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디자인, 그것이 알고 싶다 ①

핀란드 디자인, 그것이 알고 싶다 ①

핀란드의 디자인 철학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여섯 디자이너의 말.

핀란드 디자인 디자이너 패션디자이너 비비아렐라 아렐라스튜디오

Arela Viivi Arela
비비 아렐라 패션 디자이너

자신의 브랜드 철학을 정의 내린다면? 누군가의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물건을 만들고 싶다.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단조롭지만 아름다운 옷이 수명이 길다는 사실도 잊지 않는다. 품질에 집중하기 위해 최고의 소재를 동원하고, 또 구입한 제품을 가능한 한 오래 입을 수 있게 잘 관리하도록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무엇에 가장 빠져 있는가? 핀란드 남쪽에 있는 섬 캘스캐르(Källskär). 둥그렇고 완만한 형태를 띠는데 빙하기에 만들어진 독특한 암석들이 있다. 바론 괴란 오케르히엘름(Baron Göran Åkerhielm)이라는 사람이 이 섬에서 살았는데 당시 지중해와 스칸디나비아의 요소를 결합해 여름 휴양지를 만들었다. 그는 <무민>의 작가 토베 얀손(Tove Jansson) 등 예술가와 귀족, 사업가를 섬으로 초청하며 수준 높은 문화의 중심지로 성장 시켰다. 이 섬 지형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땅의 표면 에 관심이 많다.

주로 언제 영감을 얻나? 문화와 도시, 책과 사람, 자연, 이밖에 의미 없이 흘러가는 특별한 것 없는 순간 등 많은 것에서 영감을 받는다. 2019 S/S 컬렉션을 디자인할 때는 1970년대 뉴욕 북부 사교계 여성들의 삶과 1980년대 이탈리아 시골의 여름 풍경에서 영향을 받았다. 마치 잠옷을 입고 집에서 일할 때처럼 편안한 느낌이 드는 옷을 만들고 싶었다. 그 가운데 우아함도 잃지 않도록 했다.

핀란드의 라이프스타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의하자면? 느긋하고 심사숙고하는 삶. 그런 성향은 핀란드 전통문화에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데, 가령 사우나를 즐기거나 가족이나 친구와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행위 등이다.

오늘날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디자인은 의미 있는 방식으로 ‘살고 싶은’ 삶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단순히 스타일을 창조하는 것을 넘어서 디자이너는 디자인과 생산 과정에서 내린 자신의 결정이 지구의 미래에 오래도록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렐라 @arelastudio | www.arelastudio.com

 

핀란드 디자인 디자이너 패션디자이너 할로 유카풀리우얘르비

 

Hálo Jukka Puljujärvi
유카 풀리우얘르비 패션 디자이너

자신의 브랜드 철학을 정의 내린다면? 할로는 2017년 설립한 컨템퍼러리 디자인 레이블이다. 핀란드 북쪽 라플란드 지역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다. 라플란드에는 8계절이 존재하는데 이를 반영해 총 8개의 컬렉션을 진행한다. 소량의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기 때문에 계절에 구애받지않고 새로운 스타일을 디자인할 수 있다. 모든 소재는 유럽에서 얻고, 능숙한 지역 작업자들이 제품을 완성한다.

당신의 생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인물은 누구인가? 화가 레이다르 새레스퇴니에미(Reidar Särestöniemi). 가장 잘 알려진 핀란드 예술가 중 한 명이다. 라플란드에 살았던 그는 자신이 발디딘 땅에서 가장 큰 영감과 힘을 받았다. 그가 표현하는 색을 좋아한다. 내 어린 시절을 송두리째 사로잡은 사람이다. 나와 같은 마을 출신이기도 하다.

최근 무엇에 가장 빠져 있는가? 이 관심은 당신의 작업에 어떻게 이어지나? 1940년대 후반에 라플란드 지역에서 벌어진 골드 러시(새로운 금 산지를 발견해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몰려드는 현상)에 매료돼 있다. 이번 컬렉션에서 새로운 황금 패턴을 디자인했다.

