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될수록 대접받는 커피한약방

“1970~80년대만 해도 을지로는 지금의 가로수길처럼 핫한 거리였죠. 멋쟁이들이 다 을지로로 모였어요. 다방만 80개가 있었으니까. ‘할리데이’라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갔던 나이트클럽도 있었고요. 그때의 느낌이 아직 남아 있어요.” 막다른 골목 같은 길을 몇 번 꺾어 도착한 ‘커피한약방’ 입구에는 ‘乙支路 삘딍’이라는 옛 간판이 그대로 걸려 있다. 이곳에 ‘새것’은 없다. 옛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공간 리모델링도 최소화했으며 한국의 고가구인 자개장과 약장, 중국의 마작 전등 등 아름다운 옛 물건이 카페 곳곳을 채우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최동훈 감독의 <암살>에서 본 옛 시대의 아름다움이 시공을 초월해 깃들어 있다.

이 독특한 미감의 주인은 강윤석 대표다. 연극배우인 그는 최근 뮤지컬 <원스>로 무대에 올랐다. 커피한약방의 특징은 카페에서 일일이 수제 로스팅을 한다는 것. 그는 커피의 ‘불맛’을 강조한다. 매일 매달려 물량을 채워야 하는 작업이 반복되지만 시간과 품이 드는 작업을 고수하는 이유는 탁월한 맛과 향 때문이다. “오랜 시간 로스팅 수련을 했기 때문에 커피 품질의 부침은 없어요. 습도나 온도, 로스팅 컨디션에 따라 아주 미세한 차이가 나는데, 커피를 즐기는 이라면 오히려 이 작은 변화들이 음미하는 즐거움을 주거든요.”

주소 서울시 중구 삼일대로12길 16-6
영업시간 평일 07:00~22:00, 토요일 11:00~21:00, 일요일 12:00~19:00
문의 070-4148-4242

 

 

 

1607mcmalimg_14

240시간의 전시, 800/40

기획을 담당하는 정지혜를 비롯해 전솔비와 정요한 세 사람이 일을 분담해 운영하는 레지던스·갤러리 ‘800/40’. 이문동에서 처음 시작했을 당시의 임대료인 보증금 800만원에 월세 40만원을 이름으로 사용했고, 을지로로 이전하면서 임대료의 차이가 생겼지만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당시의 이름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이 이곳에 자리 잡은 이유는 단순하다. 저렴한 임대료, 편리한 교통,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좋은 작업 환경 때문. 좋은 장소는 금방 소문이 나기 마련이라 800/40이 을지로에 터를 잡은 이후, 어느새 을지로는 핫 스팟으로 떠올랐다.

800/40은 ‘24시간 레지던스’와 ‘24시간 전시’ ‘240시간 전시’를 타이틀로 한 세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말 그대로 각 시간 동안 전시 공간과 레지던스로 사용하는 것. 자체 기획으로 움직이는 공간이기에 대관료도 따로 없다. “연극, 공연, 전시, 퍼포먼스 등 장르에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는 문화예술 오픈 플랫폼이 됐으면 해요.” 기획을 담당하는 정지혜의 말이다.

800/40이 올해 계획한 일은 두 가지다. 첫 째는, 작년에도 진행한 ‘세운상가 좋아요, 대림상가 좋아요, 청계상가 좋아요’ 페스티벌을 여는 것. 두 번째는 대림상가에서 오랫동안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들을 모시고 ‘선생님 좋아요’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저희는 여기 계신 사장님들을 선생님이라고 불러요. 각 분야에서 몇십년의 경력을 가진 분들이니 이야기도 들어보고 워크숍도 진행하려고 합니다.”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157 대림상가 3층 라열 358호
영업시간 사전 문의
문의 010-9247-5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