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언니네 이발관 

언니네 이발관이 6집 <홀로 있는 사람>을 끝으로 23년 간의 음악 활동을 마감한다. 1994년에 시작된 그들의 여정을 지켜봐온 팬들은 아마도 장편 연재물의 최종회를 받아든 기분이었을 것이다. 언니네 이발관의 풀 스토리는 실로 흥미진진했다. 어쩌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석원이 자신이 밴드를 하고 있으며 그 이름은 ‘언니네 이발관’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시작된 이 스토리는 주인공이 엎질러진 물을 쓸어담기 위해 멤버를 찾고, 악기를 배우고, 자작곡을 쓰고, 데뷔 공연을 치르고, 그후로 23년간 6장의 앨범을 낸 밴드로 남게 되었다.

장난스러운 시작과 달리 언니네 이발관은 시종일관 진지했다. 대부분의 밴드들이 카피곡으로 무대를 채우던 90년대에 데뷔 공연 무대 세트 리스트를 모두 자작곡으로 채운 최초의 밴드로 기록되었고, 런던으로 날아가 직접 마스터링을 해올 만큼 정성을 쏟았던 1집 <비둘기는 하늘의 쥐>는 평론가들이 꼽은 그해의 앨범 TOP 10 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앨범 수록곡 ‘누구나 아는 비밀’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아이유는 번복되는 녹음 연기로 일 년 이상을 기다려야 했고, 이석원은 앨범이 나온 후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은 편지와 꽃을 전했다. 언니네 이발관은 떠났다. 하지만 많은 외로운 이들이 홀로 있는 시간에 그들의 음악을 찾을 것이다. 조금 청승맞고, 멜랑콜리하지만, 가장 보통의 위로가 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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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씨스타였습니다! 

5월 31일, 씨스타가 싱글 앨범 <Lonely)과 함께 해체를 전격 발표했다. 그러니까, 지금의 아이돌 그룹에게 ‘7’은 마의 숫자다. 2009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스타들의 전속 계약 기간이 7년을 넘기지 않도록 하는 표준 약관을 만든 이후 많은 그룹들이 7년이 되는 해에 해체를 결정했다. 딱 일주일간의 굿 바이 스케줄을 소화한 씨스타는 SBS 인기가요를 통해 마지막 무대를 선보였다.

뭐랄까. 씨스타는 조금 달랐다. 여자 아이돌이라고 해서 무엇에 기대어 간 적이 없었다. 언제 어디서건, 누구 앞에서건 ‘쫄지 않고’ 자기들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이유는 우리가 아는 씨스타 모습 그대로 밝고 건강하게, 또 서로를 살뜰히 챙기는 우정을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효린, 보라, 소유, 다솜은 씩씩하게 솔로 활동과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쌓아나갈 것이다. 이들이 씨스타일 때만큼 사랑을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그 걱정을 할 때가 아니다. 쿨도, 씨스타도 없는 여름이 코 앞에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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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SHOW, NO HOODIE! 

이번엔 베트멍 이야기다. 베트멍의 수장 뎀나 바잘리아가 더 이상 캣워크 쇼 형태의 패션쇼는 없을 거라고 선언했다. 2014년 첫 번째 컬렉션을 선보인 후로 베트멍은 늘 예측불가했다. 동유럽에서 영감을 받은 롱 슬리브와 DHL 로고, 독특한 형태의 실루엣은 호평과 혹평을 동반했지만 패피들은 하이엔드와 스트리트를 넘나드는 베트멍식 무브먼트에 열광했다. 최근 그들은 파리는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하기에 적합한 도시가 아니라며 취리히로 본사를 옮겼다. 그리고 더 이상 오버사이즈 후디를 선보일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다시 한 번 새로운 챕터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패션쇼는 더 이상 최고의 방식이 아니에요. 반복적일 뿐만 아니라 무척 지치는 일이죠. 물론 우리는 다시 무언가를 할 거예요. 그것은 분명 더 놀라울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