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샤스의 새 시즌 쇼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6년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브랜드를 이끌어온
알레산드로 델라쿠아의 마지막 쇼이기
때문이다. 이 컬렉션을 위해 델라쿠아는
아카이브를 열고 자신의 부임 초창기에
선보였던 디자인을 꺼내왔다. 우아한
퍼 코트와 사랑스러운 플랫폼 샌들,
깃털과 핑크처럼 부드러운 소재나
색감, 크리스털과 프린지에 이르기까지.
런웨이는 로샤스다운 요소로 가득
찼다. 평범해 보이지만 모두 알레산드로
델라쿠아가 오랜 시간 공들여 브랜드의
상징으로 정착시킨 것들이다.
마치 지나온 시간을 추억하는 것처럼
드라마틱한 쇼가 끝나가고, 관객은
격정적인 박수로 그의 성공적인 마지막
무대를 축하했다. 앞으로 누메로벤투노
쇼를 통해 언제든 그의 디자인을 접할 수
있을 테지만, 그럼에도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왠지 모를 아쉬움과 새로워질
로샤스를 향한 기대감이 공존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