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ORGIO ARMANI

GIORGIO ARMANI

한국을 떠나올 때만 해도 국내에
코로나19의 감염 확진자는 불과 30명
정도였다. 밀라노엔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없었다. 하지만 밀라노 패션위크가
진행되는 닷새 사이 세상이 변했다.
한국엔 하루에 1백 명 단위로 확진자가
증가했고 이탈리아는 이를 매일 속보로
다뤘다. 일정 마지막 날, 밀라노에
확진자가 나왔다는 속보를 전달받았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결국 게스트 없이
쇼를 진행했다. 쇼의 후반부엔 중국에서
영감을 받은 아카이브 피스 12벌을
선보였다. 2009년과 2019년 봄 시즌
오트 쿠튀르 컬렉션이었다. 그 누구보다
큰 아픔을 이겨내고 있을 조국에 보내는
작은 응원이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평상시처럼 조용히 걸어 나와 손님들
자리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새‘ 로운
평범함(New Normal)’이라 불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 삶의 예고편을
보는 기분이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쇼를 다시 볼 수 있을까? 그때도, 지금도,
간절하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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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NONA
ANTONIO MARRAS

ANTONIO MARRAS

안토니오 마라스 쇼엔 늘 동화적인
서사가 빠지지 않는다. 이번 시즌에는
디자이너의 오랜 뮤즈이자 스승, 마리아
라이(Maria Lai)가 컬렉션의 핵심
요소를 제공했다. 실을 엮어 경이로운
작품을 만든 마리아 라이 그리고 실을
꿴 룩으로 매 시즌 컬렉션을 완성하는
안토니오 마라스. 누구보다 특별한
스승과 제자 사이였던 둘은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요정에 관한 것. 안토니오 마라스는 이번
시즌, 마리아 라이의 요정을 자신의
고향 런던으로 데려갔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1980년대 런던. 고스, 펑크,
로맨티시스트가 공존하던 격변의 시대.
그물 스타킹, 러플 드레스, 타탄체크,
버클 부츠와 비비안 웨스트우드 식으로
스타일링한 데님 점프수트엔 모두
스승의 작품을 새겨 넣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다. 마리아와
안토니오가 함께 있는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지만(마리아 라이는 2013년
세상을 떠났다) 이 둘이 마음을 맞대고
완성한 전시는 아직 이탈리아 남부
바실리카타에 위치한 국립 중세 근대
미술관에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