단한 멜로디를 만들어준다면, 슈화의 목소리는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내는 편이에요. 미연 맞아요. 지금은 곡을 만드는 소연이가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음악을 들으면 각자의 파트가 그려져요. 그게 좋아요. 그만큼 각자 자기 역할을 잘하고 있구나 싶어서요. 그래도 가끔은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도 있어요.

다른 멤버의 파트 중 탐났던 부분이 있다면요? 슈화 랩이나 노래는 아니고, ‘Oh my got’ 마지막에 수진 언니가 손을 올리는 제스처를 따라 해보고 싶어요.

그동안 다른 멤버들이 개인 활동을 하며 두드러질 때, 서운하거나 나를 알리고 싶은 마음은 없었나요? 슈화 없었어요. 혼자 하는 건 아직 어려워요. 제가 혼자일 때는 소심하고 낯도 많이 가리거든요. 전에 라디오에 혼자 나간 적이 있는데 부끄러워서 말도 제대로 못 했어요. 혼자 활동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팀이 아니라 미연, 슈화라는 개인을 알릴 기회도 많아질 거예요. 그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나요? 미연 혼자 노래할 기회가 생긴다면 무게감 있는 R&B 장르에 도전해볼 거예요.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소통하는 걸 좋아해서 기회가 된다면 라디오 진행도 해보고 싶어요. 슈화 저는 오늘처럼 화보를 통해서, 또 노래가 아니라 연기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팀으로서 가지는 목표나 바람도 있나요? 미연 저희는 ‘더 성공하자, 유명해지자’라는 추상적이고 먼 얘기보다 가까운 목표를 세우는 편이에요. ‘이번 음반에서는 이걸 잘해보자’라거나 ‘이 부분을 고쳐보자’ 하는 식으로요. 그래서 음악 프로에서 1위를 하지 못하거나 인기가 떨어지더라도 괜찮아요. 우리 목표는 그게 아니거든요. 6명이 하고 싶은 걸 잘하는 것이 우리 바람이에요.
슈화 팬들도 그런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항상 해주는 말이 있거든요. (‘여자)아이들, 하고 싶은 거 다 해.’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있어요? 슈화 거의 다요. 미연 앞으로도 다른 것에 휘둘리거나 쫓기지 않고 지금처럼 우리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언젠가는 좋아하는 것에 집중할 시간도 부족하고 여유가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데, 그때 멤버들이 처음에 공유했던 생각들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반대로 변했으면 하는 것도 있나요? 슈화 촬영할 때 각자 말을 줄이면 좋을 것 같아요. 말이 너무 많아서 진행이 안 돼요. 유치원처럼 촬영 내내 재잘재잘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거든요. 미연 못 고칠 것 같아.(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