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에 휩쓸려 한 번 입고 말 아이템을 쇼핑하는 행위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에이미 스밀로빅이 제안하는 컬렉션은 언제나 한결같다. 새 시즌에도 매일 입어도 질리지 않고, 오래전에 샀어도 철이 돌아오면 늘 손이 가는 아이템으로 컬렉션을 가득 채웠다. 이번에도 이런 신념은 변함없었다. 다만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로 룩에 특별한 매력을 더했다. 마치 스테이플러를 찍은 듯한 금속 장식, 가방에 걸 법한 고리가 달린 튜브 벨트, 바닥에 퍼를 덧댄 플립플롭 같은 사소하지만 감각적인 장식과 액세서리 말이다. 이뿐 아니라 무채색을 주를 이뤘지만 톤 다운된 민트와 라일락 컬러, 생생한 초록과 여린 라임색 같은 컬러 팔레트로 룩에 생기를 더했다. 개인적으로는 여성복보다 남성복이 더욱 탐났다. 벽돌색 테일러드 코트, 베이비핑크 니트 풀오버와 카디건, 블랙 슬랙스에 플립플롭을 코디한 남성복을 보는 순간 휴대폰 카메라를 켰고, 쇼가 끝나면 티비의 소호 플래그십 스토어에 꼭 가봐야겠다고 다짐했다.