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수트와 터틀넥 모두 우영미(WooYoungMi). 용화 수트와 니트 브이넥 톱 모두 펜디(Fendi),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민혁 수트와 니트 슬리브리스 톱 모두 지방시(Givenchy),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코트, 셔츠와 재킷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정신 쇼트 재킷, 셔츠와 와이드 팬츠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민혁 쇼트 재킷, 셔츠와 와이드 팬츠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코트 질샌더(Jilsander), 니트 톱과 팬츠 모두 코스(Cos),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코트 닐 바렛(Neil Barret), 니트 톱 맨온더분(Man on the Boon).

민혁 코트, 셔츠와 팬츠 모두 프라다(Prada),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용화 재킷, 셔츠와 팬츠 모두 프라다(Prada).

3년 8개월 만에 미니 8집 <RE-CODE>로 돌아온다.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정용화 너무 오랜만에 나오는 앨범이라 가식 없이 만들자는 마음이 가장 컸다. 슬픈 무드의 노래도 있으니 즐거운 무드의 노래도 만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구색을 맞추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느끼는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앨범에 담으려 노력했다. 타이틀 곡은 ‘과거 현재 미래(Then, Now and Forever)’인데, 사람이 누군가와 관계를 맺거나 일상을 살아갈 때 과거, 현재, 미래에 항상 남겨져 있다는 의미를 담은 곡이다. 사람들이 듣기에는 많이 달라졌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이정신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앨범 다섯 곡 모두 톤 앤 매너가 딱 맞는다. 계절과도 어울리고. 따뜻하면서도 쓸쓸한 느낌이다. 주변에서는 우리 음악 을 듣고 ‘성숙해졌다’는 반응도 많았다.

씨엔블루는 지금 어떤 감정들을 느끼고 있나? 정용화 마냥 밝은 느낌은 아니다. 오랜만에 앨범을 낸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일 수도 있고, 데뷔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함께해준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일 수도 있다. 물론 셋 다 군대를 다녀왔으니 재정비해서 다시 열심히 달리자는 의지도 있다. 강민혁 지난 10년간의 추억을 되돌아보면서 30대가 된 현재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자연스레 변화한 것들이 음악에 녹아드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정신 맞다. 30대에 가질 수 있는 고민들이 담겼다. 지난 앨범들에는 일부러 귀여운 사랑 노래를 만들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뭐든 자연스럽게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다.

30대가 되면서 어떤 고민이 생겼나? 정용화 늘 꿈꿔온 30대의 모습이 있다. 열심히 일하되 좀 더 인생을 즐기면서, 나를 위한 시간도 갖자는. 왜냐하면 20대에 정말 열심히 살았다. 그때 가장 기억에 남는 세 가지를 말해보라고 하면 세 가지조차 말하지 못할 만큼 바쁜 기억뿐이다. 30대는 최대한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강민혁 나 역시 30대가 되면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다. 앞으로 그걸 이루면서 살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 그 꿈에는 개인적인 걸 포함한 여러 가지가 있다.(웃음) 이제 새로 맞이할, 앞으로의 10년에 대해 고민한다. 이정신 그렇다면 나는 아직 어린 것 같다. 앞자리에 3을 더하면 어른이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20대와 똑같다.(웃음) 다만 30대는 부족한 부분을 심도 있게 채워나가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행동을 할 때 조금 천천히, 신중하게 생각해보려 한다. 누군가와 부딪히기보다는 융화되려고 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에 다가가고 싶다.

방영을 앞둔 씨엔블루의 여행기 tvN <내 이름을 부르지마>에서 이번 앨범을 두고 “잘되고 싶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잘된다’라는 기준도 달라졌나? 정용화 예전에는 최선을 다했으니 기대한 결과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다 겁이 나서 했던 말이다.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듯 우리 역시 우리 노래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법인데, 적당히 만족하고 싶지 않다. 민혁 만나는 사람마다 ‘이번 노래 정말 좋더라’라는 말을 들으면 좋겠다. 이정신 차트에 오래 머물러 긴 시간 사랑 받으면 더 좋고.(웃음)