주로 언제 영감을 얻나?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의 빛은 언제나 내게 영감을 준다. 핀란드의 라이프스타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의하자면? 핀란드 사람들은 자연에 둘러싸여 있는 생활을 즐긴다. 긴 겨울에는 담요를 덮고 모닥불 앞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고요를 차분히 즐기고, 여름이면 숲으로 가 자작나무를 껴안는가 하면 다양한 베리를 채취한다. 또 사우나 후 호수에서 수영을 한다.

오늘날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소셜 미디어는 산업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소규모 레이블이 SNS를 통해 자신을 충분히 알리고, 대중에게 다가가 보다 쉽게 성공할 수도 있게 됐다. 한편으로는 이제 누구나, 즉 디자인과 전혀상관없는 이도 디자이너가 된다. 인스타그램의 아름다운 피드가 반드시 좋은 품질과 디자인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할로 @halofromnorth | www.halofromnorth.com

 

핀란드 디자인 디자이너 가방디자이너 브루노베아우그란드 루미

 

LUMI Bruno Beaugrand
브루노 베아우그란드 가방 디자이너

자신의 브랜드 철학을 정의 내린다면? 결코 어울리지 않는 감성이 한데 모여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만들어지길 원한다. 우리 브랜드를 통해 평범한 일상에서도 새로운 순간을 발견하고 경험하길 바란다. 우리는 또 품질과 환경, 지속 가능성을 고민한다.

당신의 생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인물은 누구인가? 대중의 소비 방식에서 영향을 받는다. 사람들이 소비하고 낭비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고 분석하는 건 괴로운 일이다. 그 사람들의 잘못이라기보다 우리 산업이 무책임한 방식으로 성장하고 포장돼온 결과라고 본다. 가방 등 가죽을 주로 다루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어떻게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우리의 산업을 이어가야 할지 고민한다. 그 결과 100% 식물성 오일로 가공한 가죽을 사용하고, 가공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폐기물을 철저히 처리한다.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포장돼 공급망을 거쳐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해법을 제공하려 한다.

최근 무엇에 가장 빠져 있는가? 디지털 미디어, SNS와 인공지능(AI) 그리고 이것들이 가져오는 변화들에 주목한다. 전례 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 상황을 잘 살피고 있다.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 매일의 삶에서 영감을 얻는다. 일상의 작은 도전, 지나치기 쉬운 깨달음의 순간 등에서.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가방과 지갑, 백팩을 보고 이 물건들이 주인의 개성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살피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곤 한다.

유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오직 누군가를 따르기만 하는 브랜드와 사람들을 위한 연료.

핀란드의 라이프스타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의하자면? 실용적이고 정직하며 다채롭다.

루미 @lumifinland | www.lumiaccessor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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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말

어른의 말

성급히 가르치려 들거나 강요하지 않고,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고 말하지 않는 그런 좋은 어른이 현실 세계에 없다고 느껴질 때.

 

독서 박완서의말 박완서

<박완서의 말: 소박한 개인주의자의 인터뷰>

박완서

할머니의 이야기만큼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을까. 할머니가 살아온 시대는 돌이켜보면 격동의 시대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1931년에 태어난 박완서는 딸이 신여성으로 자라길 바란 어머니 때문에 서울 생활을 하게 되었고, 전쟁으로 대학 생활을 접어야 했으며, 여자와 어머니 사이의 모순에 아파하고 개인적인 삶과 문학적 삶 사이에서 곤혹스러워했다. 할머니 세대, 특히 박완서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은 일상의 소소한 일을 섬세하게 포착해 편안한 언어와 단단한 뼈로 재구성해내는 그녀만의 탁월한 능력 때문일 것이다. <박완서의 말>은 1990년부터 1998년 사이에 진행한 일곱 번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박완서와 대화를 나눈 이는 시인 고정희, 문학평론가 정효구, 소설가 공지영, 시인 피천득 등이다. 그들은 문학과 사회와 개인사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박완서는 문학과 생활을 오가며 진솔하고 담백하게 대답한다. 무엇보다 그 세대가 겪은 엄청난 체험에서 비롯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태도가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마음산책 펴냄

