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oursteam
신하나
3년째 비거니즘을 실천하며 비건 패션 브랜드 낫아워스를 론칭하고 식물성 소재로 만든 다양한 의류와 패션 소품을 선보이고 있다.

채식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직장에 다니던 시절, 어느 날 마장동에서 회식을 했어요. 소고기를 질리도록 먹었죠. 부른 배를 안고 식당을 나서는데 갑자기 피비린내가 머리를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속이 거북하더라고요. 이상한 기분이 들어 당분간 고기를 좀 자제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던 차에 우연히 비건 활동가 게리 유로프스키의 강연을 듣고 난 뒤 비거니즘과 제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단순히 고기를 안 먹는 것 정도로 생각했던 비거니즘이 동물과 환경을 위한 실천 철학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저도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비건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게 되었나요? 비거니즘을 실천하며 모피, 가죽, 실크, 캐시미어 등 동물성 소재를 쓰지 않고 만든 아우터를 찾아봤는데, 마땅한 것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10년 넘게 비거니즘을 실천하고 있는 디자이너 친구와 함께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인조 모피 코트를 제작해 텀블벅 펀딩을 진행했고, 이것이 낫아워스의 첫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비건 화장품에 비해 비건 패션 브랜드는 여전히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에요. 그래도 비건 레더, 페이크 퍼 등의 소재로 옷을 만드는 브랜드가 늘어나는 것 같아 반가워요.

비거니즘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비거니즘은 종 차별에 반대하며 동물을 대상으로 한 모든 형태의 착취와 학대를 최대한 배제하는 철학이자 삶의 방식입니다. 비거니즘을 조금만 탐구해보면 환경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당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라고 종용하는 신호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개개인의 변화가 시급합니다. 당장 식습관을 극단적으로 바꾸지 못하더라도 화장품이나 옷 등을 비거니즘 브랜드 제품으로 바꾸고, 하루 한 끼 혹은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비건식에 도전해보세요. 이렇게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움직이다 보면 보다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maison_de_vegan
이서영
운동 마니아이자 베이커. 몸에 좋은 빵을 찾다가 비건 베이킹을 접한 이후 비건 베이커리 메종 드 비건을 운영하며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드는 중이다.

어떤 채식을 하시나요? 원래 운동을 좋아하고 건강에 관심이 많아요. 어느 날, 더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밀가루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보다 건강한 빵을 만들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비건 베이킹을 접했고, 베이커리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채식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페스코-플렉시테리언을 지향해요. 평상시에는 육류를 먹지 않되 우유나 달걀, 해산물은 섭취하는 페스코 채식을 하고, 어쩔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 육류를 조금 섭취하기도 하는 방식으로요. 물론 메종 드 비건의 빵은 모두 100% 비건 레시피로 만듭니다.

운동을 많이 하시는데, 채식으로도 체력이나 근육이 유지되나요? 요즘은 채식으로도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할 방법이 많아요. 유청을 제거한 비건 단백질 파우더도 있고, 지금은 국내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는 병아리콩도 아주 훌륭한 단백질원이거든요.

메종 드 비건의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운동하는 여자가 만드는 비건 빵’이에요. 전 단순히 빵을 판다기보다는 제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고 생각해요. 운동을 즐기는 건강한 여자가 먹는 사람도 건강하게 만드는 빵을 만드는 거죠. 그래서 인스타그램에도 빵 사진뿐 아니라 제가 운동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많이 올려요. 그 때문인지 손님 가운데 상당수가 운동하는 분입니다. 또 하나가 ‘편견을 없애는 맛있는 비건 빵’이에요. 우유, 버터, 달걀, 설탕, 두부 첨가물을 쓰지 않는 빵이다 보니 맛이 없을 거라는 편견을 가진 분이 꽤 많아요. 하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버터가 맛을 가리지 않아 원재료의 맛이 풍성하게 느껴지거든요. 비건 깻잎 스콘에서는 깻잎향이, 얼그레이 캐러멜 파운드케이크에서는 향긋한 얼그레이 향이 많이 나요. 손님들도 소위 ‘속세빵’보다 더 맛있다고 하십니다. 먹기 좋고 먹고 나서 속도 편해서 많이 찾으시는 것 같아요.

@vmilshop
김나연
2018년 비건으로 시작해 지금은 비건 페스코를 실천하며, 비건 라이프스타일 스타트업 베지스푼과 순식물성 친환경 제품 쇼핑몰 비밀샵을 운영하고 있다.