씨엔블루는 히트곡이 많은 편인데, 그동안의 반응 중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은 무엇이었나? 이정신 원래 SNS을 즐겨 하는 편은 아닌데,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씨엔블루의 예전 노래 모음 같은 걸 봤다. 그 글에서 ‘씨엔블루의 음악은 지금 들어도 좋다’는 댓글을 발견하고 행복했다. 이건 아마 모든 가수들에게 최고의 칭찬일 것이다. 우리 노래가 시간이 흘러서 유행이 지나도 변함없이 좋은 노래로 남을 수 있다면 좋겠다. 민혁 씨엔블루 하면 떠오르는 대표 곡들이 있지만 공연장에서 다양한 곡을 보여줄 때 더 뿌듯하다. 특히 ‘이렇게 좋은 노래가 많았어?’라는 말을 들을 때 큰 희열을 느낀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우리 음악을 알고 즐겨줬으면 좋겠다.

오프라인 공연을 마음껏 할 수 없는 때라 무척 아쉽겠다. 강민혁 밴드 음악은 라이브 무대 위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게 훨씬 많기 때문에 그 어떤 무대로도 대신할 수 없는 것 같다. 주변에서 온라인 공연 계획을 묻곤 하는데 밴드 음악을 온라인으로 보여주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우리는 현장에서 관객들과 음악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재미가 없다면 과연 공연을 하는 의미가 있을까? 이정신 밴드는 관객의 기운을 응집해서 표출해내는 팀이기도 하니까. 정용화 그리고 나는 확실히 관객이 눈앞에 있을 때 노래를 더 잘한다.(웃음)

관객의 호흡 뿐 아니라 밴드는 멤버 간의 팀워크가 중요한 음악이라는 말도 많이 한다. 정용화 함께 소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끈끈한 팀워크가 필요하다. 이정신 조금만 실수해도 음악이 완전히 달라지니까. 강민혁 무대 위에서 멤버들과 주고받는 아이 컨택트도 정말 중요하다. 그럴 때 느끼는 희열은 또다른 느낌이다.

팀워크를 발휘해야 하는 건 tvN <너의 이름을 부르지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강원도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각자의 이름이 불리면 안 되는 ‘언택트’ 콘셉트였다. 이정신 그런 콘셉트라는 걸 녹화 당일 알았지만 나중에는 그마저도 재미있었다. 정용화 생각보다 멤버들과 여행을 함께한 적이 별로 없어서 더 좋았다. 강민혁 여행 일정을 직접 짜면 된다길래 신나게 작성했는데 우리 정체를 들키면 안 된다니 당황했다. 하지만 곧 다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자체에 흥분했지.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취향이 맞지 않으면 함께 여행을 하기 힘들다. 정신 뭘 해도 잘 맞는 편이라 그런 걱정은 아예 없었다. 나는 ‘액티브 데이’를 맡았고 용화 형은 ‘감성 데이’ 일정을 짰다. 정용화 일부러 투덜대는 거지, 마음은 늘 잘 맞는다. 게다가 10년 이상을 함께 지낸 터라 서로의 성향을 대충 잘 안다. 민혁이는 강원도 맛집도 많이 찾았다. 정말 여행 스케줄 짜듯이. 민혁 안 맞는 부분이 있어도 서로 맞춰가는 거지.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 이정신 ‘루지’라는 카트를 탔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강민혁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생각날 정도로 즐거웠다. 내가 낸 아이디어인데 이 정도로 좋아할 줄은 몰랐다. 원래 가볍게 들렀다가 가는 일정이었다. 정신이와 내가 너무 신나게 노니까 용화 형도 한 번 더 탔다.(웃음) 정용화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마치 ‘카트라이더’ 게임 속에 있는 기분이었달까. 이정신 민혁이가 차 안에서 블루투스 마이크를 켜고 노래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정용화 원래 그런 스타일이 아닌데, 많이 변했다.

이 여행을 ‘우정 여행’이라고 칭하던데, 서로가 생각하는 ‘우정’이란 무엇인가? 정용화 멋진 말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이건 확실하다. 뭐하고 있는지 늘 궁금한 것. 강민혁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낸 오랜 친구 사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피를 나눈 가족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회사에서 만난 동료라고 하기엔 너무 가깝다. 그래서 더 특별한 것 같다. 그리고 확실한 건…! 이정신 좋아한다. 좋아하는 건 확실하지.(웃음)

팀에 동갑내기가 있다는 건 아무래도 힘이 될까? 이정신 나는 민혁이와 군 입대도 같은 날 했다. 그래서인지 모든 걸 함께하는 기분이다. 분명 다른 점도 있지만 그런 다른 점을 공유하는 것도 좋다. 정말 가족 같은 친구 같달까. 용화 형은 워낙 어렸을 때부터 따르며 지냈다. 친형이 용화 형과 동갑이기도 해서 이제는 친형이나 다름없다.

