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찾아가는 숨은 골목 가게 ①

천천히 찾아가는 숨은 골목 가게 ①

이 길이 맞나? 가는 길부터 묘한 긴장감을 안기는 카페부터 이상한 문을 열어야 들어갈 수 있는 바, 철물점들 사이에 자리한 레스토랑과 간판을 내거는 대신 맛으로 승부하는 다이닝 바까지. 찾기 어려워 찾아가는 묘미가 있는 서울의 숨은 공간들.

다목적 카페

피팅룸 연남

연남동 후미진 골목에 수상한 담이 들어섰다. 나무로 만들어진 담에는 동그란 구멍이 나 있고, 구멍으로 들여다본 주택은 새 단장을 마친 상태였다. 올봄 베일을 벗은 이 비밀스러운 공간의 정체는 바로 ‘피팅룸 연남’. 아담한 주택을 가게 다섯 곳이 나눠 쓰고 있다. 아루앤폴의 녹음실, 초식 꽃집, 제이드골드나인의 모자 쇼룸, 김기중고인돌의 음악 스튜디오, 그리고 이 공간들을 돌아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까지. 개인 작업실 같은 공간들이 마치 다른 이의 방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개성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공간에 놓인 의자도 제각각. 카페 창문 앞 스툴, 여럿이 앉을 수 있는 푹신한 소파, 텃밭 앞 벤치, 담장 아래 놓인 캠핑 의자 등 어디든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 고즈넉한 주택의 운치를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면 된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5길 16-3
영업시간 12:00~18:00, 월・화요일 휴업
문의 010-8489-9030

 

 

을지로 비표준 공간

녘이 아니라 ‘녁’이다. 이름부터 표준을 벗어나는 일탈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녁은 레스토랑이자 카페, 바인 동시에 콘텐츠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비표준 공간을 지향한다. 마케터, 셰프, 바리스타 세 친구가 모여 원래 은행이었던 자리에 90년대 사무실 분위기로 위트 있는 공간을 탄생시켰다. 공구 가게와 조명 가게, 오래된 점포가 늘어서 있는 을지로3가에서는 생경한 이탤리언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계절마다 제철 식재료로 개발하는 메뉴가 이 집 셰프의 주무기. 도장깨기 하듯 새로운 메뉴를 맛보러 오는 단골들이 그 맛을 보장한다. 녁의 베스트 메뉴는 갈버치보 리소토. 치즈와 보리로 만든 리소토에 부드러운 갈비찜을 푸짐하게 올렸다. 녁을 찾는 사람들은 연령층이 다양하다. 을지로에서 담소 나눌 다방을 찾다가 들어선 어르신들과 퇴근길에 허기를 채우기 위해 들르는 직장인, 청계천을 산책하던 대학생 커플까지 다양한 이들의 하루가 이곳에서 경계 없이 만난다.

주소 서울시 중구 수표로 65
영업시간 11:00~24:00(브레이크타임 14:00~17:00), 토요일 11:00~22:00, 일요일 11:00~21:00(브레이크타임 14:30~17:00)
문의 070-4150-0504

 

 

청년들의 공생법

십분의 일

을지로 인쇄소 골목의 낡은 건물들을 지나치다 문에 테이프로 붙인 글씨가 눈에 띄었다. ‘커피, 치즈, 와인, 맥주, 각종 안주, 소주 없음’. 이 문구는 ‘십분의 일’의 간판을 대신하며 손님들을 가게로 이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보면 잘 찾아온 건지 의심이 피어오르지만 문을 열면 생각지 못한 빈티지한 분위기의 공간이 펼쳐진다. 십분의 일은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 10명이 각자 버는 돈에서 10퍼센트씩 투자해 만든 곳으로 지금은 9명의 청년이 경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사회 초년생이 혼자서는 쉽게 벌일 수 없던 일을 함께 모여 시작한 것. 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가게 운영에 대해 상의하고 메뉴를 구성한다. 가성비 좋은 와인을 함께 시음해보고 결정해 들여오기 때문에 한 병에 5만원 내외의 와인리스트를 갖추고 있다. 멤버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도 메뉴에 적극 반영한다. 치즈에 달콤한 꿀을 뿌려 깻잎과 와사비에 곁들여 먹는 꿀치즈는 다른 바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안주다.

주소 서울시 중구 수표로 42-9
영업시간 18:00~23:30, 토요일 18:00~24:00, 일요일 휴업
문의 02-6080-8051

 

 

취향을 나누는 문화 살롱

취향관

담장도 간판도 없는 양옥집 입구에 서 있는 문짝 하나. ‘취향관’이란 문패를 단 갈색 나무 문이 주택의 정체를 궁금해하게 한다. 문에서 입구까지 꽤 걸음을 옮겨야 하는데, 자갈을 밟으며 마당을 걷다 보면 잠시나마 도시에서 벗어난 듯한 기분이 든다. 취향관은 사교 클럽이자 문화 살롱이다. 올해 초 가오픈 기간을 거쳐 지금은 멤버십 클럽으로 운영하고 있다. 시즌마다 새로운 멤버를 모집하고 클럽의 멤버는 가입 기간 동안 이곳을 편하게 드나들며 혼자 사색에 빠지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번 시즌에는 취향관의 계간지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취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일상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자는 모토로 영화, 글쓰기,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오픈 살롱도 운영하니 취향관이 궁금하다면 미리 스케줄을 확인하고 참여해보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5 길 20
문의 02-332-3181

 

About the Author:

사진은 남는다

사진은 남는다

여행의 순간을 기록할 새로운 기기들.

캐논 ‘파워샷 G9 X Mark II’

국내에 출시된 하이엔드 카메라 중 가장 작고 가볍다. 2010만 화소의 선명함, 높은 사양의 광곽, 망원을 지원하고, 손떨림을 두 번 인식해 보다 정확한 이미지를 만든다. 클래식한 디자인에 작고, 잘 나오고, 예쁘다.

 

 

고프로 ‘히어로6’

바다와 강으로 떠난 여행, 카메라에 행여 물이라도 닿을까 하는 걱정에서 해방시킨 것만으로도 고프로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