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런웨이에 오른 모델들의 피부는 누디하고 내추럴한 피니시가 주를 이룬다. 이번 2021 F/W 시즌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구조적인 패턴의 레더 드레스와 낭만적인 시퀸 드레스 그리고 보디라인을 타고 흐르는 니트 드레스까지 디자이너마다 선보이는 룩은 각기 달랐지만, 베이스 메이크업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한결같이 꾸미지 않은 듯 꾸민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고수했다. 제이슨 우, 이자벨 마랑, 스포트막스 등의 쇼에 선 모델들의 얼굴에서 엿볼 수 있듯 이번 시즌 베이스 메이크업의 방향은 지난해에 이어 자연스러운 빛과 윤기를 머금은 피부다. 다만 이전보다 수분감을 좀 더 가볍게 표현하기 위해 레이어링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커버력 역시 과하지 않다. 고르지 않은 피부 톤을 말끔하게 정돈하는 정도로 무조건 가볍게! 한 마디로 피부 위 수분보다 피부 속 광에 집중한 셈이다. 이런 흐름에 맞게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바로 내추럴과 모이스처를 앞세운 파운데이션 또는 메이크업 베이스. 헤라의 블랙쿠션이나 설화수의 퍼펙팅 쿠션을 얇게 톡톡 발라 자신이 지닌 고유의 피부 빛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테크닉이다.
피부를 완전히 커버하는 것이 아니라 주근깨 등은 비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메이크업 단계는 유지하되 최대한 얇게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시즌 피부 표현의 핵심은 얇은 레이어링인 셈. 헤라의 매직 스타터처럼 보정 효과가 있는 메이크업 베이스를 사용하는 것도 화장이 두꺼워지는 것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메이크업 단계는 늘어나지만 보정 효과가 있는 메이크업 베이스를 얇게 펴 바르면 피부 결점이 어느 정도 가려지면서 여러 번 덧바르거나 추가로 보정하는 과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라벤더나 그린 등 컬러를 피부 상태에 맞춰 선택하면 베이스를 더욱 깔끔하고 예쁘게 다질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덧발라야 하는 경우에는 밀착력이 우수하면서 얇고 자연스럽게 마무리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맨살처럼 자연스럽게 보정되는 파운데이션은 이번 시즌 트렌드에 가까운 피부 표현을 완성하기 좋다. 또 스킨케어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한 제품은 마스크 착용으로 수분을 빼앗기기 쉬운 피부 보호에도 효과적이다.
여기에 루스 파우더를 살짝 덧바르면 피붓결이 더욱 자연스럽고 우아하게 마무리된다. 때마침 이번 시즌엔 눈가나 입술 등 어느 한 부위에 글로우를 더해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보다 전체적으로 광채를 살짝 더해 자연스러운 생기를 강조하는 것이 트렌드. 사용하는 도구를 달리하면 다른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다. 퍼프로 두드리면 얼굴 전체에 균일한 광채를 살릴 수 있고, 브러시를 이용하면 코, 광대뼈, 이마 등 튀어나온 부위에 입체감을 더하는 것이 가능하다. 어깨나 쇄골에도 살짝 두드려 은은한 반짝임을 만끽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