요즘 씨엔블루가 모이면 어떤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나. 아직도 군대 이야기를 나누나? 이정신 요즘은 앨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일 이야기를 하다가도 꼭 군대 이야기로 빠지게 된다. 정용화 도대체 왜 그런 걸까? 아무래도 어떤 이야기이든 군대 경험에 비유할 게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인터뷰를 준비하다 우연히 ‘정용화 군 생활 미담 모음’ 같은 걸 봤다.(웃음) 요약하자면 군 생활을 정말 성실하게 했다는 이야기인데, 무슨 독후감 대회에서 상도 탔다고? 정용화 우수상을 탔다.(웃음) 사실 나는 군 생활이 재미있었다. 물론 다시 가라면 못 갈 것 같지만. 나보다 어린 친구들과 먹고 자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니 너무 좋더라. 그리고 그 친구들이 미래에 대한 고민 같은 걸 내게 상담해올 때, 어쩌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느끼기도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자극도 받고.

시간이 좀 지나긴 했지만 제대 후 달라진 점이 있나? 이정신 나름대로 사회 생활을 10년 이상 해와서 그런지 나는 첫날부터 잠도 너무 잘 잤다. 물론 제약이 있어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렇다고 어렵지는 않았다. 오히려 군 생활을 하며 제대로 쉬는 방법을 알게 됐다. 강민혁 군대를 가는 시기에 따라 다를 뿐, 전부 무언가를 얻어서 나오는 건 확실한 것 같다. 내 경우에는 군대를 다녀와서 자존감이 높아졌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다는 게 기쁨이었다. 정용화 매니저 중에 군대에서 만난 후임이 있는데, 아직도 군대 이야기를 한다. 방금도 화보 촬영을 하면서 “우리가 이런 날씨에 어떻게 혹한기 훈련을 했냐”라고 했지.(웃음)

제대 후의 계획은 세우지 않았나? 정용화 군대 안에서는 휴가를 좀 더 받기 위해 끊임없이 체력 단련을 했을 뿐이다. 강민혁 나도 일 생각은 하나도 안 했다. 물론 그리운 마음은 있었지만. 그때는 어떻게 하면 PX를 더 빨리 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만 한 것 같다. 정용화 맞아. 어떻게 하면 좀 더 따뜻하게 근무를 설 수 있을까? 이런 생각.(웃음) 그러다 가끔씩 우리가 공연했던 영상을 보면서 ‘맞아, 우리가 이랬었지’ 하면서 추억을 떠올리곤 했다. 강민혁 나도 일요일이 되면 우리 공연 영상을 보여줬는데, 마치 우리 같은 부대에 있었던 것 같네.(웃음)

자연스럽게 앞으로의 계획으로 넘어가려고 했는데…(웃음) 올해는 씨엔블루 10주년이었다. 제2 막을 시작하며 앞으로의 10년은 어떻게 보내고 싶나. 정용화 아직 ‘씨엔블루’라고 하면 케이팝 밴드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그걸 잘 유지하고 싶다. 우리의 영역을 아무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거든.(웃음) 씨엔블루는 월드 투어를 한 첫 번째 케이팝 밴드이기도 한데, 그런 기록을 계속해서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후배 뮤지션들에게도 멋진 선배로 남고 싶다.

그전에 당장 맞이할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무얼 하며 지낼 것 같나. 강민혁 특별한 날인가?(웃음) 정용화 그런데 또 특별하게 생각 안 하면 괜히 쓸쓸해진다. 이정신 그래서 나는 차라리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 좋더라고. 강민혁 아,
이런 소망은 있다. 내가 아무것도 안 하더라도 눈이 왔으면 좋겠다. 그걸 보는 나도 좋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걸 보는 게 좋다. 반짝이는 것도 많고, 커플들도 더 예뻐 보이고. 정용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따뜻한 나라
로 여행을 가고 싶었다. 산타클로스가 서핑을 하는 독특한 곳에. 그걸 못 하게 돼서 아쉽다. 그냥 멤버들과 밥이나 먹지 뭐.(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