비건 라이프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젊은 나이에 암 진단을 받았어요. 항암 치료를 하는 과정이 꽤 험난했고, 암도 쉽게 없어지지 않아 심신이 무척 괴로웠죠. 암 치료 중 친구가 먹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줬는데, 이를 통해 채식이 몸에 미치는 좋은 영향과 공장식 축산업이 건강과 환경에 얼마나 해를 끼치는지 알게 됐어요. 그날로 채식을 시작했죠. 지금은 육류와 달걀, 유제품은 먹지 않지만 생선을 비롯한 해산물은 먹는 비건 페스코를 실천하고 있고요.

비건으로 살며 느낀 변화는 무엇인가요? 일단 몸이 많이 좋아졌어요. 이전보다 정신이 더 또렷하고 덜 피곤하며 몸이 가볍죠. 면역력도 좋아졌고요. 마음가짐도 달려졌어요. 예전에는 병에 휘둘리며 제 삶에서 스스로 선택권을 갖지 못한 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스스로 선택한 채식을 하며 적극적으로 몸과 정신을 돌보게 됐죠. 제가 제 몸의 주인이 되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고요.

비건 라이프를 즐기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비건을 취미로 만들어보세요. 제 취미는 비건 플레이스를 탐방하는 것이랍니다. 비건 메이트를 만드는 것도 좋아요. 제 메이트는 동생인데, 시간 날 때마다 둘이 같이 나가 구경하거나 인터넷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주문해 나눠 먹는 등 노하우를 나누다 보니 훨씬 즐겁더라고요.

비밀샵의 베스트셀러는 무엇인가요? 비건 라이프를 시작하고 나니 먹거리를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만든 것이 비밀샵이에요. 국내외에서 식품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비건 제품을 찾아 소개하는데, 아무래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이 많은지 음식이 잘 나가요. 채식라면, 시리얼 바, 귀리유나 아몬드유 같은 거요. 육류 대체 식품도 인기가 좋은데, 특히 얼마 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한국식 콩고기가 꽤 반응이 좋아요. 우리 입맛에 잘 맞고 식감도 좋거든요. 우유가 들어 있지 않은 밀크티도 반응이 심상치 않아요.

비건을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뿌듯함을 느껴보세요. 완벽한 비건이 되기 위해 몰아 붙이거나 겁먹지 말고요. 작은 것부터 실천하며 비건 라이프를 즐기면 좋겠어요.

@legally_green
이소현
주 5일 채식을 하고 매일 운동을 하는 등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이어가고 있는 뷰티 엔터테인먼트회사의 사내 변호사.

채식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전 사실 비건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어요. 느끼하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고 물 대신 아이스 라테를 마시곤 했죠. 운동을 주기적으로 한다는 핑계로 먹고 싶은 것은 마음껏 먹었어요. 그런데 2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만성피로가 느껴지고 속이 항상 더부룩하더라고요.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됐고, 생애 첫 건강검진을 통해 이를 눈으로 확인했죠. 이대로 가다가는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30대를 맞게 될 것 같아 식습관을 개선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금은 일주일의 스물한 끼 중 일곱끼까지는 폴로(가금류까지는 먹는 것)와 페스코(해산물까지는 먹는 것)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비건으로 살며 이전보다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피부가 달라졌어요. 화장품을 많이 바르지 않아도 얼굴에서 광이 나고, 오랫동안 절 괴롭혀온 턱의 여드름도 사라졌거든요. 안색도 밝아져 주변 분들이 피부가 좋아졌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겉만 아니라 속도 좋아졌어요. 만성피로가 사라지면서 컨디션이 좋아져 업무의 효율도 오르고 체중이 2kg 정도 빠져서 그런지 몸이 늘 가벼워요. 고기를 먹지 않는데도 신기하게 체력이 좋아지고 체력이 받쳐주니 요즘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매일이 더 즐겁습니다. 이런 변화 덕분에 요즘엔 비건 라이프가 한결 재밌어요.

비거니즘을 실천한다는 말에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요? 제가 평생 육식을 해온 터라 처음엔 힘들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많았어요. 하지만 의지가 강한 편이라 힘들지 않게 적응했습니다. 사실 주변에 많이 알리진 않았어요. 비건이라고 말하면 주변 사람들이 유난 떤다고 할 것 같아 아직은 조심스럽거든요. 어쩌다 알게 된 분들은 진심으로 응원해주세요. 같이 비건 식당에 가서 식사하고, 저 덕분에 본인도 더 건강한 삶을 살게 되었다며 고마워하는 분들도 있어요. 함께 사는 부모님도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시고요. 가까운 친구 한 명은 제 비건 라이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미국 대체 육류 회사의 주식을 사기도 했습니다. 저처럼 비건라이프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 관련 주식도 오를 거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