 

독서 노년에대하여 윌듀런트

<노년에 대하여>

윌 듀런트

윌 듀런트는 인류의 문명과 사상을 연구하는 데 일생을 바친 역사학자다. 그는 학교가 아니라 노동 회관에 모인 사람들에게 강연하며 상아탑 속에 갇히기를 거부한 학자이기도 하다.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철학 입문서 <철학 이야기>, 1만 년 인류 문명사를 풀어낸 대작 <문명 이야기>는 그가 자신의 연구를 대중과 나누고자 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철학과 종교, 예술, 문명 등을 아우르는 폭넓은 학식을 갖추고 그것을 쉽게 풀어낸 그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조언을 구한 독자들이 많았다. <노년에 대하여>는 그 물음에 대한 윌 듀런트의 답이다. 인류를 연구한 저명한 학자로서 그의 대답은 인생은 수수께끼이며 생각하기 벅찰 만큼 복잡하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인생을 문장으로 정의 내리는 철학자가 아니라 인생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학자의 태도를 보여준다. 청춘의 에너지가 만들어내는 변화, 지혜가 쌓이지만 육체와 정신이 쇠퇴하는 노년기를 유연하고 균형 잡힌 사색으로 풀어낸다. 책의 구성은 인간의 일생과 인생에 끼치는 문명들이 순서대로 정교하게 이어진다. 인생의 여정을 탐구하는 노학자의 폭넓은 고찰과 깊은 사색에서 나온 조언이 가득하다. 민음사 펴냄

 

독서 황현산 황현산의사소한부탁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황현산

지혜는 곧게 자라지 않는다. 지혜는 고통에서 발현되고 평온에서 싹 틔운다. 지혜는 경험에서 비롯되기에 그 과정이 굽이질 수밖에 없다. 내가 얻은 삶의 지혜를 다른 사람에게 온전히 전하기란 더 어려운 일이다. 역사적 사례, 개념 풀이, 쉬운 문장, 비유 등 구불구불한 과정을 거쳐야 겨우 상대에게 나의 지혜가 원형에 가깝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의 글이 그렇다. 황현산의 신작 산문집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은 2013년 3월 9일부터 2017년 12월 23일까지 쓴 글을 모은 책이다.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로 구성해 주제가 다채롭다. 작가는 현상을 예리하게 분석하되 감정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역사적 사례를 들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어휘를 사용하며, 적절한 비유를 섞어 현상을 그만의 시선으로 짚어낸다. 강한 어조로 독자를 이끌기보다 정중히 손을 내밀어 방향을 가리키는 책이다. 작가의 다정한 태도에 독자는 감정적 동요 없이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게 된다. 현자의 지혜는 그렇게 다음 세대에 전해진다. 난다 펴냄

 

독서 허수경 그대는할말을어디에두고왔는가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허수경

내 안을 관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깊이 파고들수록 가려졌던 생채기가 들춰지고, 상처는 아문 것이 아니라 곪아가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제 속을 쳐다보지 않았다면 무디게 살아갔을 것을 괜스레 꺼내 스스로 상처를 벌리곤 했다. 하지만 거울을 보는 시간이 짧아질수록 제 안을 살피는 것도 등한시하게 된다. 관찰하기에 지쳤기 때문이다. 산문집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를 쓴 허수경은 오랜 시간 어두컴컴한 제 속을 발굴해온 시인이다. 진주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밥벌이를 했고, 독일로 유학 가 긴 세월 고고학을 공부하며 숱한 폐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