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피부를 괴롭히기 시작하는 요즘, 여성들의 화장대는 평상시보다 많은 제품들로 북적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수많은 남성들의 스킨케어는 1년 내내 단출하기 그지없는 것이 사실. 피부 관리에 무신경한 남자들이라 할지라도 이맘때는 조금 더 특별한 케어가 필요하다. 여름 내내 강렬한 자외선과 종일 마스크를 끼고 생활하는 환경에 자극받은 피부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채로 건조한 가을과 겨울의 찬 바람에 노출되면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남성의 피부는 여성에 비해 두껍고 모공이 크며 피지의 양이 많은 반면 수분 보유량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유분이 많은 덕분에 노화가 늦게 시작되는 장점이 있지만,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 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영양분을 제때 충분히 공급하지 않으면 칙칙하거나 까칠하고 처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40대 이후에는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된다. 가뜩이나 노화 속도가 빠른 데 흡연이나 음주, 수면 부족 등 건강에 해로운 생활 습관까지 겹치면 그야말로 불에 기름을 붓는 격.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피부가 좋은 건 젊을 때 이야기다. 빛나는 피부를 잃고 후회하기 전에 이것만은 기억하자.
1. 손 씻는 비누 대신 클렌저를
의외로 올바른 세안 습관을 들이지 못한 남성이 꽤 많다. 피부를 뽀독뽀독하게 만드는 비누는 첫째 금지 사항. 최소한의 유분기마저 앗아가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로만 씻어 먼지나 피지를 제대로 떼어내지 못하는 것도 문제. 각질이 쌓여 피부가 푸석해지고 모공이 커지기 쉽다. 그러므로 유분과 노폐물만 씻어내는 잘 만든 폼 클렌저를 갖추는 것은 그루밍의 기본 중 기본. 폼 클렌저를 손바닥에 덜어 거품을 풍성하게 낸 뒤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세안하면 피부가 한결 편안하고 촉촉해질 것이다.
2.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을 골라 쓰자
스킨케어를 귀찮아하는 남자들을 홀리는 마법의 주문이 있다. 바로 ‘올인원’과 ‘산뜻’이다. 하나로 모든 과정을 끝낼 수 있다는 말에 혹해 자신의 피부에 맞지 않는 제품 하나만 고집하거나 막연하게 화장품을 바르면 피부가 답답하고 번들거린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피부가 건성인데도 지성용 제품을 고르는 식이다. 물론 피지가 많이 솟고 번들거리는 피부라면 유분을 조절해주는 젤 타입의 가벼운 제품이나 오일 프리 제품이 알맞다. 하지만 늘 피부가 땅기고 환절기마다 각질이 일어난다면 보습 효과가 우수하고 안티에이징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한 토너와 에멀전, 에센스, 크림을 단계별로 바르는 것이 현명하다.
3.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
자외선 차단제를 잘 바른 피부와 그렇지 않은 피부는 15년의 차이가 난다는 말이 있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말은 아닐 수 있지만, 자외선이 노화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실외 운동을 즐기는 등 야외 활동이 많은 편이라면 자외선 차단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피부가 갑갑했던 경험 탓에 자외선 차단제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에센스처럼 가볍게 발리거나 오일을 함유하지 않은 제품이 많이 나와 있으므로 골라 쓰면 된다. 골프, 테니스 등 실외 운동을 할 때는 휴대하기 편한 스틱형 제품을 챙겨 가서 2시간마다 한 번씩 덧바르는 것도 잊지 말 것.
4. 푹 잔다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숙면은 피부의 재생과 회복에 필수적인 요소. 술을 마셔 잠을 깊이 자지 못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격렬한 운동을 한 탓에 쉽게 잠들지 못하면 피부는 회복할 시간을 잃고 자극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하루 7~8시간은 숙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유난히 피곤한 날이라면 마스크팩을 하거나 스킨케어 제품을 평상시보다 도톰히 바르는 것도 피부 관리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