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시리우스(THE-SIRIUS)는 어떤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인가? 남성복을 기본으로 한 유니섹스 브랜드로 미래지향적 패션을 추구한다.

스물다섯이니 비교적 이른 나이에 진로를 정했다. 패션의 어떤 부분에 매료되었나? 고등학생 때까지 패션과 관련해 경험한 것이라곤 가정 시간에 해본 바느질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후 K-팝이 주목받으면서 패션의 새로운 면에 매력을 느꼈다. 스타들의 화려한 옷차림, 즉 패션 디자인이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떤 패션 브랜드를 지향하나? 하이엔드 패션을 이끄는 루이 비통 같은 브랜드. 루이 비통은 크루즈 컬렉션을 교토 미호 미술관에서 선보이는 등 범접할 수 없는 앞선 행보를 펼친다. 과거 콜라보레이션에서도 선구자 역할을 했듯이 말이다. 최종적으로는 에르메스처럼 가구, 건축,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싶다.

얼마 전 <SOL magazine>에서 비주얼 디렉팅을 한 페이지를 흥미롭게 봤다. 한국의 이미지를 보여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여러 명의 사진가를 섭외하고 오브젝
트도 구하러 다녔다. 앞서 언급했듯이 패션을 기반으로 하되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고 싶다.

더 시리우스의 2018 S/S 컬렉션을 소개해주기 바란다. 이번 컬렉션의 테마는 바캉스다. 컬렉션을 준비할 때가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였다. 다양한 빛과 색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더 시리우스의 옷은 스타일링을 거치고 룩북에 이미지가 담기면서 매력이 배가되는 것 같다. 스타일링은 내가 직접 하고 룩 북은 해외 사진가를 섭외해 촬영한다. 옷을 만들면서 받은 스트레스와 압박을 스타일링이나 이미지 편집처럼 다른 작업을 하며 즐겁게 털어버린다. 그리고 룩 북은 꼭 해외의 사진가와 장소를 섭외해 촬영한다. 과감하게 투자해야 그만큼 공을 들이기 때문이다.

론칭 이후 남성복을 선보이다 2018 S/S 컬렉션부터 여성복을 추가했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나? 런던 IFS(International Fashion Showcase)에서 디자인 어워드
를 수상해 메르세데스-벤츠사에서 참가비를 지원받아 밀라노에서 쇼를 선보이게 되었는데, 조건이 여성복도 함께 디자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성복을 선보이게 됐다.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그 때문인지 예전 컬렉션에 비해 소재나 디자인이 한층 여성스럽다. 그렇다기보다 트렌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내가 패션 디자인을 시작했을 땐 리카르도 티시가 이끄는 지방시가 빅 트렌드를 낳았다면 지금은 셀린느나 르메르 가 그러하다. 한층 온화하고 부드러운 무드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디지털의 힘이 강력해지면서 잡지계는 새로운 기로에 섰다. 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만난 디자이너 중 가장 젊고, 가장 밀레니얼 세대답다. 난 인스타그램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계정을 운영해왔다. 그리고 웹사이트나 SNS를 통해 해외 바이어나 매체와 많이 접촉하고 판매도 한다. 해외 고객이 90%를 차지할 정도다. 지금은 디지털의 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때다.

어디에서 더 시리우스의 옷을 접할 수 있나? 해외에서는 갤러리 라파예트 베이징, 영국의 머신 에이, 미국의 커브 등 편집숍에서 구입할 수 있다. 국내에는 아직 없지만 곧 반가운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