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한 인테리어에서 즐기는 인도의 맛, 인딕 슬로우

빨간 장미꽃 한 송이를 꽂아둔 아늑한 테이블 세팅이 귀여움을 자아내는 인딕 슬로우는 인도식 커리와 난으로 만든 피자, 탄두리 치킨 등을 선보이는 곳. 직접 빚은 유기농 난은 아무런 소스나 커리 없이 먹어도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원래는 통영시푸드커리를 주문하고 싶었는데, 신라면보다 매운 정도여서 버터치킨마크니를 선택! 따뜻하게 데우면서 먹을 수 있는 커리에 버터가 풍덩 들어가 있어 풍미를 더했다. 커리도 맛있었지만 기대 이상이었던 메뉴는 제철 식재료로 만드는 난 피자다. 따뜻한 난 위에 딸기랑 채소가 풍성하게 올려진 난 피자는 블루 치즈까지 어우러져 신선한 맛을 선사했다. 웰컴티로 나온 진저허그 티와 함께 먹으니 혼자서도 네 조각을 거뜬히 해치웠다는 후문. 동행인을 만들어 탄두리 치킨과 인딕 브런치 메뉴를 맛보기 위해 조만간 다시 방문할 예정.

instagram @indic.slow editor 원지은

 

PHO BO 한우 쌀국수

베트남 현지에서 먹는 쌀국수, 남박

용산에 위치한 남박은 아침 8시부터 시작해 3시 30분이면 영업이 끝난다. 조금만 늦어도 쌀국수 메뉴는 물론 곁들임 메뉴인 한우 수육 반접시와 MIX 장밥을 놓치기 일쑤다. 소고기와 대파가 듬뿍 토핑된 한우 쌀국수의 맛도 환상적이지만 처음 마셔본 베트남식 소주 넵머이와의 페어링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어느 정도 쌀국수를 먹은 다음 스리라차 소스와 해선장 소스를 3:1 비율로 섞어 먹어보길. 또 다른 쌀국수의 맛을 느낄 수 있으니 추천한다. 쌀국수 맛에 빠져  뒤늦게 둘러보게 된 가게 내부는 베트남 현지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 오래된 나무 테이블과 이런저런 이국적인 테이블웨어가 베트남으로 여행을 온 듯 설레게 했다. 화려하고 거창하지는 않지만 베트남 거리가 주는 분위기가 맛을 배가시켜주는 것처럼 이 곳 또한 그랬다. 다음에는 술 마신 다음 날 아침 일찍 해장이 필요할 때 꼭 남박을 찾으리.

instagram @noodle.shop.service editor 권아름

 

숯 향을 머금은 바스크식 그릴 요리, 엘초코데떼레노

타파스 형식의 스페인 맛집 엘초코데떼레노는 스페인과 영국에서 수년간 요리 경력을 쌓아온 신승환 셰프가 이끄는 곳으로 생선과 육류 등의 신선한 식재료에 숯불 향을 입혀 재료 본연의 풍미와 불맛이 살아 있는 바스크식 구이 요리를 선보인다. 최근에는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되며 더욱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사실 방문 전 메뉴를 미리 살펴보고 최고의 궁합을 위해 주문할 메뉴를 머릿속에 구성해두었는데, 아쉽게도 식전 입맛을 돋워줄 메뉴로 생각한 굴을 동행한 이가 먹지 못해 대신 문어 요리인 뽈뽀를 주문했다. 하지만 대체 메뉴로 시킨 뽈뽀야말로 대성공! 금방이라도 입안에서 녹아 사라질 만큼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는 수비드한 문어에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니 와인 안주로 최고였다. 이어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숯에 구운 생선에 마늘과 고추기름을 올린 찰광어 생선구이와 이베리코 돼지 등심 요리를 주문했다. 우선 양이 적을까 걱정했던 찰광어 생선구이는 세명이 먹어도 충분할 만큼 큼지막한 생선 한 마리
의 모양을 그대로 유지해서 조리했기에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했다. 철광어는 사진 촬영을 위해 서빙한 다음 서버가 다시 가져가 직접 가시를 발라줘 먹기 편리했다. 익힌 마늘과 고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에 구운 생선의 담백한 맛과 조화를 이뤄 끝까지 맛있게 먹었다. 또한 이베리코 돼지 등심 역시 특제 소스와 다진 양파가 제공되어 느끼한 맛을 잡아줬다. 과하게 짜거나 달지도, 낯선 향이 올라오지도 않고 전반적으로 맛의 밸런스가 훌륭했다. 재방문 의사 200%!

instagram @el_txoko_officia editor 원지은

 

해방촌에서 즐기는 모로코의 맛, 모로코코 카페

해방촌에 위치한 모로코코 카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모로칸 음식을 선보이는 곳이다. 진한 향신료 냄새에 망설이며 들어선 이 곳에서 주문한 메뉴는 총 3가지로, 레몬 치킨 타진과 양고기 타진, 구운 새우를 올린 모로코 오버라이스. 결론부터 말하면 2승1패. 촉촉한 닭다리살과 프렌치 프라이를 올린 레몬치킨 타진은 간이 배지 않은 닭다리살과 함께 먹는지라 특유의 톡 쏘는 냄새를 중화시킬 수 있었으나, 양고기 타진은 양고기가 지닌 특유의 냄새와 달걀노른자를 올린 타진의 독특한 향의 무시무시한 조합으로 끝내 접시를 비우지 못했다. 함께 동행했던 지인은 계속해서 양고기 타진에 손이 간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이국적인 향을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모로칸 음식을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에 대한 키포인트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타진 메뉴에서는 두 사람의 호불호가 갈렸으나 입을 모아 “이 음식 맛있다”고 말했던 메뉴는 모로칸 오버라이스다. 꼬들거리는 길쭉한 쌀알로 된 밥과 맵지만 담백한 소스를 덧발라 구운 새우 그리고 함께 곁들이는 신선한 샐러드의 조합이 향과 맛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도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었다. 이국적인 모로칸 푸드에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instagram @morocococafe editor 이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