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은 평소 입던 옷으로 색깔만 맞춰 준비했다.

한옥에서 찍은 복고풍 스냅

고우석ㆍ노원경

노원경과 고우석 커플은 결혼식을 앞두고 흔한 스튜디오 촬영을 하는 대신 직접 기획한 복고풍 스냅사진을 찍었다. 보통 패키지에 끼어 있는 스튜디오 촬영은 해가 다르게 유행이 변하는 통에 얼마 지나지 않아 집 한편에 처박힌 채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두 사람은 이왕이면 이따금 펼쳐 보며 행복한 한때를 떠올릴 수 있는 사진을 남기고 싶었다. 틀에 박힌 컨셉트에 따라 인위적으로 꾸민 장소를 배제하고 촬영 장소를 고르던 중에 둘의 프러포즈 장소인 광주광역시의 ‘아웃 오브 오피스’를 떠올렸다. 두 사람은 이곳이 고즈넉하고 평온한 분위기의 한옥이라 이색적이어서 남다른 스냅 촬영을 하기에 그만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한옥이니 흔히 한복을 생각하겠지만 신부는 이전부터 레트로 무드를 컨셉트로 웨딩 촬영을 하고 싶었다. 신랑이 평소 클래식한 옷을 많이 입어서 신부는 그 옷에 색깔만 맞춰 자신의 의상을 직접 준비했다. 어울리지 않을까 봐 우려한 것과 달리 사진이 잘 나와서 두 사람 모두 만족했고 한다. 촬영 당일은 날씨가 흐린 데다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내려 당황스러웠는데 사진작가의 기지 덕분에 우산 장면을 연출해 베스트 컷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두 사람은 남들이 볼 땐 다 비슷해 보이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천편일률적인 포즈로 찍은 스냅사진이 아니라 허례허식 없이 당사자 둘만의 컨셉트로 이야기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재미가 있고 결과물도 훌륭하다며 많은 예비 부부들이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