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과 여름에는 1990년대의 어딘가 복잡하고 촌스러운 그때 그 패션을 추억하며 당시를 오마주한 메이크업이 대유행할 기세다. 자연스럽게 2000년대가 부활한 듯 반짝임을 더해주는 립글로스도 각광받을 전망이다. 여기에 올해는 반드시 마스크를 벗고 싶다는 기대감까지 더해진 듯 2022 S/S 컬렉션 쇼에서도 글로시하고 볼륨감을 살려주는 립 메이크업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블루마린 쇼에 선 모델들! 투명한 오일을 얇게 바른 듯 글로시한 입술에 어깨와 가슴 등 몸에 눈부실 정도로 바디 글리터를 잔뜩 얹어 반짝임을 한껏 강조했다. 질샌더, 막스마라, N°21, 에르마노 설비노 쇼의 모델들은 깨끗한 민낯 같은 피부에 색감을 최대한 배제하되 투명하고 은은하게 반짝이는 입술로 계절의 변화와 그에 따른 설렘을 전했다. 알베르타 페레티, 안나 수이, 코페르니 쇼에서는 톤 다운된 은은한 딸기 핑크나 애프리콧 계열 립글로스로 입술을 반짝반짝하게 표현했다. 보스와 러셀 애슬레틱 쇼에서는 반짝이는 입술을 연출해 글램 터치를 더욱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지암바티스타 발리 쇼에 선 모델들은 화사한 빛깔의 드레스를 입고 네온 핑크계열의 글로시한 립스틱을 발라 룩에 포인트를 주었고, 돌체 앤 가바나와 펜디의 모델들은 코럴 계열 컬러를 가미해 강렬하고 볼드한 글로시 립을 연출했다.
매트한 립스틱 대신 립글로스와 매끄러운 립스틱이 주목받는 동시에 색이 짙은 립 라이너와 옅은 색 립스틱의 조합도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열기가 지속되면서 2000년대 초반, Y2K 스타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바, 한때 촌스럽다고 치부하던 1990년대 풀 메이크업이 붐을 일으키며 잊고 살았던 메이크업하는 재미를 상기시켜줄 듯하다. 1990년대 수많은 슈퍼모델이 바르던 브라운 립스틱이나 립 펜슬을 잘 활용하면 이번 시즌 트렌드세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진하게 우린 뱅쇼나 뱀파이어가 연상되는 브라운 계열의 컬러가 부담스럽다면 립스틱은 물론 아이섀도까지 과감하게 포기해도 좋다. 가벼우면서도 깨끗한 피부에 블러셔로 광대뼈를 부드럽게 감싸고 하이라이터로 콧등과 이마의 입체감을 살리는 콘투어링을 통해 본연의 윤곽을 자연스럽게 강조하고 입술의 반짝임만으로 룩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 타고난 듯 투명하게 빛나는 입술을 연출하고 싶다면 맑은 발색이 돋보이는 헤라 센슈얼 스파이스 누드 글로스를 활용하거나 설화수 에센셜 립세럼 스틱처럼 질감이 촉촉한 제품을 선택하면 끈적이는 느낌은 줄이고 자연스러운 반짝임을 강조할 수 있다. 글로시한 립을 연출할 때는 플럼핑 효과가 있는 립 프라이머를 바른 뒤 컬러 립글로스를 바르고 입술 선만 티슈로 가볍게 눌러주면 끈적이는 느낌 없이 도톰한 입술을 완성할 수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